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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요는 빈집 재생 프로젝트를 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제주도의 빈집을 10년 이상 무상으로 임대받고, 대신에 다자요가 비용을 대고 집을 확 바꿉니다. 10년간 여행객에게 집을 빌려줘서 돈을 회수한뒤, 깨끗한 집 그대로 집주인에게 돌려줍니다. 어차피 빈집으로 방치된 상태였으니, 집주인으로선 이득입니다. 항상 궁금했던건, 다자요는 돈을 벌 수 있을까 입니다. 어리숙한 단순 셈법으론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집 고치는데 1억 이상일테고 일년에 여행객이 묵어봐야 일년의 절반인 150일 정도일테고, 기업인만큼 직원들 인건비와 사무실 임대료 등등, 겨우 손익은 맞출지언정, ‘혁신에 성공하면 엄청난 과실’이란 스타트업의 꿈과는 거리가 멀어보였습니다. 다자요는 무엇보다 가만히 있어도, 돈이 들어오는 구조가 아니라, 부지런히 집을 찾아서 리모델링 해야합니다. 한채씩요. 남성준 대표에게 “왜 빈집인지” “돈은 대체 벌 수 있는건지” 물었습니다.

남성준 대표에게 “좋은 숙소 사진과 본인 사진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좋은 숙소 사진은 잔뜩 왔는데, 정작 본인 인터뷰인데도 본인 사진은 안 보내왔습니다. 남 대표의 머릿속은 온통 ‘좋은 숙소’ 뿐이었습니다. 새벽에 작업하다가 그걸 깨달았습니다. 해서 남성준 대표의 카톡 프로필 사진입니다./다자요 남성준 대표 제공.


◇“시공-인테리어는 4개월이면 되지만, 어떻게 만들지 컨셉과 설계는 6개월 걸려요”

-왜 빈집이었나요?

“원래 제주도 출신이기도 하지만 서울에서 살면서 가끔 제주도로 여행올때나 집안 경조사로 내려올때마다, 자꾸 대규모 개발되는게 안쓰러웠거든요. 처음 창업할 때부터 빈집 관련된 사업을 한 건 아니었어요. 시작은 숙박 관련된 중계 서비스를 해보자였어요. 나중에 빈집으로 돌아온 이유는, 실제 (숙박 중계를) 해보니 제주도에 오는 분들은 호텔 같은 곳보다, 제주스러운 숙소에 묵고 싶어했어요. 대규모로 개발된 리조트보다요. 그때 숙박을 직접 해보자했죠. 예전부터 생각했던, 숙박시설 대규모로 만드는 거 말고 오래된 빈집을 활용해서 해보자 했죠.”

-비즈니스모델은 대략 알긴합니다만.

“빈집을 우선 무료로 10년 이상 받고요. 그동안 운영해서 수익을 창출하고 이후에 그분들한테 다시 되돌려주는 일을 하죠. 리모델링하는 기간은 10년에 포함되진 않고요.”

-10년도 있고, 15년도 있고 이런 식인가요?

“집집마다 기간은 달라요. 최소 10년이예요. 규제 완화가 일부 돼서, 다자요는 50채까지 이렇게 빈집 재생한 숙박사업을 허용받았어요. 현재는 10채 완공했고요. 지금 두 채 시공 들어갔고 추가로 2채는 설계 들어가 있어요. 리모델링 기간은, 시공과 인테리어에는 약 3~4개월밖에 안 되는데 기획 기간이 좀 오래 걸려요. 어떤 컨셉트를 가지고 어떤 식으로 이 집을 만들지, 컨셉트와 설계까지가 6개월 정도 걸려요.”

-집주인과도 상의해야하니, 이래저래 한채 완성까지 1년쯤이네요.

“1년은 걸리죠. 근데 다자요는 버려지고 방치된 빈집을 하는 거라, 그분들은 원래도 비어 있었으니까 크게 개의치는 않으세요.”

-규제 이슈는 해소된 건가요?

“현재는 2년 동안 50채를 하고, 다시 2년 재연장하는 방식이예요. 법령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엔 계속 연장이 되게끔 되어있어요.”

