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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에 채널A의 대표이사를 지낸 유재홍님과 점심 자리를 가졌습니다. 유 전 사장은 현재 스타트업 모토브의 고문을 맡고 있습니다. 을지로의 한일관에서 유 전 사장은 스마트폰을 두번 흔들었습니다. 카카오톡을 연 상태에서 흔들면 곧바로 QR코드가 뜨는 기능을 이용한 겁니다. 두번 흔들고, 바로 코로나 QR코드 인식기에 대는 모습이 너무 편안합니다.

“아, 이거요. 편해요. 언제부턴가 업데이트된 모양인데, 아 편해요, 편해. 카톡이 그래도 머리를 많이 쓰는 것 같아요.” 활짝 웃는 유 전 사장은 53년생 뱀띠십니다. 예순아홉.

쫌아는기자들 1호는 이때부터 ‘카카오의 혁신을 찾아서’를 시작했습니다. 항상 네이버와 경쟁에선 한발 정도 밀리던 카카오지만 적어도 코로나 QR코드에선 앞선다는건 다들 인정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용률이 앞서는데도 누군가 또 편의성의 진화를 고민한 결과물이 나온 겁니다. 진정한 혁신이란, 이용자가 그 기술이 뭔지 알 필요도, 볼 필요도 없이, 소파에 눕는 것처럼 편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이건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바로 카카오의 아는 임원에게 전화했습니다. “그런걸 카카오의 혁신이라고까지 해야하나. 일단 그 기능을 알아 볼께요.” “본래 있던 기능을 가져다 쓴 거래요. 혁신까진 아니고. 이전부터 카카오페이에서 스마트폰을 흔들면 결제 연결하던가, 어떤 기능을 하게 하는 쉐이크 기능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럼 카카오페이의 류영준 대표가 일군 혁신일까요. 류 대표를 만나본 사람을 알겠지만, 그 밑도 끝도 없는 긍정과 열정이라면, 어르신들도 흔쾌히 동참할 혁신을 했을 법도 합니다.

류 대표는 전화를 안 받고, 급한대로 카카오페이의 다른 지인에게 전화했는데, “쉐이크 기능은 안드로이드 OS에서 예전부터 제공하던거예요. 우린 그 기능을 채택하는 정도죠. 위챗에도 흔들기 기능이 있어요.”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위챗에는 흔들어서 주변 친구를 검색하는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수차례 전화한 이유는 흔들기 기능을 누가 개발했느냐라는 것보다는, 이 기술을 QR코드에 적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관철한 주인공을 찾고 싶어서입니다.

물론 혁신은 천재 엔지니어가 엄청난 코딩으로, 이전에 없던 기술을 만드는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실험실이나 주변에서 이미 나온 기술을 눈여겨봤다가, 일상 생활의 불편함을 없애는 것이기도 합니다.

직접 이용해보세요. 식당 앞에서 카톡을 켜고, 두번 흔듭니다. 그럼 QR코드가 뜨고 바로 코로나 QR인식기에 스마트폰을 갖다댑니다.

예전에요? 카톡 열고, 하단의 #버튼 누르고, 다시 상단의 코로나 메뉴를 터치한 뒤, 마지막으로 QR체크인을 눌려야합니다. 시간을 쟀습니다. 흔들기로는 딱 2~3초, 예전에 세번 터치하는 방식은 7초 정도입니다.

매일 전 국민에게 5초의 번거로움을 없애준, 그 아이디어를 내고 구현한 혁신자를 지금도 찾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쫌아는기자들에게 제보바랍니다.

그런데 정작 카카오 내부에선 본래 있던 기능을 갖다 쓴 것일 뿐이라고, 큰 돈을 버는 기능도 아닌데 뭐가 대수롭냐고 한다면, 쫌아는기자들 1호가 카카오의 혁신력을 과대평가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