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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는 벤처캐피털 대표님이 내가 왜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는지를 이야기하는 코너입니다. 남기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대표님의 클라썸 투자 이야기입니다.

클라썸을 처음 만난 건 2019년 가을, 오렌지팜 리뷰데이 때였다. 오렌지팜은 스마일게이트 그룹에서 운영하는 청년창업 인큐베이터 공간이다. 입주기업들은 리뷰데이가 열리는 날에는 IR 발표를 통해 사업 진행 현황을 공유하고 그룹으로부터 필요한 멘토링을 받는다. 지난 7년간 오렌지팜을 거쳐간 260개가 넘는 기업들을 만났는데 클라썸은 특히 기억에 남는 기업 중 하나다. 2019년 당시 팀원 10여 명과 함께 오렌지팜에 갓 입주한 클라썸은 9월에 열린 리뷰데이에 참석해 15분동안 IR을 진행했고, 클라썸을 그 때 처음 알게 됐다.

교실을 뜻하는 클라스(Class)와 토론장을 뜻하는 포럼(Forum)을 합쳐 클라썸이라는 회사명을 만들었듯이, 질문과 토론이 활발한 교육 현장을 만들고 싶은 클라썸의 명확한 비전이 느껴지는 스마트한 발표였다. 세션이 끝나자마자 현장에 같이 있던 남훈곤 수석심사역에게 하루 빨리 클라썸과 미팅을 잡아 투자 검토를 진행해보자고 했다. 잘 될 기업이라는 촉이 왔다. 마침 한 투자 임원이 카이스트에서 수업과 학회를 참석할 당시 클라썸을 직접 써봤다면서 ‘재학생이 만든 프로토타입이 기성품처럼 완성도가 높아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클라썸은 카이스트 교내에서는 이미 유명해진 플랫폼이고, 서울대 등 다른 학교 재학생들 사이에서도 알 만한 사람은 알 정도라고 했다.

스타트업/교육 소통 플랫폼을 개발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클라썸'

◇클래스와 포럼을 합친 클라썸...학습관리시스템(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의 혁신

좋은 레퍼런스에 대한 믿음으로 리뷰데이 이튿날 바로 미팅을 진행했고, 그 후로 딱 일주일 뒤에 내부 투자심의위원회 통과까지 모든 집행이 순조롭게 그리고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투자 결정 과정은 내부 의견이나 재원 등의 상황을 조율하다 보면 6개월까지 걸릴 수 있는데, 클라썸 케이스는 패스트트랙이라고 할 만했다. 그만큼 클라썸은 투자 심사역이라면 탐나고 끌릴 만한 유망한 사업 모델을 갖고 있었다. 클라썸은 교육 소통 플랫폼을 개발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창업자인 이채린 대표는 2016년카이스트 전산학부에 다니던 당시 재학생들이 수강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이나 교수진의 빠른 피드백 등을 교실 안팎에서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단톡방’과 같은 SNS플랫폼에서 사람 간의 활발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듯이 교실 안, 학습 과정에서도 소통을 돕는 툴이 있다면 사람들이 가치 있게 여기리라고 믿었다. 실제로 그가 전공을 살려 만들어본 클라썸의 베타버전만으로도 타 과의 학생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퍼지며 인기를 실감하게 됐다고 한다. 클라썸은 전문용어로 학습관리시스템(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이라고 불리는 기존의 플랫폼을 혁신하는 기업이다. LMS는 출결부터 수강 지원, 성과 평가까지의 전 과정을 디지털 학습 환경에서 관리하도록 돕는 IT 서비스를 말하는데, 이채린 대표는 현재 교육 시장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 – 현장내 커뮤니케이션 부재 – 를 기술혁신으로서 해결하고 싶었다.

학생들이 그 어떤 질문이라도 눈치보지 않고 쉽게 할 수 있고 다른 학생들과 공감 버튼 누르기, 2 댓글 달기 등 편하고 재미있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 교수진 및 관리자에게는 유사 질문들에 대한 통계 데이터를 제공하고 학생 간의 누적되는 커뮤니케이션 자료를 분석해 강의 품질 관리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다음 세대의 LMS는 커리큘럼 관리 목적에서 나아가, 학습자 서로 간의, 그리고 학습자-교수자간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는 툴의 모습을 지닐 것이다. 게다가 에듀테크 분야는 다른 IT와는 달리 국경의 제한이 낮다는 특징이 있어 클라썸은 우월한 사용 경험으로 글로벌 소비자 사이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4개국 4000여 학교-기업-기관을 고객으로 확보

마침 우리가 첫 투자를 하고 난 이듬해인 2020년 코로나19 국면에 돌입하며 비대면 교육 현장에 대한 시장이 매우 크게 열리게 됐다. 이 때부터 ‘소통 – 모든 교육의 시작’ 이라는 클라썸의 비전이 담긴 제품과 기술력은 더욱 빛을 발하며 현재 24개국에서 4천여개 학교·기업·기관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성장 중이다.

