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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3학년 때 교육 봉사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창립멤버였고, 이름은 ‘파란바람’. 처음에는 연세대 중심으로 시작했다가 서울대, 고려대, 서울시 주요 대학 모두 참여하는 연합 동아리가 됐어요.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같은 사회적약자 계층에게 과외수업해주고 멘토링해주는 대학생 오빠, 언니 역할을 했어요. 전단으로 아이들 모아서 구립 독서실에서 아이들 가르치고 그랬죠. 전공도 잘 안 맞고, 주변 동기들이 생각하는 진로도 딱히 당기지 않았어요. 동아리 조직을 만드는 것이 너무 재밌었고, 그 조직이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수십명까지 성장하는 걸 보는 맛이 있었죠.

창업 동기를 묻자 임세라(33) 대표는 마블러스 창업 이전 동아리 이야기부터 꺼냈습니다. 마블러스는 VR교육앱과 메타버스 교육 솔루션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2015년 창업 후 VR 교육앱을 내놓았는데, VR 기술이 무르익기 전에 내놓아 꽤 힘든 데스밸리를 겪었고요.

하지만 올해 다시 메타버스와 VR이 화제가 되면서 시리즈A로 80억원 투자금 유치가 눈앞이라고 합니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줄곧 전공(정치외교학)과 관계없는 교육 봉사 동아리에 매달렸고, 그 페인포인트에서 창업과 피벗을 거쳐 메타버스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마블러스 창업자 임세라 대표 /마블러스 제공

“동아리는 과외보다는 사실 멘토링을 했어요. 그러니까, 주변에서 1명쯤 있는 ‘공부 잘해서 동경하는 대학생 오빠, 언니’ 역할이죠. 그리고 아이들에게 학습의 동기를 부여해줬고요. 사회 약자계층을 만나면 정보의 격차가 있어요. 수능 점수 잘 받는 법이 문제가 아녜요. EBS, 인강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데요. 점수는 그런 것보고도 올릴 수 있어요.

진짜 격차는 심리적인 것이에요. 예를 들어 가족 중에 의사, 변호사처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의 구성원이 있으면 당연히 어떤 직업, 어떤 대학과 학과가 좋은 것인지 알게 되고 학습에 대한 동기를 심어줘요. 부모가 책을 읽으면 당연히 아이들도 책을 읽고요.

그런데 사회적 약자계층은 그런 개념과 인식 자체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 이 아이들의 꿈의 크기와 구체성도 작아요. 파편적으로 경험했거나, 멀리 느껴지거든요. 그 알을 깨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공부보다는 입시정보부터 대학가서 배우는 것과 20살의 인생 같은 것들을 이야기했죠. 롤모델 같은 멘토라고 해야 할까요. 동아리 이름이 파란바람인 이유도 소설 데미안에서 알을 깨트려야 한다는 의미, 깨트릴 파(破), 알 란(卵)을 썼죠.”

◇수십장의 사업계획서를 버리다 찾은 VR 소프트웨어

동아리가 그대로 창업으로 이어졌나요

동아리가 비영리조직이 됐고, 졸업 후 신촌에 사무실까지 얻어 2년 정도 운영했는데 이대로면 안 되겠더라고요. 직장도 안 다녀봤고, 진짜 조직을 운영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비슷한 단체도 많았고요. 몇 명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변화가 오지 않고, 내가 뭔가를 해결할 수도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여러 사람에게 미션이 닿을 파급력이 필요했죠. 그래서 창업을 결심했죠. 카이스트 SE MBA(사회적기업가MBA과정)에 들어갔습니다. 창업 미션도 명확하게 ‘교육 격차를 없애보자’를 걸고요.

공학 전공이 아닌데도 VR 제품으로 시작했네요

처음에는 카이스트에서도 ‘다문화 청소년 교육 격차 해소’라는 미션을 들고 돌아다녔어요. 교수님 멘토링, 전문가 멘토링을 받아도 비즈니스 경험이 없다 보니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계획서가 계속 나왔죠. 그때 계속 쳇바퀴를 돌았어요. 폐기한 사업계획서가 수십장은 될 걸요.

대학원 다니면서 지방으로 영어 학원 강사 알바를 다녔어요. 시급, 페이가 서울보다 훨씬 후했거든요. 창업 후에도 제 월급이라도 벌려고 몇 년 더 하기도 했었죠. 지방에서 아이들 가르쳐보면 수도권과 격차가 커요. 일단 원어민 강사를 만나기조차 어려운 곳이니까요. ‘내가 미국인도 아닌데 내 시급을 이렇게 쳐줄 만큼 영어 교육의 페인포인트가 크구나, 시장은 이 격차의 해소를 원하는구나, 이 격차를 해소할 방법은 없을까.’ 일단 이 페인포인트를 하나 접수했죠.

문제를 계속 파다 보니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만큼 파급력이 있어야 하고, 그래서 테크, 기술을 붙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영국과 미국의 에듀테크 회사들이 태동했던 시점이었어요. 2015년 그즈음 주목받기 시작했던 기술 VR, AR이 기술과 접목되기 시작했고요.

창업 직후 SK 행복나눔재단에서 하는 용역 프로젝트도 했었어요. 주제는 ‘혁신 기술을 이용한 교육 격차 해소’ 아이템이었죠. 10개 정도 아이템을 들고 전국의 방과 후 학교에 다녔죠. 코딩 교육도 해보고, 드론 날리기도 해보고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VR에 대한 반응이 제일 좋았어요. 그래서 VR과 영어교육을 연결해보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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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원문에 실린 사진과 그래픽입니다.

마블러스가 시장에 내놓았던 VR 영어스피킹 소프트웨어 /마블러스
마블러스가 개발한 유아용 메타버스의 서비스 화면 /마블러스
마블러스가 개발한 유아용 메타버스의 서비스 화면 /마블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