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의 토양 샘플을 지구로 가지고 돌아오는 프로젝트를 언제, 어떻게 진행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빌 넬슨(Bill Nelson) NASA 국장은 지난 7일(현지시각) 브리핑을 갖고 화성 토양 샘플 지구 귀환 프로그램에 대한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2021년 2월 화성에 도착한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채취한 토양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임무다. 지금은 화성에서 떨어져 나와 운석의 상태로 지구에 떨어진 화성암만이 화성에 대해 연구할 수 있는 유일한 시료다. 퍼서비어런스가 화성에서 직접 모은 암석 샘플을 지구로 가져올 수 있다면 화성의 역사와 생명체 흔적 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퍼서비어런스는 이미 화성의 예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에서 암석과 먼지, 공기 샘플을 채집해 30개의 튜브에 저장해 놓은 상태다. 화성의 예제로 크레이터까지 가서 이 샘플 튜브를 가져오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과도한 비용 이슈로 중단된 상태다. NASA는 원래 이 프로그램 50억달러(약 7조2745억원)를 투입할 계획이었는데, 재검토 결과 임무에 들어가는 비용이 110억달러로 늘었다. 화성 토양 샘플을 지구로 가져올 수 있는 시기도 2033년에서 2040년으로 늦어졌다. 결국 NASA는 프로그램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다.
NASA는 지난해 하반기까지 모두 11개의 수정 프로그램 제안을 받았다. NASA는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이 중 2개의 프로그램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첫 번째 후보는 2021년 퍼서비어런스를 화성에 착륙시킨 ‘스카이크레인’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블루오리진이나 스페이스X 같은 민간 기업의 발사체를 이용해 착륙선을 화성에 보내는 방식이다. NASA는 화성 궤도에서 표면까지 다녀올 착륙선의 크기를 줄여서 샘플 회수 비용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니콜라 폭스(Nicola Fox) NASA 부국장은 “두 가지 방안을 모두 제시한 건 궁극적으로 모든 이들에게 화성 샘플 분석이라는 과학적 성과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NASA는 이날 발표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결정하지 않았다. 넬슨 국장은 화성 샘플을 회수하기 위한 재원 마련과 지원 수준은 도널드 트럼프가 이끌 차기 미국 행정부와 미국 의회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한 발 물러났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NASA 국장으로 지명한 재러드 아이작먼은 아직 화성 샘플 회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 콜로라도의 사우스웨스트 연구소의 행성 지질학자인 빅토리아 해밀턴(Victoria Hamilton)은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화성 샘플 귀환은 수십 년 동안 미국 행성 과학의 최우선 과제로 꼽혀 왔으며, 학계는 이 임무가 속히 본격화되길 바라고 있다”며 “앞으로의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건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화성 샘플 회수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도 커졌다. 중국은 이르면 2031년에 화성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프로젝트에 나설 예정이다. NASA의 화성 샘플 회수 프로그램 결정이 늦어지면서 중국보다도 늦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현지에서는 빨라야 2030년대 중반에나 화성 샘플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