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관측 수준을 넘어 우주 탐사·개발에 전방위로 활용되며 필수 도구로 자리 잡았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AI 승무원 ‘사이먼2(CIMON2)’가 우주 비행사들의 비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이먼2는 2018년 세계 최초로 ISS에 투입된 AI 승무원 ‘사이먼’의 후속 모델이다. 배구공 크기의 사이먼2는 우주정거장 안을 떠다니면서 우주 비행사들 음성 지시에 따라 과학 실험을 하고, 정비 업무를 보조하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 비행사의 목소리를 분석해 기쁜지 슬픈지 감정을 파악한 뒤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주거나, 말동무가 되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NASA(미 항공우주국)는 왕복 570일 이상 걸리는 화성을 비롯해 심(深)우주 탐사에 AI 의사를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주 비행사들이 아플 경우를 대비, AI 의사가 우주선에 동승해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살피고 대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우주 개발에서도 AI는 필수다. 현재 화성에 있는 이동형 탐사 로봇(로버) ‘퍼서비어런스’는 다양한 종류의 표면 암석을 AI로 감지, 분류한다. AI가 지형을 탐색하고 이동하는 자율 주행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우주선의 이착륙과 운항에서 AI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 기업 스페이스X는 우주선이 ISS와 도킹(결합)하는 과정을 비롯해 운항 전반을 AI가 최적화하는 체계를 개발했다. 연료 사용 효율은 물론이고 최적 항로를 AI가 제시하는 것이다. 고장 난 위성 파편을 비롯해 우주 쓰레기(잔해)를 회피하는 데도 AI가 활용된다. 위성, 우주선에 탑재된 AI가 주변의 우주 쓰레기 위험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속도와 방향을 바꾸는 식으로 충돌을 피한다.
NASA의 모의 화성 거주지 ‘마스 듄 알파’도 AI 분석을 통해 화성 환경과 최대한 가깝게 설계됐다. 온도와 습도 등 실시간 환경 측정과 조정, 모의 거주 실험 참가자들의 신체 및 심리 상태 파악에도 AI가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