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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투자(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에선 현업 투자자가 왜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는지를 공유합니다.

처음 이주민 대표, 이동호 대표를 만났을 때는 학부 4학년 때이다. 교양 수업 ‘창업과 경제’  중 창업 아이템 발표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정확한 발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두 창업자가 각자 발표 때 보여준 사업에 대한 진심과 열정은 잊혀지지 않는다.

수업 종강 후 여럿이 모이는 창업자 모임에서 두 대표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동호 대표는 ‘폰플’이라는 모바일 리워드 플랫폼을 창업하여 운영하고 있었고, 이주민 대표는 원격으로 논술을 첨삭 및 코칭해주는 디지털 펜 사업을 이끌고 있었다. 당시 필자는 스톤브릿지에 합류하여 VC로 활동하며 다음 투자처를 열심히 발굴하는 중이었다.  두 분의 사업 내용이 크게 공감되지는 않았지만, 큰 성과 없이도 꾸준히 사업을 이어오고 시장을 알아가려는 끈기와 집념이 인상깊어서 가끔 가볍게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다.

시간이 흘러 2016년, 두 분과 다시 만났을 때는 두 분의 거취와 사업 방향성에 많은 변화가 생긴 후였다. 이주민 대표가 이동호 대표 회사로 합류하였고 이동호 대표는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폰플’은 리워드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서 기업들이 모바일 매체에 효율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컨설팅/ 광고대행업으로 진화하였고 사명은 ‘매드업’ 으로 변경하였다. 이주민 대표가 새로운 수장으로 당시 영업 중심의 광고대행 산업을 기술 중심으로 이끌어, 고객들의 광고 단가, CPI (Cost per install),를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운영하고 있었다.

왼쪽이 이동호 대표, 오른쪽이 이주민 대표. /매드업

2016년 당시 모바일 광고 시장은 성장하고 있었지만 변화도 많았다. 매일 새로운 앱/매체들이 나오고 이들의 영향력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었다. 광고주들 입장에서는 자체 마케팅팀 내에서 이러한 디지털 환경 변화를 따라가기는 어려웠고, 매일 규모있는 광고 집행을 하여 각 매체를 빠르게 테스트 한 후 가장 효율적인 예산 배분 체계를 제시해주는 파트너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시장 환경이었다.

매드업은 다양한 매체들의 광고 인벤토리(앱/서비스 내에 광고를 집행하는 물리적인 공간)가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지 빠르게 정량화하고, 이 효과를 계속 트레킹 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여 고객들에게 시장대비 낮은 단가로 효율적인 광고 집행을 돕고 있었다. 당시 매드업의 광고집행액이 한달에 10억원 정도였는데, 광고주들의 정산기간 이슈 때문에 현금이 경색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원활한 회사 운영을 위해 운전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두 대표는 필자를 찾아와 투자에 대해 문의했고 그 어느때보다 그들은 절실해 보였다.

결국 단독으로 투자는 했지만 순탄하지는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창업자인 이동호 대표가 투자 직후 바로 군대를 간다는 것이었다. 이동호 대표는 영업이 강점이고 비전이 전달되는 카리스마 있는 창업자다. 반면, 이주민 대표는 개발자이자 숫자와 효율화에 강점이 있는 리더이다. 필자 말고도 투자자 여러명을 찾아 갔지만, 지배구조의 급작스러운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는 없었다. 다행히, 필자는 두 대표를 모두 다 잘 알고 있었다. 투자 이후 2년간은 매드업이 국내 모바일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 최고의 회사가 되기 위해서, 가장 효율적인 인벤토리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는 솔루션을 고도화하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주민 대표의 리더십과 잘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랜 기간 이주민 대표와 시간을 보내면서 사업에 대한 끈기와 고객의 만족을 위한 집념, 그리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투자를 결정한 기억이 난다.

