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업계 최초로 연 매출 4조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 24일 공시를 통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4년 매출액은 예상 매출 범위(전년비+15~20%) 내 중위 값인 4조3411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압도적인 실적의 비결로는 생산능력과 품질, 생산 유연성 등이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한 해에만 글로벌 제약사들과 9건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고, 남은 한 해 동안에도 수주 성과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3분기 만에 전년도 누적 매출 초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 실적 공시 전날인 지난 22일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12억4256만달러(약 1조7028억원) 규모의 CMO(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고객사 및 제품명은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계약 기간은 2037년 12월 31일까지다.
이번 계약은 건당 최고 금액 계약으로, 지난 7월 미국 소재 제약사와 체결했던 1조4637억원 계약 규모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3개월 만에 최대 규모 계약 사례를 경신한 것이다. 이번 계약은 3분기 실적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이를 통해 올해 연 누적 수주 금액 4조원을 돌파하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시 기준 총 9건의 수주 계약을 체결, 연 누적 수주 금액 4조3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전체 수주 금액(3조5009억원)을 10개월 만에 넘어선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현재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며 “증가하는 바이오 의약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미국 바이오 보안법 수혜도 기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실적의 비결로 인증된 품질을 꼽는다. 회사의 규제 기관 승인 누적 건수는 올해 9월 기준 326건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99%의 배치(Batch·처리해야 할 물량을 기간 내에 처리하는 것)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경쟁력을 입증했다.
압도적인 생산능력도 실적의 바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고 수준 효율의 제5공장을 내년 4월 가동을 목표로 짓는 중이다. 5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총 생산능력은 78만4000L(리터)로 세계에서 가장 큰 생산 가능 용량을 보유하게 된다. 5공장은 기존 4개 공장을 건설·가동하면서 얻은 노하우에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적용했다. 벌써 글로벌 고객사들의 관심을 받는 배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의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업계 기술 트렌드를 반영한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모든 부문에서 자동화를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가동되고 있는 공장에는 올해 12월 항체·약물 결합체(ADC) 전용 생산 시설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는 ADC CDMO(위탁 개발 생산) 시장에 선제 대응에 나선다. ADC 공장은 500L 접합 반응기 및 정제 1개 라인이 구축될 예정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생산능력,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확대 등 3대 축 중심 성장 전략으로 글로벌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르면 올해 안에 통과가 전망되는 미국의 ‘바이오 보안법’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보안법은 미국 의회가 지목한 해외 적대국의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법안으로, 삼성과 같은 CDMO 기업인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우려 기업으로 규제를 받게 된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바이오 보안법이 아직 시행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시장의 변화에 이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