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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스푼라디오는 4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시리즈C입니다. 앞선 투자까지 합치면 665억원입니다. 창업자끼리 다들 알죠, ‘시리즈C’라는 건 창업자에겐 어쩌면 세상 헛살지 않았다는 훈장이라는 걸. 그해 이승건 대표의 토스 770억원, 김재현-김용현 공동대표의 당근마켓 400억원, 김슬아 대표의 마켓컬리가 1000억원을 유치했습니다.

스푼라디오는 2016년 5월에 시작했으니, 시리즈C는 3년 만에 받은 성적표입니다. 그래서 최혁재(42) 스푼라디오 창업자를 운 좋은 ‘원샷원킬’(첫 창업이 대박 난 사례)이라고 아는 분들도 적지 않죠. 하지만, 쫌아는기자들 2호는 그에게 대뜸 물었습니다.

“사람들은 잘 모르더라고요, 최 대표님 한 번 망했었다는 걸요”.

최 대표는 “아, 정말 말 되는 아이템이었는데 잘 안됐죠”라며 “벌써 8년 전 일인데요. 어떻게 아시고. 그때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님한테 ‘사업 접어라’는 조언을 들었죠.”라고 답합니다. “장 의장님, 정말 훌륭한 분이세요. 사업 접으라는 조언, 그거 아무나 못하는 거 아닌가요?”

LG전자 그만두고 창업했다가 망한 아이템, 대체 뭐였죠.

2012년, 그러니까 스마트폰 배터리가 분리되던 시절에 시작했죠. 어디서나 휴대폰 배터리를 대여하는 배터리 공유 서비스였어요.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500 스타트업에서 10만달러 투자를 받기도 했어요. 그런데 2015년 배터리 일체형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망했어요. 투자금도 전부 떨어졌고요. 어느 술집에 “배터리 왔습니다!” 하고 들어갔더니 전부 지인들이 앉아있는 거예요. ‘대기업 들어갔다더니 이런 일 하느냐’며 조롱하듯이 몇만원을 쥐여주더군요. 그전에는 LG전자 안드로이드 개발자였거든요. 가게를 나와 길거리에 주저앉아 대성통곡했습니다. ‘두고 봐라, 반드시 성공한다’고 다짐했죠.

최혁재 스푼라디오 창업자

그 정도로 회사가 어려웠으면 아예 회사를 폐업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낫지 않나요

투자자셨던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님을 찾아갔어요. 장 의장님이 ‘접어라’고 하더군요. 이해가 안 됐어요. ‘투자를 하셨는데, 왜 접으라고 하세요. 그 돈 다 날리시잖아요’고 물었죠. 장 의장님이 그러시더군요.

“나도 창업가고, 네가 얼마나 정신적으로 힘든지 안다. 그래서 계속 하라는 희망고문은 못 하겠다”

그 이야기 듣고 더 폐업을 못 하겠더군요. 오기가 생겼거든요. ‘그러면 뭐라도 만들어서 다시 오겠습니다’고 한 다음, 스푼을 만들어서 다시 장 의장님을 찾아갔죠. 그런데 또 접으라는 거예요.

“스푼이 뭔지 감이 잘 안 온다. 힘들면 쉬어라. 마음부터 추슬러라.”

저는 끝내 고집을 부렸어요. 성공에 대한 오기 같은 것들이 억눌렸다가 폭발했거든요. 이제는 스푼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니까 그런 말씀은 안 하시네요.

사업 초기부터 고생했던 분들은 여전히 회사에 계시나요. 지금도 그 시절 이야기 하시나요.

10명 있었는데 한 분만 개인 사정으로 퇴사하셨고 모두 계세요. C레벨이 되신 분도, 팀장이 되신 분도 있고요. 솔직히 지금은 과거 이야기를 잘 안 해요. 소원해진 분들도 있고요. 회사가 커가니 바라보는 곳이 똑같지는 않아요. 누구는 ‘이 회사가 100억 밸류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져서 ‘이제 됐다’고 만족할 수도 있어요. 저는 그렇지 않거든요. 지금이 끝이 아니고 다음 레벨, 또 다른 목표가 계속 생겨요. 이런 부분이 안 맞아서 사이가 예전 같을 수는 없어요. 그렇다고 속마음을 내색할 수는 없어서 힘들죠.

만땅 서비스를 하던 시절 스푼라디오(과거 법인명 마이쿤)의 모습. 거리 곳곳을 이렇게 다니면서 배터리 대여 서비스를 했다.
개요

◇1억원 투자마다 어깨에 1kg 벽돌이 쌓인다

수백억원 투자받으면 어떤 기분인가요.

창업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을 하거든요. 투자 1억원당 어깨에 1kg씩 벽돌이 올라온다고요. 예전에 2~3억원씩 투자받을 때는 20억원 투자받는 창업가들이 너무 부러웠어요. ‘아주 신나고 재미있을 것 같고,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으냐’고요. 그분들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할 게 또 생기고, 고민거리가 더 많아지고,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고 하더군요. 저도 그 말이 실감나요.

부대표랑 저랑 ’100억 밸류 회사 한번 만들어보자' 이렇게 시작했어요. 하다 보니 돈이 들어오고, 일에 몰두하다 보니 사람들이 성장했다고 하고, 또 돈이 들어오고, 그럼 또 책임과 할 일이 생겨요. 그래서 co-founder(공동창업가)들이 저에게 물어봐요. “대표님, 이 지옥의 굴레가 언제 끝나요?”라고. 여기서 장병규 의장님 이야기가 또 나오네요. 그래서 바로 전화했어요. “의장님, 이러이러해서 너무 힘든데, 언제까지 이렇게 일해야 하나요?”라고 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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