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암세포를 잡는 ‘유도미사일’로 불리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 ADC는 약물을 항체에 붙여 정확히 암세포에만 전달하는 치료 기술이다.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어, 글로벌 항암제 시장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시장조사 기관 이벨류에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00억달러(약 14조원) 규모였던 ADC 시장 규모는 2028년 280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ADC 의약품 전용 생산시설을 완공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자리 잡은 이 생산시설은 4층 구조로 설계됐으며, 500L(리터) 접합 반응기 및 정제 1개 라인으로 구성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와 계약을 맺고 의약품을 개발·생산하는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다.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의 ADC 생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최신 생산 설비를 구축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위탁개발(CDO), 접합 위탁생산(CMO), 완제의약품(DP) 등 ADC 사업 영역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들을 포함한 여러 고객사와 ADC 제품 수주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바이오 기업인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와와 ADC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DC 시장 공략에 나섰다. 리가켐바이오는 국내 최고 수준의 ADC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리가켐바이오는 올해 3건 이상의 ADC 프로젝트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2월 CDO 계약을 맺고 항체 개발 협업을 시작한 데 이어, 6월에는 ADC 개발을 위한 물질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또 ADC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스위스의 ‘아라리스 바이오텍’, 한국의 ‘에임드바이오’, 미국 ‘브릭바이오’ 등에 투자를 진행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글로벌 ADC 신약 개발의 선두 주자인 리가켐바이오와 글로벌 최고 수준의 CDMO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역량을 결합해 대한민국의 ADC 기술 및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