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상공 약 700㎞에서 우주 유영하는 상상도. /폴라리스 돈

우주 비행사들을 태운 스페이스X의 우주선이 1400㎞ 상공에 도달했다. 1972년 달에 착륙한 아폴로 17호 이후 최근 50여 년간 유인(有人) 우주선이 도달한 고도 중에서는 가장 높다.

10일(현지 시각) 오전 5시 23분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 ‘드래건’ 우주선은 약 16시간 뒤인 오후 9시 19분 지표면에서 1400㎞ 높이에 도달했다. 이는 약 400㎞ 고도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3배가 넘는 높이다. 또 달에 다녀온 아폴로 계획을 제외한 유인 우주 비행 중에서는 1966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제미니 11호의 1373㎞ 고도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폴라리스 돈(Polaris Dawn)’으로 명명된 이번 임무는 결제 서비스 회사 ‘시프트4′를 창업한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이 이끄는 민간 우주 비행 프로젝트다. 아이작먼과 퇴역 공군 조종사, 스페이스X 소속 여성 엔지니어 2명 등 총 4명이 드래건 우주선을 타고 5일간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12일에는 민간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우주 유영을 시도한다. 아이작먼 등 2명이 지구 상공 약 700㎞ 궤도에서 우주선 밖으로 나와 약 20분간 우주 공간을 누비고, 다른 2명은 우주선 안에서 공기와 전력 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우주 유영은 ISS 밖에서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스페이스X는 두꺼운 재질을 사용했던 기존 우주복과 달리 매우 얇고 가벼운 우주복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우주 비행사들은 우주 공간에서 36가지 연구와 실험도 수행한다. 대다수는 우주에서 인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또 스타링크 위성을 통한 레이저 기반 통신도 시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