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경영을 선언한 한미약품과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를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이사회에서 부결됐다.
한미약품은 2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이전처럼 박재현 대표가 계속 유지하게 된다. 자회사인 북경한미약품의 동사장(이사회 의장)을 현 박재현 대표에서 임종윤 이사가 제안한 인사로 교체하는 안건도 이날 상정됐으나 부결됐다.
이번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박 대표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에 위탁해온 인사·법무 조직을 한미약품 내에 신설해 독자 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하며 촉발됐다. 창업주의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같은 날 박 대표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시켰고, 임종윤 이사는 본인을 한미약품 대표에 올리는 안을 검토하기 위해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
창업주의 배우자인 송영숙 전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 임주현 부회장에 맞선 임종윤·종훈 형제의 경영권 다툼은 올 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형제 측이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모녀가 추진하던 OCI와의 통합을 저지하며 한 뒤, 임종훈 이사가 5월 한미사이언스 대표 자리에 올랐다. 심화하던 경영권 갈등은 지난달 박재현 대표를 앞세운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며 봉합되는 듯했으나 형제 측이 주도하는 외부 투자 유치 계획에 송 회장 측이 반대하면서 다시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