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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투자(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에선 현업 투자자가 왜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는지를 공유합니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의 경우 누구보다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결국 스타트업이라는 것은 세상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팀이고, 변화에 따른 문제는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년간 끊임없이 변해왔지만 어찌보면 가장 변화하지 않은 것 중 하나가 주거형태다. 1인가구 비중 급증, 반려동물 가구 증가, 캠핑 등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취미 등이 생겨났으나 특정 평수와 비슷한 구조를 갖춘 아파트와 같은 주거형태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새로운 취미, 반려동물 입양 등 끊임없이 삶은 변화하나 주거 형태를 바꾸는 것은 이사 외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충분한 공간을 확보한 주거형태를 갖춘다면 문제가 되지 않으나 높아진 주거 비용으로 인해서 현실적으로 요원한게 사실이다. 1인 가구들의 경우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이러한 취미를 갖는 것은 다소 무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팀이 ‘미니창고 다락’을 서비스하는 세컨신드롬이다. 오랜 기간 변하지 않는 분야에서 삶의 다양한 형태에 따른 변화를 이끌어내는 프롭테크 기업이다.
세컨신드롬이 서비스하고 있는 ‘미니창고 다락’은 국내에서는 공유창고라고 불리는 셀프스토리지 서비스로 해외의 경우 특별한 서비스는 아니다. 주거 공간 이외에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는 미국과 일본의 경우 일상화되어 있고 미국은 2018년에 이미 $380억 달러를 넘어서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시장 속성은 조금 다른데, 일본은 작은 규모의 도심지에 미국은 큰 컨테이너 형태에 교외를 선호한다. 국내는 주거 형태 및 도심 밀집도가 유사한 일본에 가까운 형태였다.
투자 검토를 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은 시장 규모가 충분한가, 그리고 압도적 1위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었다. 해외의 경우 가구당 10%까지 침투할 경우 시장 성장이 1%로 성숙시장에 도달하는 것을 기반으로 국내의 가구수와 1인당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등을 가정해서 산출했다. 이 과정에서 확인한 건 시장 규모가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더 큰 도전은 압도적 1위가 될 수 있는가였다. 일본의 경우 1위 업체가 16% 시장을 차지하고 Top4의 시장 점유율이 40%에 불과했다. 중소 규모 사업자가 나머지 60%를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가 흔히 볼수 있는 Winner takes it all이 아닌 시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속도가 느릴 경우 중소 규모 사업자에게 시장을 모두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1) 데이터 기반한 입지 선정 및 가설 검증, 2) 무인 자동화, 3) 유저의 피드백 충족을 확인했고, 투자로 이어졌다.
◇‘압도적 1위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카카오벤처스의 분석
첫번째, 연간 2,300개의 부동산 물건지를 필터링할 정도로 과학적인 입지분석 방법론 보유하고 있다.
서울을 예를 들면 주요 입지별로 연령대, 주거형태, 가족 구성원들이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세컨신드롬은 다양한 유형의 지역 데이터 확보에 집중하고, 입지분석 방법론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1호점을 가장 작은 지점으로 하여 주거와 커머셜 수요를 검증했다. 이후 2호점은 오피스텔 수요, 3호점은 중대형 아파트, 4호점은 역세권 등으로 수집한 데이터와 방법론의 실제 적용을 통해 검증했다. 이를 통해서 BEP를 넘어서는 75% 이상의 점유율을 확인하며 이후 신규 지점 런칭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두번째, 기술력 개발에 집중했다.
부동산에 기반한 프롭테크 기업이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 영역과 달리 높은 GPM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결국 비용 절감이 되지 않으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초부터 기술력 개발에 집중했다. 다락의 관제솔루션은 물품 보관에 최적화된 온습도 상태를 계절별 시나리오를 설정하여 해당 레인지를 벗어날 경우 지점 내 냉난방기기, 제습기 등이 자동으로 작동된다. 자체 개발한 Adaptive Climate Control를 적용해 낮은 비용으로 지점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세번째, 유저들의 피드백을 충분히 충족시켰다.
물품 ‘보관’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물품 ‘이동’까지 모두 하나의 서비스로 일원화했다. 투어부터 결제, 엑세스까지 모바일과 연동되는 O2O 서비스를 초기부터 도입해 유저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MZ세대 1인가구가 이삿짐, 인테리어짐, 의류, 도서, 취미용품, 소장품 등을 주로 보관하는 것을 파악해 특성화 된 공간을 제공했다. 특히 합리적 소비와 자기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들의 성향상 리셀용품이나 아이돌굿즈 같은 특이한 품목들도 상당수 보관하는 것을 보고 관련 상품 개발에 나섰다.
카카오벤처스 투자 이후 미니창고 다락은 총 사이트수 55개, 소비자인지도 압도적 1위를 달성하며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또 평균 한달에 1~2번 방문하나 주간 단위 이용자도 45%에 달할 정도로 생활권역 안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누적이용건수 87,000건 평균이용기간 12개월, 재이용률 50%를 달성하여 빠르게 성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보면 독보적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매년 수없이 많은 스타트업이 나오고 있으며, 모바일 환경 특성상 나만의 아이디어 라는 것이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VC 입장에서 팀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초기부터 타 스타트업과 다른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고는가, 서비스 초창기 부터 유저들을 생각하고 개발에 집중하는가, 마케팅 전략을 얼마나 촘촘한가 등이 중요하다. 좋은 팀에 투자한다는 다소 모호한 표현을 돌이켜 보면 결국 이러한 남들보다 한발짝 더 앞서 나가기 위한 실행력을 갖춘 팀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컨신드롬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그들만의 실행력을 통해서 1위로 올라선 팀이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고 서비스 지역 확대 등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실행력은 1위를 놓치지 않을 것을 확신한다. 세컨신드롬을 통해서 많은 이들이 주거 환경 때문에 하고 싶은 취미, 수집하고 싶은 물건을 놓치지 않고 더 풍요로운 삶이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