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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웍스페이스에서 1000명에 한명, 0.1%만 유료 가입자로 설득이 되면, 데가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이 됩니다.”

3년차 창업가인 김우진(33, 89년생) 비즈니스캔버스 대표는 구글의 정식 파트너 기업입니다.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와 클라우드에서, 그리고 문서 활용 시장에서 격전을 펼치는 가운데 비밀 병기 하나가 바로 비즈니스캔버스의 서비스인 타입드(Typed)라는 문서 SaaS(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입니다. 본래 천성 창업가 유전자(DNA)였을까.

김 대표는 “유년기 때는 그냥 공부 열심히 하는 모범생이었죠. 실은 외고 자퇴했어요.”라며 “사실 학업에 대한 부담이 되게 컸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합니다. 서울대를 나온 부모를 둔 장남인 그는 “어릴 때는 당연히 열심히 공부해야지, 이런 식으로 하다가 고등학교 때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대 못 가면 정말 큰일 나겠다’고, 어린 마음에 항상 부담을 가지고 살아서 반발로 영화 감독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죠.”

대안으로 프랑스 유학갔던 청년은 지금은 시리즈A 투자를 마친 SaaS 스타트업 대표로 돌아왔습니다. 김 대표의 스토리를 듣고, 그의 카톡 프사에서 가져온 사진입니다. 엄청나게 많은 사진을 제공해주셨는데, 쫌아는기자들 눈에는 왠지 이 사진이 그의 전환점을 보여주는 전부로 보였습니다.

김우진 비즈니스캔버스 대표의 카톡에는 무려 43장의 프사가 있었다. 쫌아는기자들의 픽은 이 사진이다. 90분간 그와 인터뷰한 뒤에 우연히 본 이 사진이 김우진이란 창업가의 진심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김우진 대표 카톡 캡쳐

◇2023년 1월 시리즈A 투자유치한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 “Runway”

인터뷰 일정을 조율하던, 작년 12월과 올 1월 사이에 비즈니스캔버스는 시리즈A 후속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당시 사업계획서를 봤는데, 예전에 다른 스타트업과는 달라진 한 장의 페이지를 발견했습니다. 런웨이(Runway). 돈을 받으려는 계획서에도 이제는 ‘생존 기간’을 적시해야하는 상황이라는 스타트업 현실이 확 느껴졌습니다. 2023년의 투자 혹한기에 다른 스타트업 창업팀들도 사업계획서 만들때 참조하시라고 먼저 한 장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이제 인터뷰 시작합니다.

◇대체 ‘타입드’가 뭐야. 슬랙도, 노션도 쓰는데 또 타입드가 필요할까

-’타입드’죠? 비즈니스캔버스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예. 타입드(Typed)라는 문서 SaaS(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운영하고 있어요. 대부분 SaaS들이 기업 대상(B2B)만 하는 곳들도 있지만, 유명한 피그마, 노션 같은 경우는 본래 개인(B2C) 영역, 그러니까 개인 이용자들, 심지어 학생들에서 시작한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타입드도 처음에는 국가를 막론하고 개인 이용자들로 시작했습니다. 노션, 피그마도 그랬듯, 업마켓으로, 바텀업으로 올라가고 있어요. 개인에서 팀단위, 부서 단위로, 그리고 기업도 스타트업에서부터 점점 큰 엔터프라이즈까지. 슬랙 같은 경우도 처음에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썼지만 지금은 엔터프라이즈 레벨을 넘어서, 정부(B2G) 대상으로도 많이 하더라고요. 타입드는 작년엔 개인 이용자와 스타트업들 위주로, 올해는 엔터프라이즈까지 업 마켓할 계획입니다.”

-문서 SaaS는 많은데, 굳이 타입드가 해소해야할 페인포인트라는게 있을까요?

“타입드는 설치할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바로 본인 계정으로 활용 가능한, 그런 예전의 다른 SaaS와 똑같은 장점을 가지고 있고요. 기본적으로 문서를 작성하고 협업하고 지식을 활용하는 서비스입니다. 다들 협업하면서 문서 작업하시잖아요. 노션도 요즘 많이들 쓰고 있고요. 타입드는 좀 달라요. ‘리서치 헤비’한 문서가 강점이라고 할까요? 예를 들면 비즈니스캔버스는 최근 50억원의 시리즈A2 라운드 50억 유치 마무리했잖아요. 투자받으려면 사업계획서를 써야죠.”(@김우진 대표는 직접 타입드로 문서 작업하는 화면을 줌으로 공유했다.)

“문서툴은 일단 구글과 파트너십을 통해 구글 문서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글 닥스는 물론이고, 슬라이드시트, 워드, 엑셀…. 그러니까 마이크로소프트의 포맷도 타입드에서 잘 됩니다. PDF파일도 올릴 수가 있고요. 문서에 들어가면, 기존 워드 프로세서랑 똑같죠. PPT도 마찬가지로 할 수 있고요.”

“과연 문서 작업이란게 뭘까요? 지식을 담는 컨테이너잖아요. 지식을 창출하는 과정이란게 기존에 있던 정보들을 종합하고 수집하는 과정 아닌가요. 리서치하다보면 수많은 탭들이 여기저기 막 띄워지고, 정신없죠. 어떤건 열리고 또 뭔 안 열리고. 타입드는 그게 엑셀이든 웹 아티클이든 심지어 유튜브든, 바로 수집해서 한번에 열 수 있습니다. 해보면 알아요, 그 편리성.”

-그 정도의 편의성을 주는 서비스는 굳이 타입드가 아니더라도?

