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5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에 주52시간제가 본격 도입되는 가운데, 주 52시간을 넘겨 근무하는 중소기업 10곳 중 8곳은 아직 이에 대한 준비가 안 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50인 이상 300인 미만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9%가 “아직 주 52시간제 도입에 준비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미 주 52시간제를 지키는 기업을 제외한 218개 업체 가운데선 83.9%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앞서 50~300인 기업은 올해 1월부터 주52시간제가 도입돼 1년간 계도기간이 주어졌다. 그럼에도 준비를 마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추가 채용에 따른 비용 부담’ 때문이라는 응답이 52.3%(중복 응답)로 가장 많았다. ‘구인난’(38.5%),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영 악화’(28.7%), ‘제도 설계를 위한 전문성, 행정력 부족’(24.1%) 등도 이유로 꼽았다.
◇주52시간 못 지키는 기업 90% “계도기간 늘려야”
주 52시간제를 지키지 못한 업체 90.4%는 ‘계도 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응답했다. 2년 이상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이 40.7%로 가장 많았다.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이 늘어나면 문제가 해소될 것이냐는 질문에 절반가량은 “완전히 해소되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탄력근로제는 특정일의 노동시간을 늘리는 대신 다른 날 노동시간을 단축해 법정노동시간을 맞추는 제도로, 유연하게 주52시간제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중 하나다. 정부는 3개월 단위로 시행하는 현행 제도를 6개월 단위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탄력근로제가 확대되면 주52시간제 문제가 해소되겠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응답은 46%였다. 나머지는 일부만 해소되거나 거의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여전히 상당수 중소기업이 비용부담, 인력난 등으로 주52시간제 준비를 완료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코로나 발생이라는 특수상황을 감안해 계도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