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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초 IT버블기때엔 갓 2~3년차 기자였던터라, 버블 붕괴 기사를 쓰면서도 대체 버블이 무슨 뜻인지 피부에 와닿진 못했습니다. 알려준건 벤처회사를 접은 창업가 한 분이었습니다. 그는 “신문에 회사 이름 한 줄 나고 투자 설명회를 열면 40대, 50대 아줌마, 아저씨들까지 와서 투자하겠다고 했어요. 그땐 쉽게 들어온 투자금은 써도 되는 돈인줄 착각했어요. 그리곤 버블꺼졌죠. 회사는 돈을 못버니 휘청였죠. 나중에 한 아주머니가 회사 찾아와 엉엉 소리내 울었어요. 아, 정말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더군요. 그제서야, 이게 버블이구나 알았습니다.

그 창업가는 재창업했고 무조건 ‘수익 위주’로만 운영했고 크게 성공은 못했지만 작은 영업이익을 계속 내는 중소기업으로 거듭났습니다. 20년 정도를 취재하면서 원칙 하나를 세웠습니다. 벤처 취재할 땐 창업가의 차를 물어봅니다. 혹시 투자금으로 벤츠나 포르쉐를 뽑았는지. 포르쉐면 한번더 평판 체크합니다.

한국경제신문의 5월14일 기사. 논리적으로 '테크 스타트업의 버블 징후'를 썼다./네이버 캡쳐

◇“Every dollar you’ve got to treat as if that’s the last dollar you may have”

투자금은 어깨에 얹어놔야할 ‘벽돌의 무게’이지, 성공의 증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버블의 기억을 소환한 이유는 두건의 꼼꼼한 기사를 읽고나서 입니다. [야놀자가 10조원 가치라고?...버블의 시간이 다가온다](한국경제신문, 5월 14일)와 [For Tech Startups, the Party is Over](월스트리트저널, 5월 16일)입니다.

예컨대 한경 기사는 ‘야놀자 10조원, 컬리 4조원, 당근마켓 3조원, 무신사 3조8000억원, 오늘의집 2조원’과 ‘호텔신라 3조64억원, 하나투어 1조650억원, 이마트 3조5124억원, 신세계 2조3382억원, 한샘 1조5815억원(이상 9일 주가 기준)’ 가운데 어느 편이 보다 정상인 기업 밸류에이션인지를 묻습니다. 아놀자의 기업가치가 호텔신라와 하나투어, 이마트, 신세계, 한샘을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 현실이 맞냐는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숫자도 보여줍니다. 국내 벤처 투자액인데 2016년 2조1503억원에서 2021년 7조6802억원(자료 중소벤처기업부)으로 급팽창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에서 뇌리에 박히는 대목은 이곳입니다. 올 3월 스타트업 CEO인 Doug Ludlow가 올린 트윗과 멘트입니다. “If you haven’t already started on a path to break-even, start immediately. In 2022, VC’s are going to pull back massively” “Every dollar you’ve got to treat as if that’s the last dollar you may have”

스케일업하겠다고 돈 쏟아부을 때가 아니라는 겁니다. 늦기전에 손익분기점을 맞추라고 합니다. 지금 손에 든 달러가 당신의 마지막 달러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사업해야한다고요. 월스트리트저널이 보여준 숫자는 레이오프(해고)입니다. Layoffs.fyl을 인용한 스타트업 직원 해고수입니다. 기준은 대외적으로 직원 감축을 발표한 스타트업(벤처캐피털의 자금을 받은 곳)입니다. 물론 아주 일부일 테니, 전체 통계로서의 의미보다는 흐름을 보라는 거지요. 2022년 1월에 286명, 2월 396명, 3월 4285명, 4월 2351명, 5월(12일까지 집계) 1658명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For Tech Startups, the Party is Over'. 5월 16일. /WSJ 홈페이지 캡쳐

◇17조원 적자낸 손정의의 말 “지금은 수비를 두텁게 해야할 때다”

소프트뱅크그룹(SBG)은 12일 연간 실적(2021년 4월~22년3월)을 발표했습니다. 1조7080억엔(약 17조원) 적자입니다. 일본 상장기업 역사상 2번째로 큰 금액의 적자입니다. 최대는 2003년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이 발표한 연간 2조3771억엔 적자입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작년 4분기까지만 해도 최고 호황이라며 4조9879억엔 흑자였는데 단 3개월만에 발표한 누적 연간 실적이 적자로 전환한 겁니다. 3개월새 6조7000억엔의 적자를 본 셈인데, 엄청난 숫자입니다. 한달에 20조원씩 까먹은거죠. 급등락의 이유는 투자한 상장기업의 기업 가치가 최고치였다가 급락했기 때문입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투자한 기업의 가치를 분기별로 평가해 손익 처리합니다. 예컨대 세계 최대 펀드라는 비전펀드의 투자손실은 3조7000억엔입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테트놀로지의 겨울’, ‘버블 붕괴설’에 무엇이라고 말했을까요. 실적 발표날, 손정의 회장의 말입니다.

“지금 세계는 혼돈이다. 해야할 행동은 수중에 현금을 두껍게 쌓고 신규 투자엔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실행하는 것이다.”

“지금은 수비를 두텁게 해야할 때다.”

“눈 앞의 변화(금리나 환율 등)에 휘둘리지않고 장기적인 진화를 믿고 물러섬없이 끊임없이 혁명으로 나가고 싶다”

“인플레와 금리 인상은 당분간 계속된다고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과거 인터넷버블 붕괴나 리먼쇼크와 같은 큰 변화 후에는 주가가 그전의 피크와 비교했을 때 훨씬 웃돌았다. 전통 산업과 비교해 하이테크 주식은 보다더 현저하게 리바운드한다.”

“앞으로 1,2년은 주춤할테지만 그후엔 리바운드는 격하게 올 것이다”

“정보 혁신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데 공헌한다고 믿는다. 네거티브한 부분을 줄이는데 정보혁명이 역할했으면 좋겠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조선일보DB

◇현업 VC의 대표 “내려가는것도 쉽지 않다. 산을 타고 올랐다가 구름 막 낀다고 어느날 갑자기 낙하산 타고 하산할 순 없는 노릇이다.”

현재의 상황을 현업 벤처캐피털 투자역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다들 민감해합니다. 너무 껄끄러운 주제라는 겁니다. 한 분과 인터뷰했습니다. 익명 인터뷰입니다.

테크 스타트업의 버블 붕괴, 한국 스타트업 사이에서도 긴장감 돌지 않나요?

글쎄요. 아직은 별로 안 도는 것 같은데요.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많이 빠졌으니, 그 여파가 계속 (한국 스타트업에도)전달되는 단계인데, 아직은 소위 잘 나가는 국내 스타트업들은 심각하게 영향권에 들어갔다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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