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 박테리아인 폐렴간균의 주사 전자 현미경(SEM) 사진. /David Dorward(NIAID)

항생제 내성 감염은 전쟁터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생명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향후 이 질병으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가 2050년까지 누적 40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70세 이상 노인층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대,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지난 9월 국제 저명 의학 학술지 랜싯에 항생제 내성 감염 추세를 전 세계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2025년부터 2050년까지 직접적으로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자가 391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간접적인 경우까지 포함하면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약 1억69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으로 보면 2021년 471만명에서 2050년 822만명으로 약 75% 증가한다. 암으로 인한 사망자(약 820만명)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노인의 감염 취약성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1990년부터 2021년까지 5세 미만 어린이의 내성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은 50% 이상 감소한 반면, 70세 이상 성인의 경우 8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50세 이상에서 항생제 내성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고령화에 따라 노인층은 이 같은 감염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항생제 오남용 최소화, 백신 접종, 새로운 항생제 개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연구팀은 “항생제의 과도한 사용을 억제하고 관리해야 한다”며 “점점 더 많은 항생제가 오남용되고 있으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박테리아가 내성을 갖도록 한다”고 했다. 손을 자주 씻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의 위생 및 감염 관리도 필수적이다. 새로운 항생제 개발 및 보급도 중요하다. 연구진은 “새로운 항상제 개발을 통해 2050년까지 약 1108만명의 사망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항생제 내성을 ‘인류 생존의 10가지 위협’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항생제 내성 문제가 계속 악화할 경우 2050년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8%(약 8000조원)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충격을 넘어서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