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국내 스타트업이 자금난과 인력난이라는 이중고(二重苦)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지원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는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0’에서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는 71점으로 작년(73점)보다 낮아졌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창업자·대기업 재직자·취업준비생 등 11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창업자들이 시급하게 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기반자금 확보, 투자 활성화(46.4%)’ ‘우수인력 확보(36.7%)’였다. 코로나 탓에 올해 스타트업의 두 축인 ‘돈’과 ‘사람’ 확보가 모두 어려웠다는 뜻이다. 서울대 창업동아리 출신인 조민희 로켓펀치 대표는 “코로나에서 살아남는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는 ‘승자독식’ 구도가 되다 보니 투자업계에서도 시간을 두고 ‘옥석 가리기’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창업을 긍정적으로 고려한다(42.4%)’ ‘스타트업 이직을 고려한다(17.6%)’는 대기업 재직자 응답은 작년보다 모두 줄었다. 대기업 재직자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불안정·불투명’ 이미지는 작년 6.2%에서 올해 22.6%로 크게 높아졌다. 김광현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대기업에서 퇴사해 스타트업을 하기보다는 사내벤처 같은 시스템을 통해 안정성과 기회를 모두 잡으려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했다. 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들도 스타트업으로 이직·취업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코로나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은 대기업은 주 52시간 근무에 월급도 많이 주는 더 나은 직장이 됐고, 스타트업은 투자와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는 양극화 모습이 나타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