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기자 10일 오후 경남 김해시 내외동 디떽에서 로봇이 치킨을 조리하는 모습을 손님들이 구경하고 있다.

10일 경남 김해 시내에 있는 치킨집 디떽 내동점. 외관은 다른 치킨집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곳에선 사람 대신 로봇이 치킨을 튀긴다. 20평 남짓한 가게 주방 한쪽에는 흰색 로봇팔이 자리 잡고 있다. 닭고기에 튀김 반죽을 입혀 바스켓에 담고 ‘조리’ 버튼만 누르면, 로봇팔이 바스켓을 집어 튀김기로 옮기고 직접 치킨을 튀긴다. 로봇은 순살, 닭다리, 날개 등 부위별로 튀기는 시간을 달리해 정확한 시간에 치킨을 건져낸다. 튀기는 온도도 일정하고, 일정한 힘으로 기름기를 털어내기 때문에 항상 바삭하고 균일한 맛을 낸다는 게 점장 박미숙씨 설명이다. 손님 최성호씨는 “로봇이 치킨을 튀기는 모습도 신기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맛이 좋아서 자주 찾게 된다”고 했다.

박씨는 대구에서도 로봇이 튀기는 치킨집을 운영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스마트 상점’ 최우수상을 받았다. 작년 4월 대구에서 치킨집을 열고 2달 뒤 치킨을 튀기는 로봇을 도입했는데, 1달여 만에 매출이 50% 상승하고, 손님도 3배 늘었다. 손님이 늘자 직원도 2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박씨는 “로봇을 도입하기 전에는 역한 기름 냄새 맡아가면서 화상 위험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치킨을 튀겨야 했다”며 “맛도 좋아졌지만, 워라벨을 개선해줬다는 게 로봇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치킨 튀기는 로봇을 개발한 원정훈 디떽 대표는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이 하기 힘들고 위험한 일을 로봇에게 대신시키는 게 대세가 될 것”이라며 “공장이 자동화돼 가는 것처럼 치킨집에서도 로봇이 일상화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10일 경남 김해시 내동 디떽 박미숙 대표가 로봇이 구운 치킨을 선보이고 있다. 박 대표는 "로봇은 순살, 닭다리, 날개 등 부위별로 튀기는 시간을 달리해 정확한 시간에 건져내기 때문에 항상 바삭하고 균일한 치킨 맛을 낸다"고 말했다.

◇로봇 서빙 피자집, 스타일 미리 보여주는 미용실 전국 10만곳 생긴다

앞으로는 이처럼 로봇,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스마트 기술을 도입한 상점이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 시대에 소상공인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길은 결국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는 방법뿐이다. 이미 로봇이 서빙을 보는 피자집, AI 안면인식 시스템을 활용해 무인 운영하는 PC방, 증강현실(AR) 기술을 도입해 헤어스타일을 미리 보여주는 스타일미러를 둔 미용실 등이 생겨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이러한 스마트 상점을 10만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언택트 추세에 따라 낮에는 사람이 운영하다가 야간이나 주말에는 무인 방식으로 운영하는 ‘스마트 수퍼’도 늘어난다. 야간 무인 출입 장비, 무인 계산대 등을 도입하면 수퍼 주인은 저녁 시간대나 주말에 쉬면서도 영업할 수 있게 된다. 워라벨은 좋아지는데, 매출은 올라가는 것이다. 중기부는 이런 수퍼를 5년간 400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상점에 스마트 기술 도입을 확대하면 서비스 경쟁력도 커지고, 소상공인 수익 구조와 워라벨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