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젊은 의사 의료계엄 규탄 집회'에서 사직 전공의를 비롯한 젊은 의사들이 계엄 규탄 및 의료개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내년 상반기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레지던트 1년차 모집이 9일 오후 마감되지만, 서울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대형병원의 지원자는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내년 3월 수련을 시작하는 레지던트 1년차 지원자가 이날 오후 3시까지 병원별로 한자릿 수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보건복지부 수련평가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3594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후 병원들은 15일에 필기시험을, 17~18일에 면접시험을 치른 후 오는 19일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사직 전공의들은 지난 2월 정부의 2000명 의대 증원, 필수의료패키지 등 의료개혁 정책에 반대해 병원을 떠난 뒤 현재까지 복귀하지 않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6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의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출근율은 각각 8.7·3.3·10.2%다.

일부 사직 전공의, 복귀 예정인 군의관 등은 레지던트 지원 의사가 있었으나, 이번 계엄 사태로 지원할 마음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계엄사령부는 포고령 제5조에 미복귀 의료인을 ‘처단 대상’으로 명시해 의료계의 공분을 샀다. 이런 의료계 분위기가 이번 모집 파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열린 전공의 집회에서도 수련 거부를 외치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법적 요건을 무시하고 국무회의조차 제대로 거치지 않은 이번 불법 비상계엄은 정부의 교육·의료농단과 맥락”이라며 “헌정 질서가 확립되고 젊은 의사들의 인권이 지켜질 때까지 전공의 모집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레지던트 1년차 모집이 파행으로 끝나면서 내년 초 예정된 인턴 모집도 어려울 전망이다. 의료계는 지금의 상황이 변하지 않는 한 인턴 지원자도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