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 3호의 예상도. 오른쪽의 오컬터 위성이 인공 개기일식을 만들어 왼쪽의 코로나그래프 위성의 코로나 관측을 가능하게 한다. /ESA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皆旣日蝕)을 모방한 방식으로 태양 코로나를 관측하는 연구가 시도된다. 코로나는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쪽 가스층으로, 정밀 관측하면 태양풍을 비롯해 태양 활동 여파로 빚어지는 전파 교란 등 위험을 대비할 수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4일 인도 사티시 다완우주센터에서 인공위성 ‘프로바 3호(Proba-3)’를 발사한다고 밝혔다. 프로바 3호는 지구에서 약 6만㎞ 떨어진 궤도에서 약 2년간 코로나를 관측할 계획이다. 지상에서 코로나를 관측하려면 18개월에 한 번씩 발생하는 개기일식을 기다려야 하는 데다 지속 시간도 길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이런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우주로 쌍둥이 위성을 보낸 뒤, 위성을 활용해 인위적으로 일식을 만들어내는 식으로 관측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프로바 3호는 ‘오컬터 위성’과 ‘코로나그래프 위성’ 한 쌍으로 구성된다. 오컬터 위성이 원반으로 태양광을 가려주면, 코로나그래프 위성이 광학 장비로 코로나를 정밀 관측하는 방식이다. 두 위성은 약 144m 거리를 두고 궤도를 돈다. ESA는 “코로나 관측을 위해 1㎜ 이하의 오차로 위성 두 대가 궤도를 돌도록 기술을 개발했다“며 ”궤도에서 정밀한 편대 비행을 하는 첫 번째 시도”라고 했다.

프로바 3호는 한 번에 6시간 동안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다. 1년에 약 50회 인공 일식에 해당하는 관측 환경을 만들어 코로나를 면밀히 살핀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