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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메일을 받은건 3개월 전입니다. 이메일 제목은 [하버드 학부 휴학생들의 창업기]였습니다.
“저는 플러스아이덴티티의 공동창업자 박익진이라고 합니다. 저와 홍찬의 공동창업자는 하버드 학부 재학 당시 선후배로 만났으며 뜻이 맞아 휴학하고 창업했습니다. 현재 비밀번호 관리를 도와주는 기업용 보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 엑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에 합격했고, 실리콘밸리 투자자에게서 시드 126만달러를 유치했습니다. 3개월 동안 와이콤비네이터 프로그램에 참가, 값진 조언을 수없이 받았습니다. 배운 것들과 다소 베일에 싸인 와이콤비네이터 스타트업 육성과정에 대해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박익진-홍찬의 공동창업자와 인터뷰는 귀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후 두달이나 늦게 소개합니다. 이유는 ‘와이컴비네이터의 정보 외부 비공개 원칙’ 때문입니다. 비공개 정보를 가리다보니, 글로만 보여주긴 2% 부족했습니다. 고민하다가 이번엔 기사와 줌 강의를 동시 진행합니다. 박익진-홍찬의 공동창업기를 읽으시고 와이컴비네이터에 대한 나머지 2%는 줌 강의에서 들으세요. 신청자를 대상으로, 11일 저녁 9시에 1시간동안 줌 강의를 진행합니다. [줌강의 종료했습니다.]
◇하버드 휴학한 2명은 그냥 단 둘이 SaaS 상품을 만들었다
둘 다 하버드, 경제철학과와 컴공과 휴학인거죠?
박익진 :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 국적자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해외 갔고요. 하버드 다니다가 2학년 마치고 휴학, 찬의 님하고 같이 창업했어요. 하버드는 모든 휴학이 무기한입니다. 휴학 신청할 때 언제까지 복학한다는 계획은 안 내도 돼요. 창업은 2021년 5월에 했어요.
홍찬의 : 선후배 사이예요. 서울에서 태어나, 중학교때부터 캐나다와 미국에서 공부하다가 2015년에 하버드(컴공과)갔어요. 제가 1년 선배예요. 3학년까지 다니고 휴학했죠.
@이후는 두 창업자와 인터뷰다. 구독자의 읽기 편의상 두 사람의 발언을 구분하지 않았다.
플러스아이덴티티는 사스(SaaS)의 비번을 관리하는 SaaS 회사죠?
“왠만한 스타트업들은 모두 슬랙으로 일하잖아요. 플러스아이덴티티는 슬랙에 설치하는 패스워드 매니저(관리자)예요. 슬랙의 미니앱 같은 식이죠. 스타트업은 엄청 많은 사스 툴을 쓰는데 하다보면 많은 인원이 아이디와 비번을 돌려쓰는 경우가 있어요. 물론 돈을 내야해서 그런 경우도 없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계정이 한 개밖에 없는 경우도 있죠. 예컨대 회사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관리할 때는 여러 명이 같은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써야하죠. 또 개발자들이 테스트를 할때도 그렇고요. 개발자 툴은 꼭 비밀번호를 돌려써야하는 경우도 있고요. 비번 관리도 잘 안되죠. 심지어 너무 예민한 금융 관련 비번조차도요.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단톡방에 올리기도 하고 슬랙으로 공유하기도 하죠.”
“플러스아이덴티티는 모든 비번과 민감 정보를 암호화해 저장하고 체계적으로 공유합니다. 보안 강화는 물론이죠. IT 관리자의 입장에서도 직원들에게 각 개인에 따라, 수많은 사스 가운데 특정 몇몇 사스의 접근 권한을 줍니다. 직원이 대여섯 명 혹은 몇 십명 있을때 각자에게 필요한 비밀번호를 정확하게 주고,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면 해당 직원의 액세스를 제거합니다. 혹시 퇴사 같은 일이 있어도, 간단히 접근 권한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같은 방식은 슬랙 뿐만 아니라, 웹 브라우저에서도 작동합니다. 예컨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툴은 좀더 (계정 정보가) 복잡한 경우도 있어요. 플러스아이덴티티는 장기적으론 통합 보안 솔루션으로 진화할 생각입니다.”
IT관리자보다 인사팀이 좋아할 기능인데요?
현재 20개 스타트업이 플러스아이덴티티를 쓰고 있습니다. 고객사는 한국은 아직 없고 세계 각지에 있습니다. 타깃은 완전히 스타트업에 맞췄습니다. 사실 해외에선 일반 소비자를 위한 비밀번호 관리자 앱들이 많거든요. 개인을 위해 만든 제품을 기업들이 쓰는 형태죠. 소비자용으로 만들었는데 기업들도 같은 니즈가 있다는 걸 알고 기업용으로 개발했죠. 하지만 기업에 특화돼 있진 않습니다. 플러스아이덴티티는 애초에 기업, 그러니까 스타트업에 특화해 비밀번호 관리자를 만들었죠.”
직원수는? 언제 와이컴비네이터에 합격했나요?
현재 두 명입니다. 저희 둘요. 와이컴비네이터 문호도 넓어졌습니다. 플러스아이덴티티는 2021년 여름 시즌에 와이컴비네이터에 합격, 참여했습니다. S21이라고 하는데, 합격한 스타트업은 400곳 정도였던 것 같아요. 정확히 몇 군데가 지원했는지는 비공개인데, 합격률이 5%도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추정입니다. 지원서는 3월쯤 냈고, 인터뷰는 4월말입니다. 당일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저희의 케이스이지 다른 분들은 면접 후 결과 통보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와이컴비네이터 합격한, 그들의 지원서와 인터뷰
와이컴비네이터 합격하는 지원서 쓰는법? 예시를 하나 들어주세요.
“지원서는 대여섯 장이예요. 정해진 공개 질문이 있습니다. 답변은 길지 않게 쓰는게 나은 것 같아요. 길게 쓰면 싫어하지 않을까요. 워낙 지원서가 많으니, 다 못 읽잖아요. 간결한 게 포인트지 않을까요. 실제 지원서에 썼던 답변입니다.”
Q. Please tell us something surprising or amusing that one of you has discovered.(The answer need not be related to your project.)
A. The sheer diversity of the ridiculous ways in which people store their ID/PW is astounding, from writing them down in physical notebooks, to organizing them in an unprotected Excel Spreadsheet (or worse yet, on Google Sheets), and sending self-emails with their credentials then starring them.
“사실 질문에 덧붙인 ‘사업과 전혀 연관이 없어도 되니 최근 알게된 흥미롭거나 놀라운 것을 하나 말해보라’는 다소 뜬금없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답변은 ‘사람들이 얼마나 다앙하고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비밀번호를 저장하는 지가 놀랍다’였습니다. 당시 저흰 많은 분들을 인터뷰했고 비밀번호 관리가 얼마나 미흡한지, 맞춤 솔루션이 절실한지를 깨닫는 와중이었고요.”
지원서 합격하면 인터뷰죠? 딱 10분만 했다는데 진짜인가요?
딱 10분만 하고 끝나고요. 정말 10분 동안 엄청 많이 질문합니다. 답변은 최대한 간략하게요. 첫 질문이 ‘그래서 당신들은 도대체 뭘 만드는가’입니다. 저희 답은 딱 4단어였습니다. “Password manager for startu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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