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그룹이 바이오 의약품 위탁 개발 생산(CDMO)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최대 3조원을 투자한다. 고객사의 위탁을 받아 의약품을 대신 개발·생산하는 CDMO 시장이 급성장하는 데 따른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셀트리온은 CDMO 전문 자회사 ‘셀트리온 바이오 솔루션스’를 출범시켰다고 17일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셀트리온 바이오 솔루션스 법인 설립을 끝냈다”며 “셀트리온 100% 자회사로 시작한다”고 했다. 초기 자본금은 100억원이다. 서 회장은 “초기 설비 구축 등을 위해 셀트리온 그룹 자체 투자금으로 최대 1조5000억원을 투입하고, 추가로 외부에서 최대 1조5000억원 투자금을 유치할 것”이라고 했다.
신규 법인의 생산 시설은 부지 후보를 검토 중인 단계다. 서 회장은 “국내에 최대 20만L 규모로 설계하고, 우선 내년에 10만L 규모로 1공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체 약물 접합체(ADC),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등 다양한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번 CDMO 전문 자회사 출범을 계기로 셀트리온은 기존 바이오 시밀러(바이오 복제약)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CDMO로 사업 영역을 본격 확장한다. 셀트리온은 “바이오 의약품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외 시장에서 위탁 요청을 받고 지난 9월 CDMO 사업 본격화를 위한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바이오 솔루션스는 신약 후보 물질 선별부터 세포주 및 공정 개발, 임상 시험 계획, 허가 서류 작성, 상업 생산까지 의약품 개발의 각 과정에 관련된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대표에는 이혁재 셀트리온 수석 부사장이 내정됐다.
시장조사 기관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CDMO 시장은 올해 182억달러(약 24조원)에서 2029년 약 305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CDMO 전문 자회사에서 2028년부터는 상업 생산과 본격적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 회장은 “2031년 총 기대 매출은 약 3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