투자 이후 이주민 대표가 이끄는 매드업의 기술개발 수준과 성장세는 만족스러웠다. 첫 투자 이후 월 광고취급액도 2배 이상 늘었고 무엇보다 디지털 광고시장에 가장 문제가 되는 fraud click도 빠르게 파악하고 해당 매체는 배제하는 시스템 등 퍼포먼스 광고 자동 집행 솔루션이 많이 고도화 되었다. 2년 만에 첫 투자 대비 2배 이상 되는 기업가치로 추가 투자를 유치했고 점점 모바일 퍼포먼스 광고시장에서 차별화된 효과를 보여 주었다. 당연히 스톤브릿지벤처스도 확신을 가지고 추가투자에 참여하였다.

사진 위, 아래 모두 매드업이 인수한 커머스 브랜드들.

두번째 투자 이후 매드업은 더 빠르게 성장하였다. 많은 대기업들이 자신들의 모바일 앱 퍼포먼스 마케팅을 위해 매드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었고 점점 광고취급액도 커졌다. 광고취급액이 커지면서 시장에서 집행하는 광고 규모도 커지고 개별 매체에 대한 효율 데이터도 빠르게 축적/개선되고 있었다. 내부 효율화를 위해 매드업의 매니저가 물리적으로 하는 업무를 기술팀에서는 계속 자동화해 나갔다.

이동호 대표가 전역 후 합류하여 자동화된 솔루션을 상품화하는데 집중했다. 그 결과 누구나 쉽게 퍼포먼스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마케팅 솔루션 상품이 개발되었고 이를 별도 서비스로 상품화하여 광고집행액이 작은 회사들도 쓸 수 있는 SaaS상품 ‘레버’가 탄생하였다.

레버 솔루션은 대기업 광고대행 사업과는 다르게 별도의 영업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서 큰 리소스의 투여 없이 규모 있는 실적을 낼 수 있다. 즉, 스케일러블한 서비스이고 지금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제는 레버 솔루션의 월 광고취급액이 과거 매드업 첫 투자 당시 월 광고취급액의 2배에 달할 정도이다.

올해 초, 대형 광고대행 사업부는 월 150억원의 취급액을 기록하였고 매달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광고를 집행하면 할수록 매체의 흐름에 대한 데이터와 이해도가 높아지고 이런 정보들이 고스란히 레버 솔루션에 반영되어 레버 고객들이 더 효율적으로 광고를 집행할 수 있게 된다.

매드업은 레버 솔루션 및 대행업을 통해 얻는 데이터와 Know-how를 활용하면 작지만 우수한 소비재 브랜드들이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매드업은 몇몇 회사들을 직접 찾아가 더 효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그 중 매드업과 완전히 함께하여 성장하는 회사들도 생기고 있다.  1950  프리미엄 치약과 프리미엄 건강 음료 브랜드 라티브가 매드업과 합병한 후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브랜드 인수 사업은 매드업 창업 초기부터 함께 한 기유진 이사가 이끌고 있으며, 추가 투자 당시 리드를 했던 투자 및 회계 전문가 양성민 부사장이 매드업의 CFO로 합류하여 경영지원 전반을 챙기고 있다. 시장에서도 매드업은 잠재력을 높게 인정받아 최근에 필자가 첫투자한 기업가치의 10배 이상의 기업가치로 신주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최근 시장 상황은 회사의 한 치 앞을 바라보기 힘든 시기인 것 같다. 필자를 포함한 투자자들은 더 이상 거래액 멀티플, PSR 같은 지표를 중요시 여기지 않기 시작했다. Back to the basic. 이제는 규모 있는 이익을 낼 수 있는 회사만이 시장에서 좋게 평가되는 시대가 다시 왔다고 생각한다. 매드업은 추후 3년 내에 규모 있는 이익을 기록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였다.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매드업 경영진들은 늘 해온 것 처럼, 끈질기고 집요하게 파트너사들의 마케팅 효율을 위해 노력할 것이므로 앞으로의 미래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