이채린 대표<사진>는 얼마전 미국 경제 미디어 포브스가 발표한 ‘아시아 30세 이하 글로벌 리더’로 선정된 데 이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100대 유망기업’에 클라썸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 지난 달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K+벤처’ 행사에서 대표적인 청년CEO로서 강연도 하며,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창업은 고행길을 걷는 것과 같다고들 한다. 그만큼 초기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서 날마다 새롭게 마주치고 해결해야하는 갈등과 과제들이 견디기 어려울 만큼 고되다는 의미다. 우리는 클라썸의 초창기부터 함께하고 있는 투자자로서 성장 전략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계속해서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상반기에 실리콘밸리 VC 등과 진행했던 투자 라운드를 앞두고도 투자 유치와 관련해서 물심양면 지원해 줄 수 있었다.

창업 5년만에 사업을 이처럼 빠르게 키워 온 이채린 대표 및 클라썸의 경영진들이 굳건한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 고행길도 꽃길로 만들어 가기를, 그리고 파트너인 우리도 그 여정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클라썸 이채린 창업자와의 짧은 인터뷰, 카톡 오픈챗방에서 찾아낸 페인 포인트

“카이스트 전산학부 15학번 과대표였어요. 수업마다 카카오톡 오픈챗을 만들어서 소통했어요. 톡방이 수업, 과제, 시험에 도움이 됐고 반응이 뜨거워서 다른 과, 나중엔 학교 전체가 수업 톡방을 열었죠. 학교 온라인강의실에서는 서로 말이 거의 없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톡방이다보니 단점이 명확했죠. 질문과 답변이 섞이고, 묻히고요. 그래서 ‘우리가 컴공과인데 제대로 만들어보자’고 해서 클라썸을 만든 거예요. 그러니까 클라썸은 학과 카카오톡 오픈챗방에서 시작했죠.”

“클라썸의 핵심 키워드는 질문, 데이터, AI 입니다. 기존 교육 플랫폼의 문제는 ‘참여가 저조하다’였어요. 질문과 답을 오가질 않아요. 클라썸은 소셜미디어 같은 편안한 UI에서 익명 질문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참여율이 최대 수십배까지 늘어요. 질문이 많아지니까 데이터가 많이 쌓이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주도록 했습니다. 자주 하는 질문은 AI가 답변도 해주는 선순환이 이어지도록요.”

”기존 LMS는 학생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강의 자료 올리고, 과제 올리고, 성적을 매기죠. 일방적인 관리 프로그램입니다. 클라썸은 소통에 더 집중했어요. JIRA 같은 툴은 개발 작업의 관리, 슬랙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툴이에요. 그런데 교육은 기존 LMS 같은 관리툴 밖에 없었어요. 대게 모든 분야에서 관리를 위한 툴이 나오고, 그다음 커뮤니케이션 툴이 나오는 순서로 움직여요. 교육은 그 변화가 아직 없었던 것이죠. 그런데 코로나가 터지고 원격 교육 환경에서 커뮤니케이션 툴에 대한 필요가 더 커졌어요.“

”기업에서도 많이 쓰세요. 기업에서도 직무 교육이 있으니까요. 기업 교육은 특히 참여가 저조해요. 승진을 위해 억지로 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참여가 저조하고, 악순환이 반복되는데 클라썸을 쓰면 반전이 생기죠. 오프라인에서는 질문하기 어려운데,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가능하니까 질문이 많아져요. 예컨대 과제 제출 기한부터 시작해서 학습에 관한 질문까지요. 대학 때 오프라인에서 손을 들고 ‘교수님, 중간고사 일정이 헷갈리는데 언제인가요?’라고 물어보기 난처하잖아요. 하지만 온라인에서 익명은 다르죠. 이런 질문이라도 자주 나오면 점점 질문과 답이 활발해지게 됩니다.”

“해외에서도 클라썸을 쓰는 이유는 미국 대학도 같은 문제가 있어서요. 미국도 수업에서 메일이나 왓츠앱으로 소통해요. 아는 사람들끼리만 정보를 주고받고, 정보의 소외가 생기고요. 지금 클라썸을 가장 많이 쓰는 해외 국가도 미국이고, 핵심 타깃도 미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