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당뇨·비만 치료제의 인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동아에스티가 새로운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현재 인기인 비만 치료제의 경우 식욕 억제 효과를 내지만, 동아에스티의 신약 물질은 기초대사량까지 증가시켜 더욱 확실한 감량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또 지방간염(MASH) 치료제, 치매 치료제, 항암제 등으로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며 세상에 없던 신약(First-in-Class)과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신약 개발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동아쏘시오그룹 R&D센터의 모습. 동아에스티는 세상에 없던 신약(First-in-Class)과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신약 개발을 목표로 R&D에 투자하고 있다. /동아에스티 제공

◇기초대사량까지 늘리는 비만 약 개발

GLP-1은 인간의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중 하나로,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면서 동시에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 분비는 억제한다. 혈당을 낮추고 포만감을 지속시켜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되지만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된다. 최근 유행하는 GLP-1 유사체 비만 약은 이런 GLP-1의 효과를 모방하면서도 지속력을 극대화해 주 1회 주사로 감량 효과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동아에스티가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DA-1726은 GLP-1 활성화를 통한 식욕 억제뿐만 아니라 기초대사량 증가에 관여하는 글루카곤 수용체도 활성화해 기초대사량을 증가시킨다. 기초대사량이 높으면 에너지 소모가 잘되기 때문에 같은 양을 먹어도 소비하는 에너지가 많아 기초대사량이 낮은 사람보다 살이 덜 찌게 된다. 덜 먹고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것이어서 현존하는 GLP-1 계열 치료제보다 감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DA-1726은 동물 모델에서 GLP-1 유사체인 세미글루타이드 성분 비만 치료제와 비교해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또 GLP-1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폴리펩타이드) 이중 작용제로 최근 출시돼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는 ‘티르제파타이드’ 성분 비만 치료제와 비교해도 더 많은 양을 먹었을 때 유사한 체중 감소 효과를 냈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DA-1726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MASH, 치매 등 ‘세상에 없던 신약’ 목표

동아에스티의 또 다른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으로는 MASH 치료제가 있다. MASH는 발병 요인이 다양해 환자마다 약물 반응의 편차가 커 치료제 개발이 어렵다. 많은 글로벌 빅파마도 MASH 치료제 연구·개발을 중단하거나 포기했지만 동아에스티는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세계 최초의 MASH 치료제를 승인했지만 치료제 수요가 여전하다.

동아에스티가 MASH 치료제로 개발 중인 DA-1241은 전임상에서 간경화, 염증, 섬유화, 지질 대사 및 포도당 조절 등의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DA-1241은 지난해 FDA에서 글로벌 임상 2상을 승인받아 파트 1을 개시했다. 올해 1월에는 임상 2상 파트 2를 개시해 진행 중이다.

미충족 수요가 높은 치매 치료제도 동아에스티의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 중 하나다. DA-7503은 알츠하이머병 및 일차 타우병증(전두측두엽성 치매, 진행성 핵상 마비)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타우는 신경세포의 구조를 안정화하는 단백질이지만 알츠하이머 등에 걸린 환자의 경우 타우 단백질이 변이를 일으켜 신경 독성을 나타낸다. DA-7503은 변이 타우 단백질에 작용해 응집체 형성을 억제하고, 세포 내 축적을 저해한다. 올해 4월 식약처 승인을 받아 임상 1상에 돌입했다.

회사는 또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블록버스터 약물인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FDA, 유럽의약품청(EMA) 품목 허가 신청을 완료했고, 지난 6월 FDA의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GMP) 실사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