장련성 기자

세계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면서, 사망을 초래하는 고온에 대한 연구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인간이 버틸 수 있는 고온에 관한 연구를 소개했다. 종전 연구들은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도 6시간 동안 쉬지 않고 계속 노출되면 사망하는, 이른바 ‘한계 온도’로 섭씨 35도를 내세웠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더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온도는 물에 젖은 천으로 감싼 온도로, 습도가 함께 고려돼 ‘습구 온도’라고 한다.

네이처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은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한계 습구 온도가 연령에 따라 다르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진은 청년층은 26~34도, 고령층은 21~34도가 버틸 수 있는 온도라고 했다. 종전 한계 습구 온도로 여겨졌던 35도보다 낮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지난해 유럽에서 고온 관련 사망자가 4만7000여 명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보건연구소 연구진은 유럽연합 통계청의 2023년 사망자 9600여만 명의 기록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진은 유럽 35국 823지역의 성별·연령별 고온 관련 사망률을 추정한 결과, 2023년 고온 관련 사망자가 총 4만7690명이었다고 밝혔다. 사망자가 6만명 이상이었던 2022년에 이어 둘째로 많은 수치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1만2743명), 스페인(8352명), 독일(6376명) 등 순으로 사망자가 많았다.

연구진은 2000년대 이후 의료와 생활방식 개선, 더위를 위험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이 없었다면 사망자가 80% 이상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만약 2023년의 고온이 2000~2004년에 닥쳤다면 사망자가 8만5000명을 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고온 관련 사망자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