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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 코너에선 현장의 투자심사역이 왜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는지, 현장의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몇 주 전 충청도 농촌지역 온라인 하우스 투어를 했다. 시골은 고사하고, 태어날 때부터 아파트 거주자였던 필자는 마을 어귀에서 이미 설레기 시작했다. ‘나중에 은퇴하면 이런 곳에서 살까..’라는 마음으로 해 본 일이었지만 이후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이라고 말이다.

한창 일할 나이에 무슨 소리냐고 할 수 있지만, 계획이 다 있다. 이사갈 생각은 없다. 주 초는 서울에, 주 후반은 대전에서 일한다(필자가 몸담고 있는 블루포인트는 서울과 대전에 사무실을 두고있다). 그리고 나만의 시골집으로 퇴근하는거다. 앱을 켜고 결제 버튼을 눌렀다. 막연한 시골살이의 꿈이 조만간 필자의 생활이 될 수도 있다. 시골만 가능하랴. 다음은 바다다. 어디서든 살아보지 못할 이유가 없으니까.

리브애니웨어 숙소.

◇여행의 주거화, 주거의 여행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꿈꾸기 어렵던 생활 방식이 가능해지는 것은 COVID-19와 같은 예상 외의 변수에 따른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도 있지만, 그만큼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 니즈가 커지고, 또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서비스들이 있기 때문이다. 숙소 검색 서비스 리브애니웨어(대표 김지연)가 대표적이다.

리브애니웨어는 장기 숙박에 특화된 에어비앤비라고 봐도 좋다. 떠나고 싶은 날짜, 지역 등에 따라 숙소를 찾아주는 것은 기존 OTA(온라인 여행사)와 다르지 않지만 ‘돌담’, ‘시골살이’, ‘워케이션’ 등 취향과 상황에 맞는 숙소를 찾을 수 있다. 또, 장기로 예약할수록 할인된다. 조리, 세탁 등이 가능해야 하고, 주변 편의시설과 실생활 정보도 필수다. 기존 OTA가 충족시켜주고 있지 못한 부분이다. 또, 리브애니웨어에서는 전자계약시스템을 통해 간편하고 합리적인 임대차 계약이 가능하다. 장기 할인과 공과금 시스템을 통해 호스트의 운영 부담도 줄였다.

리브애니웨어 없이도 장기 숙박 숙소를 찾을 수 있다. 일 단위 예약을 기본으로 하는 OTA에서 비싼 값을 지불하거나, 혹은 포털사이트를 검색해 개인간 거래를 하면 된다. 계약 사기에 노출되는 리스크는 어쩔 수 없다. 중개인을 끼고 진행하더라도 매물 확인을 위해 발품을 팔아야하는 것은 물론 대면으로 임대차 계약서 작성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월세 계약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몇 주 머물자고 치르기엔 복잡한 일이다. 시골살이 꿈은 비싸다. 리브애니웨어가 없다면 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도시민의 3분의 1은 향후 귀농 귀촌을 희망하고, 거주 형태는 도시와 농촌 복수 거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 거점을 두고 사는 것에 대한 꿈을 꾸는 사람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리브애니웨어는 거주와 여행을 구분 짓지 않으면 어떠냐는 물음을 던지고, 여기서 솔루션을 준다. 이미 거주와 여행 구분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워케이션(Work+Vacation 원하는 곳에서 장기간 머무르며 휴식과 업무를 함께 할 수 있는 근무 형태)을 하고 있다면 이미 그렇다.

리브애니웨어 반려동물 동반 숙소. /리브애니웨어

◇의심을 성과로 증명

불과 2년여 전 김지연 대표가 앱 서비스를 론칭할 무렵 리브애니웨어의 이같은 가설에 힘을 실어주는 투자자는 많지 않았다. 당시엔 ‘한달살기’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소개했는데, 제주도든, 강원도든 어디든 살아보고 싶은 곳에 수 주 씩 머무르며 일도 하고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꿈을 실현시킬 거라고 자신 했지만 성장 한계 지적을 많이 받았다. 론칭 2년 여 만인 9월초 기준 리브애니웨어는 앱 다운로드는 100만을 돌파했고, 설립 첫 해 매출 대비 올해 매출은 40배 증가가 예상된다. 그리고 성장 곡선은 꺾일 줄 모른다. 이젠 베트남 다낭을 시작으로 해외에서 살아보는 꿈도 실현시키기 시작했다.

김지연 대표와 공동 창업자들은 여행업을 최전선에서 지켜본 전문가들이다. 김 대표는 세종대에서 호텔관광경영학을 공부하고, 여행업에 뛰어들었다. 여행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와그트래블’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했고, 외식전문 빅테이터 서비스 ‘레드테이블’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마케팅을 도맡았다. 이 과정에서 여행 방식의 변화에 주목하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주거로까지 확장되는 변화가 머지 않았다는 흐름을 발견했다. 그리고 리브애니웨어를 창업했다.

김지연 리브애니웨어 대표. /리브애니웨어

남들의 꿈을 이뤄주는 과정은 쉽지 않다. 서비스가 자리잡기 전 초기 김 대표는 강원도와 제주도에서 ‘살아보고 싶은’ 숙소를 보유한 호스트를 영입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운전면허가 있는 탓에 김지연 대표가 서울과 강원도를 오가며 하루 10시간씩 운전했기에 지금도 창업팀 내에서 가장 뛰어난 운전 실력을 자랑한다. 호스트 영입은 디지털 마케팅만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전단지를 직접 돌리는가 하면 호스트들에 전자계약의 편리함과 장기 숙박 운영의 장점을 알렸다. 호스트들은 장단기 임대 혼용과 평일 공실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고, 최소 6박 혹은 그 이상만 판매하고 있고, 이는 리브애니웨어 앱 이용자들의 니즈와도 일치한다.

이렇게 영입한 숙소는 어느덧 총 6000채, 분기 성장률 12% 수준으로, 14년전 설립된 에어비앤비가 보유한 제주도 숙소 규모를 내년이면 따라잡을 전망이다. 성장 속도가 눈부시지만 리브애니웨어는 여전히 초기기업이다. 다낭, 니스, 리스본..살고 싶은 곳이 너무 많기에 리브애니웨어가 만들어갈 세상은 무한대다. 어디서든 살아보지 못할 이유가 없다.

리브애니웨어 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