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가 폐렴구균 백신 수출에 대한 화이자와의 특허침해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특허법원 21부는 화이자의 자회사인 와이어쓰LLC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SK바이오사이언스의 손을 들어줬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화이자는 13가 폐렴구균 백신인 ‘프리베나13′을 놓고 수년째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와이어쓰LLC의 프리베나13과 구성이 동일한 스카이뉴모를 개발해 2016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개발한 첫 폐렴구균 백신이었다.
하지만 화이자와 와이어쓰LLC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걸었고, 결국 서울중앙지법은 2019년 6월 와이어쓰LLC의 손을 들어주는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프리베나13 특허 존속기간인 2027년까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스카이뉴모를 생산하거나 판매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법원 결정에 따라 스카이뉴모를 국내에서는 판매할 수 없게 됐지만, 2018년 러시아 제약사에 기술이전계약은 체결했다. 러시아는 와이어쓰LLC가 프리베나13 특허권을 등록하지 않은 국가였기에 가능했다.
그러자 화이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러시아에 연구용 폐렴구균 원액을 수출한 것이 법원의 화해 결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화이자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날 항소심 격인 특허법원에서는 반대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승소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특허소송 남용을 적절히 견제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백신, 바이오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이 될 기술을 적극 보호할 수 있게 특허심판 제도의 정책적,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화이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특허 분쟁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에서도 불공정무역행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무역위원회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시정 명령을 내렸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반발해 서울행정법원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특허법원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에 불공정무역행위에 대한 재판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