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인공지능(AI) 열풍이 노벨상에도 불까.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가 노벨상의 ‘유력 후보 명단’으로 평가되는 피인용 우수 연구자에 선정됐다.
글로벌 학술정보 분석업체 클래리베이트는 19일(현지 시각) ‘2024년 피인용 우수 연구자(2024 Citation Laureates)’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피인용 횟수 상위 0.01%인 논문을 쓴 연구자들을 선정한 것인데, 여기에 언급된 학자들이 그 해 노벨상을 수상할 확률이 높아 비공식적인 ‘노벨 후보 명단’으로 불리기도 한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이 목록에 오른 연구자 중 75명이 실제로 노벨상을 받았다. 전체 우수 연구자의 15% 이상에 해당하는 숫자다.
올해 수상자는 총 22명으로 청정 에너지, 나노 기술, 3D 단백질 구조, 부패의 경제적 영향, 심장병, 분자 역학, 양자 컴퓨팅, 유전자 각인, 응집 물질 물리학 등 분야의 연구자들이 선정됐다. 경제학자를 제외한 과학자는 19명이다. 이 중 11명이 미국 출신으로 가장 많았고, 6명이 영국, 2명 스위스로 뒤를 이었다. 또 독일, 이스라엘, 일본 연구자가 각 1명씩 이름을 올렸다.
허사비스 CEO 는 존 점퍼 딥마인드 수석연구원과 함께 화학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 ‘알파폴드’ 관련 논문이 학계의 주목을 받아서다. 구글 딥마인드는 2018년 알파폴드 1을 선보인 이후 2021년 알파폴드 2를, 올해 5월에는 알파폴드 3을 선보였다. 이어 이달 초에는 단백질 구조 예측을 넘어서 설계까지 가능한 ‘알파프로티오’를 공개했다. 이날 허사비스 CEO는 클래리베이트에 “알파폴드는 수십억 명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기 위해 바쳐온 내 경력의 증거물”이라며 “앞으로 AI는 가장 유익한 기술 중 하나가 돼 치명적 질병을 치료하고, 진정한 개인 맞춤형 의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또 우수 연구자 명단에는 양자컴퓨터용 알고리즘을 만든 피터 쇼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기저핵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질환의 해결책을 제시한 앤 그레이비얼 MIT 교수 등이 포함됐다. 올해 과학계 노벨상 수상자는 다음달 7일 생리의학상, 8일 물리학상, 9일 화학상 순으로 발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