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지난 11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한미그룹 밸류업 및 중장기 성장전략 기자회견에 참석해 경영권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약품그룹 창업자 일가의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지난 14일 장 마감 후 장외거래를 통해 보유주식 105만 주를 매각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주식 매각으로 임 대표의 지분율은 9.27%에서 7.85%로 줄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임 대표가 보유주식 매각을 통해 상속세 납부를 마쳤다”며 “이번 매각으로 임 대표의 지분율이 7.85%로 줄었으나, 지난달 주주명부가 폐쇄됐기 때문에 오는 28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행사할 지분율(9.27%)에는 변동이 없다”고 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주식 매각 사유로 모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의 미상환 대여금 문제를 꼽았다. 임 대표가 2022년부터 올해까지 자녀의 주식까지 담보로 잡아 총 296억여원을 송 회장에게 대여했으나, 상환이 이뤄지지 않아 주식 매각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한미그룹 오너 일가가 국세청에 제출한 상속세 납부기한을 연장하기 위한 결정이라고도 했다. 임 대표를 포함한 상속인들(송영숙·임종윤·임주현)은 지난 5월 국세청에 납부기한 연장을 신청하며 외부 투자자 유치를 통해 상속세를 해결할 계획을 제시했다. 상속세 재원 충당을 위해 5월 말까지 투자자 협의, 6~8월 실사 및 계약 조건 협의, 9월 말까지 지분 매각대금 수령 및 상속세 납부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임종훈 대표는 “송영숙, 임주현 모녀와 최대주주 신동국 회장 등 3자 연합이 결성되면서 외부 투자 유치 계획이 무산됐고, 이에 가족들을 위해 외부 투자 협상을 진전시켰지만, 문제 해결이 불가능해져 불가피하게 보유 주식을 매각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간외 블록딜 방식을 선택했다”며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주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고(故) 임성기 선대회장 별세 이후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308만여주는 배우자 송영숙 회장과 3남매 임종윤·임주현·임종훈에게 상속됐다. 당시 지분가치를 기준으로 약 5400억원의 상속세가 부과됐다. 상속인들은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기로 했으며, 4차 납부 기한은 국세청의 연장 신청 승인으로 이날까지 연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