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1년 중 가뭄이 가장 오래 지속되는 기간인 ‘연간 가뭄 최장기간’이 기존 예측보다 평균 열흘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지역별로 가뭄 위험의 차이가 커 적절한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리나 페트로바 벨기에 겐트대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을 19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민승기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 연구진도 참여했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에 따른 가뭄의 위험을 예측할 때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1998년부터 2018년까지 관측된 연간 가뭄 최장기간 데이터를 사용해 기존 기후 모델을 보정했다. 그다음 현재와 비슷하게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와 조금씩 배출량을 줄여나가는 중간 단계 시나리오(SSP2-4.5)를 각각 가정할 때의 가뭄 기간을 예측했다.
개선한 모델로 가뭄 기간을 예측한 결과, 이번 세기말까지 연간 가뭄 최장기간이 기존 예측보다 42~44%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2080년에서 2100년 사이 가뭄 최장기간이 평균 10일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가뭄의 영향은 지역별로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정된 모델에 따르면, 북아메리카, 남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지역에서는 가뭄 기간의 증가 폭이 기존 예측보다 약 2배 더 클 것으로 예측됐다. 극심한 가뭄 현상이 더 자주 또는 더 길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에서는 기존 예측보다 가뭄 기간이 약 3분의 1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해당 지역에서는 기존 예측보다 비가 더 자주 내리면서 홍수 위험이 커질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사회와 생태계에 미칠 가뭄의 영향이 예상보다 더 크거나 작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가 세계 여러 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데, 예측의 불확실성으로 효과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후 모델의 편향을 수정하고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미래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4-07887-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