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의 서일석 대표

핀테크(금융에 IT를 접목한 서비스) 분야에서 유망한 스타트업 중 하나로 해외 송금 서비스를 하는 모인(MOIN)이 주목받고 있다. 작년 코로나 사태로 해외 송금 관련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았는데, 모인은 수십억원 투자를 유치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선 모인을 토스(비바리퍼블리카)를 이을 차세대 선도 기업 후보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모인은 이미 2019년 KPMG 인터내셔널과 H2벤처스가 선정한 ‘핀테크 100대 기업’에 선정됐다. 당시 한국 기업으론 토스와 함께 유이(唯二)하게 뽑혔다.

모인은 유학 시절 해외 송금에 불편함을 느낀 서일석 대표 개인 경험에서 시작됐다. 서 대표는 “유학생이 해외 송금을 받으려면 통장 만드는 것부터 까다로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계좌로 돈을 받는 데도 길면 일주일 이상 걸려 무척 답답하고 수수료도 비싸다”고 했다.

서 대표는 중개 모델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송금자가 모인 앱(애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에서 수취인의 현지 은행 계좌를 지정해 입금하면, 모인이 내용을 확인한 후 해당 금액을 수취인 계좌로 입금하는 것이다. 일반 은행은 내부 프로세스가 길어서 송금 내역을 확인해 입금하기까지 며칠 이상 걸린다. 반면 모인은 확인과 입금 과정을 대폭 간소화한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해서 지역별로 실시간, 길어도 만 하루 내에 송금을 완료한다. 해킹 등 외부 공격 가능성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보안 시스템으로 차단했다.

수수료도 미국 달러 기준 0.3% 내외로 가장 저렴한 편이다. 현재 미국, 일본, 호주 등 35국에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유학생 사이 입소문이 나면서 사용자가 계속 늘고 있다.

서일석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전산학을 전공했다. 학부 졸업 후 미국 유학을 떠나 카네기멜런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석사를 취득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부서에서 4년 일한 후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투자심사역으로 일한 이력도 있다. 데일리금융그룹 전략총괄(CSO)을 거쳐 2016년 모인을 창업해 2018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 대표는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얻은 스타트업의 생리에 대한 이해가 창업을 실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2019년 핀테크 100대 기업 선정에 이어 금융감독원장상을 두 차례 받았다.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 지원을 받아 서울 마포에 있는 스타트업 지원 공간 ‘프론트원’ 입주에 성공했고, 작년 5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서 대표는 “송금 대상 국가를 올해 안에 50국으로 넓힐 계획”이라며 “해외에서 한국으로 송금하는 서비스와 해외 결제 서비스도 도입해서 종합 금융 서비스 플랫폼이 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