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취리히대 연구진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에서 사용되는 단백질을 바꿔 유전자 편집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뉴스1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가위가 유발하는 치명적인 부작용의 원인을 찾아냈다. 보다 안전한 유전자가위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배상수 서울대 의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김선·김찬혁 서울대 교수와 공동으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 중 발생할 수 있는 ‘긴 디옥시리보핵산(DNA) 손실’의 원인을 찾았다고 7일 밝혔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가이드 리보핵산(RNA)과 캐스9 효소 단백질로 구성된다. 가이드 RNA가 잘라야 하는 DNA 부분을 인식해 붙잡으면 캐스9 단백질이 DNA와 결합하면서 자른다. 원하는 유전자를 정밀하게 편집할 수 있어 그간 불치병으로 여겨지던 유전병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반 치료제를 승인했다.

하지만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도 부작용은 있다. 대표적인 부작용 사례는 표적 유전자가 아닌 다른 유전자를 편집하는 ‘오프 타겟(Off-Target)’ 현상과 예상보다 수백~수천개 많은 DNA가 손실되는 ‘긴 DNA 손실’이 있다. 특히 긴 DNA 손실은 왜 일어나는지 이유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은 800여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분석해 고장난 DNA를 수리하는 생체 기능이 긴 DNA 손실을 유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개선한 염기교정 가위, 프라임 교정을 사용하더라도 긴 DNA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염기교정 가위, 프라임 교정을 이용하면 긴 DNA 손실이 발생할 확률은 기존 기술보다 2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다.

배상수 교수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반 치료제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며 “안전하고 정확한 유전자 편집 기술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지난 4일 소개됐다.

참고 자료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51-024-0127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