남성준 대표가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비가 올때 묵고 싶은 공간. 물받이를 없앴기 때문에 비가 올때 주룩주룩 처마에서 떨어지는 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게 남 대표의 이야기./다자요 제공

◇“빈집을 고를때 집상태는 안봐요. 지붕이 없어도 상관없어요”

-빈집 재생의 취지는 좋지만, 이게 손익을 맞출 수 있을까요?

“집 고치는데 2억 이상 들어가요. 요즘엔 자재 값이 많이 올라서 2억 5000만원까지도 들기도 하고요. 3억 들어가는 집도 있고요. 근데 기본적으로 어떤 가게를 하더라도 보증금이나 권리금, 임대료가 있잖아요. 본래 숙박업은 임대료와 보증금이 있을 텐데 저희는 그게 아예 없는 거죠.”

-빈집 고치는데 3억원이나 든다고요?

“사람들이 빈 집을 가지고 고쳐봐야 얼마나 고치겠느냐 생각하시는데 다자요는 정말 빈집을 단순하게, ‘정부에서 하는 것처럼’ 사람이 진짜 겨우 살 수 있을 정도로만 고쳐서 취약계층에게 주는 게 아닙니다. 정말 잘 꾸며서, 고급 부띠끄 숙소로 만드는 일을 합니다. 가격도 하룻밤에 만만치 않거든요. 한 40만 원 이상의 고급 숙소입니다.”

-현재는 적자죠?

“이론적으론 매출로만 따지면 300일을 영업한다고 했을 때 40만 원이나 50만 원으로 기준을 잡으면, 50만 원 기준을 잡았을 때는 한집당 1년 매출만 1억 5천인 거죠. 규제에서 365일 중에 300일만 영업하게 돼 있습니다. 가동율은 규제 전에도 365일 기준으로 75%까지 올라가다가, 통계 추이상 80% 이상, 90%까지 갈 정도였어요. 규제 이슈가 터지고 거기까지는 못 갔지만. 지금 추세로도 저희는 300일은 충분히 하고도 남죠. 실제로 이미 내년도 예약까지 지금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흑자는 멀었죠. 왜냐하면 계속 빈집 재생수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막대하게 집을 짓는 비용들이 들어가는데다, 직원들을 계속 고용하다 보니, 아직까지 흑자가 나고 있진 않습니다.”

-집을 고를 때 기준이 있나요? 300일정도 여행객이 찾을 만한 빈집?

“우리나라는 빈집의 등급을 ABCD 4등급으로 나누고 있어요. A는 그냥 멀쩡한 집, B는 조금 손 보면 괜찮을 집, C는 철거를 하거나 아니면 정말 많이 고쳐야 될 집, D는 철거해야 될 집. 다자요는 집의 상태는 안 봐요. 집은 어차피 모두 수리할 거니까. 지붕이 없어도 상관없어요. 집의 상태는 중요하지 않아요. 단, 그 집이 위치한 공간이 도로변에 붙어 있는지, 프라이빗한 공간이 연출되는지, 옆집과 너무 밀접하게 붙어 있지 않는가, 민원 들어올 소지가 있는가, 주차장 확보가 될 것인가, 아니면 외부인이 여행왔을 때 무섭지 않을까, 주변 소음은 괜찮은가 이런 것들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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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준 대표의 표현으론 '애매한 크기의 자쿠지'. 아이들은 들어가 놀 수 있고 어른들은 무릎만 차는 정도. 여름엔 차가운 물 채우고 걸터앉아 와인을, 겨울엔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정종을 마시는 상상을 하면서 만든 공간이라고./다자요 제공

◇“공간을 만들때는 상상을 합니다. 비오는날 추적추적 비 보기 좋은 공간.”

-땅 크기도 보겠네요.

-10채 중 한 곳 골라주세요.

-인테리어소품 가격도 만만치 않네요. (※다자요의 빈집 한곳에 있는 스피커 브랜드를 인터넷에서 가격을 찾아보니, 350만원이었다.)

-제주도에만 줄곧 있을건가요? 육지에선 안 하시나요?

-지금은 적자. 몇채 정도하면 흑자 전환 가능할까요.

-사실 다자요 같은 빈집 프로젝트가 큰 돈을 벌긴 만만치 않습니다. 자동으로 돌아가는 플랫폼은 한 번 뜨면 곧바로 수직 상승하지만, 다자요는 하나씩 본인이 직접 가서 고치고 하는 시간이 많이 들잖아요. 왜 어려운 비즈니스를 시작한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