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야쿠티아 지역에서 발견한 5만 년 된 아기 매머드./로이터 연합뉴스

23일(현지 시각) 러시아 연구진이 시베리아 야쿠티아 지역에서 발견한 5만 년 된 아기 매머드의 유해를 공개했다. 유해의 보존 상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매머드가 온전한 유해로 발굴된 건 7번째다.

이번 발견은 여름철 야쿠티아 지역의 녹아내리는 영구 동토층인 바타가이카 함몰지에서 진행됐다. 동토층이 녹으면서 지면이 꺼진 곳이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영구 동토층 함몰지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유해를 발견한 야나강 유역의 이름을 따서 아기 매머드에 ‘야나(Yana)’라는 이름을 붙였다. 야나는 무게 180㎏, 키 120㎝, 몸길이 200㎝로, 사망 당시 약 한 살 정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야쿠츠크에 있는 라자레브 매머드 박물관 연구소(Lazarev Mammoth Museum Laboratory)는 “고대 생태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단서를 얻었다”며 “야나의 보존 상태는 상상했던 것 이상”이라고 밝혔다. 해당 매머드는 동토층이 자연 냉동고 역할을 하면서 오랫동안 보존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앞다리는 사라졌지만, 머리와 몸통은 거의 완벽한 상태로 남아있었다.

야나는 세계에서 7번째로 발견된 완전한 매머드 유해로, 앞서 러시아에서 5구, 캐나다에서 1구가 발견된 바 있다. 특이하게 이번 유해는 인근 주민들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주민들은 얼음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매머드를 발견하고, 임시로 만든 들것을 이용해 유해를 땅 위로 들어 올렸다. 막심 체프라소프(Maxim Cherpasov) 라자레프 매머드 박물관 연구소장은 “동물이 매머드의 유해를 먹기 전에 발견된 점이 매우 다행스럽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야나가 늪에 빠져 사망한 뒤 약 5만 년 동안 보존된 것으로 추정한다. 보다 정확히 언제 사망했는지 밝히기 위해 현재 추가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영구 동토층이 녹아내리면서, 점점 더 많은 고대 생명체의 유해가 드러나고 있다. 올해 초에도 약 4만4000년 전 늑대 머리와 3만2000년 전 검치호 유해가 미라 상태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