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산타마리아연방대 연구원이 공룡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화석을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 뉴스1

공룡의 족보가 바뀌는 계기가 될까. 브라질 산타마리아 연방대 연구진이 약 2억3700만년 전 화석을 분석한 결과, 공룡의 조상으로 추정된다고 국제 학술지 ‘곤드와나 리서치’ 최신호에 밝혔다.

그동안 알려진 공룡 등장 시기보다 1000만년이나 앞선 때에 공룡이 살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공룡의 새로운 조상을 찾았다는 이번 연구 결과가 확증되면 공룡 족보를 다시 써야 할 수도 있다.

이번에 연구진이 분석 결과를 내놓은 화석은 약 1m 길이의 개처럼 생긴 동물로 긴 목과 꼬리를 갖고 있다. 2014년 브라질의 한 해안가에서 이 화석을 발견한 사람이 2021년에 산타마리아 연방대에 기증한 이후부터 본격적인 화석 연구가 시작됐다. 연구진은 이 화석에 ‘곤드와낙스 파라이센시스(이하 곤드와낙스)’라고 이름 붙였고, 지질 분석을 통해 약 2억3700만년 전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초기 공룡들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시점보다 약 1000만년 앞선 시기다. 곤드와낙스는 ‘곤드와나의 군주’라는 의미이고, 곤드와나는 현재의 남미·아프리카·호주 등이 아주 오랜 과거에 연결돼 있었다는 남반구 초대륙(超大陸)을 말한다.

논문에서 연구진은 “곤드와낙스의 엉덩이에는 척추뼈가 두 개가 아닌 세 개가 붙어있다”며 “이는 공룡의 엉덩이 척추뼈 형태와 가깝다”고 밝혔다. 이들은 여러 특징을 고려해 이 화석이 공룡 조상의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곤드와낙스가 그 자체로 공룡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공룡의 처음 등장 시기를 1000만년쯤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기존 통념보다 더 일찍, 더 넓은 지역에서 공룡이 나타났다는 의미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지만, 아직 학자들 사이에서 공룡의 기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더 많은 자료가 확보되면 결론이 날 것”이라고 했다.

과거에는 공룡이 파충류의 일종으로 알려졌지만, 이제는 공룡과 파충류가 다른 신체적 특징을 가졌던 것으로 보고 별도로 분류한다. 그동안 대다수 고생물학자들은 공룡이 대략 2억년 전에 출현했으며, 공통의 조상을 가지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다만 정확히 공룡들의 ‘공동 조상’이라고 할 만한 화석은 확인하지 못한 상태였다. 공룡의 조상을 찾았다는 이번 연구 결과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배경이다.

과학계는 이번 발견을 계기로 공룡의 조상을 찾아가는 실마리가 더 많은 연구로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진은 “이번 화석과 관련된 표본 등을 앞으로 몇 년 안에 더 많이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