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28일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됐다. 한미약품 고 임성기 창업주의 배우자 송영숙 회장, 딸 임주현 부회장, 신 회장의 이른바 ‘3인 연합’ 측 이사가 5명으로 늘어, 이들과 경영권 분쟁 중인 장·차남 임종윤 대표와 임종훈 이사 측 이사 수(5명)와 같아졌다. 올 초부터 계속된 경영권 분쟁이 더욱 격해질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임시 주총을 열고 신 회장 이사 선임안을 가결했다. 종전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임종훈·임종윤 형제 측 이사 5명, 3인 연합 측 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날 주총에서 3인 연합은 이사회 정원을 종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고, 신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제안했다. 이사 6명을 확보, 경영권을 되찾겠다는 의도였다.

이날 이사회 정원을 늘리는 안건은 부결됐다. 이사회 정원을 늘리려면 정관을 바꿔야 하는데, 정관 변경을 위해 필요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대신 과반 찬성을 얻으면 되는 신 회장 이사 선임 안건은 57.86% 찬성으로 가결됐다. 임주현 부회장을 이사로 추가 선임하는 안건은 자동 폐기됐다.

이로써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형제 측 5명, 3인 연합 측 5명으로 양측 이사 수가 같아졌다. 이날 의결권 있는 전체 주식 수(6771만3706주) 가운데 출석률은 84.7%(5734만864주)였다. 개별 안건에 대한 찬성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지분은 ‘3인 연합’이 33.8%, 형제 측이 25.6% 확보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동수가 되면서 경영권 분쟁은 오래갈 전망이다. 형제 측 이사 임기는 2027년 3월까지이고, 3인 연합 측 이사 중 3명은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3인 연합의 지분이 많아 당분간 5대5 이사회 구도는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지분 구도가 계속된다면, 형제 측 이사 임기가 끝나는 2027년 3월에 ‘3인 연합’ 측 이사가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때까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임기는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양측 이사 수가 팽팽한 상황에서 형제 측이 추진하는 한미사이언스 중장기 전략은 견제받게 됐다. 양측은 다음 달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3인 연합 측 박재현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 등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