“또 하나 더. 왼쪽에 지금 보이시는 라이브러리 패널, 이건 독특하죠? 온갖 종류의 문서나 프로그램들이 모두 떠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같은 팀의 다른 동료들이 작업한 문서, 또는 작업하면서 모은 외부 자료들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추천 자료가 떠 있죠. 본인이 찾은 자료 뿐만 아니라, 다른 자료도요. 추천 자료 같은 경우는 현재 본인이 작성 중인 사업계획서라는 주제와 연관성이 있는 자료들을 올려줍니다. 예전에 다른 동료가 만들었던 투자 유치와 관련있는 자료들, 예컨대 영문 IR 자료처럼, 본인이 만들지 않았더라도 같은 팀원이 만들었다면, 그런 자료를 보여줍니다. 검색 기능도 있어요.”

“사업 계획서를 쓰다가, ‘프라이싱’이라는 걸 구글 드라이브에서 검색해볼께요. 팀원들이 올려놓은 산출물을 활용합니다. 지식의 네트워크 효과가 나기 시작합니다. 단순히 산출물 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각자의 리포트 작성 당시에 참조하거나, 찾았던 자료까지 볼 수 있어요. 여기 검색 결과에 슬랙의 프라이싱이 떴네요. 누군가, 찾아놓은 자료입니다. 이곳 백링크를 누르면, 보이시죠?, 이 문서는 슬랙 홈페이지의 화면이구요. 이렇게 외부 자료의 소스 확인도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누가 작업하려고 캡처해 가져온거죠. 저는 웹서핑하거나 캡쳐할 필요없이 이 자료를 가져다가 사업계획서를 만들때 쓰면 됩니다.”

김우진 비즈니스캔버스 대표. /비즈니스캔버스 제공

◇세계 지식노동자들은 매일 평균 2시간씩 외부 자료 찾는데 시간 낭비한다.

-지식 협업툴이 기업에게 수백억원의 가치가 있다?

“재작년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지식 노동자들이 하루 평균 2시간에서 2.5시간씩 외부 자료를 찾아 헤매는 데 쓰고 있다고 해요. 슬랙이나 G메일 등 좋은 툴이 많아지는데, 정작 정보가 점점 분산되고 있는 겁니다. 직원 1000명을 둔 기업이라면 연간 300억 원 이상의 손실이 이런 비효율 탓에 발생합니다.

-타입드 시스템이 자료의 가치를 하나씩 평가하는 능력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추천 기능은 쓰면 쓸수록 강력해집니다. 예컨대 어떤 문서를 쓸 때 어떤 자료들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시스템은 알고 있잖아요. 때로는 어제 내가 쓴 문서를 또 내가 참고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많이 참조하는 케이스들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관계성이 정의가 됩니다. 많이 이용된 문서는 더욱 좋은 추천 대상이 됩니다. 인간의 뇌랑 똑같죠. 인간의 뇌도 폴더 시스템처럼 엄청나게 분류하는게 아니라, 강화 학습을 하는 거잖아요. 연상을 기반으로 뉴런과 시냅스 사이에서 계속 강화 학습이 되는 것처럼요. (@김 대표는 팀 전체의 문서들이 흩어져있고, 각 문서들은 여러 선으로 이어진 화면을 띄웠다) 예컨데 지금 이 문서는 혼자 끈떨어진 연처럼 아무 링크 없이 동떨어져 있는데, 결국 팀원 전체로 봤을 때 그다지 많이 활용 안 되는 자료죠. 굳이 삭제를 안 해도 활용도가 자연스럽게 낮아지면 추천에 잘 안 떠요. 마치 논문 쓸 때 많이 참고가 되면 랭킹에 올라가는 것처럼.”

-일테면 공유하는 팀, 또는 기업 전체가, 여하간 공유 권한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올린 문서와 그때 활용했던 외부 다른 자료들을 타입드 위에서 모두 볼 수 있다는거죠? 내가 하는 문서 작업에 따라, 추천해주는데, 기본 알고리즘은 이전에 유사한 상황에서 많이 인용된 문서들을 다시 추천해 준다는 식인건가요?

“너무 정확합니다. 물론 여기 자물쇠 표시가 있는 것처럼 팀 차원에서 같이 쓰고 있는 공간이라고 할지라도, 예컨대 연봉 관련 자료라든지 권한 관리가 필요한 자료들은 따로 권한 설정이 가능합니다. 나만 혼자 보든지, 몇 명만 볼 수 있도록요.”

-어떤 포맷도 모두 끌어다 쓸 수 있나요? 경쟁사인 MS 워드도요? 한컴의 워드도요?

“콘텐츠의 형식 포맷에 관련해선 제한이 없어요. 예컨대 웹에서 문서를 이렇게 잡아서 가져오면 됩니다. 컨트롤 c만 누르면 타입드 클릭 보드에서 인식하고, 작성 화면에서 컨트롤 v를 누르면 끝입니다. 클릭만 하면 바로 들어가요. 이미지든 한글이든 ppt든 뭐든, 여기에도 이렇게 그냥 드로그 앤 드롭만 하면 되고요. MS 워드도 되고 ppt도 되고요. 엑셀도.”

◇184국에서 쓴다? 맞긴한데, 이용자수는 아직 적어... 초기 단계

-비즈니스캠버스의 기업소개서를 봤더니 타입드가 184국에 진출했다고?

“타입드는 작년 2월부터 유료화했어요. 재작년 12월까지는 클로즈 베타였어요. 2020년 7월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사실 다른 스타트업들 중에는 이미 어느 정도 최소기능제품(MVP)를 만들고 법인 설립하는 경우도 많지만, 저희는 안 그랬습니다. 제품 개발 시작한 게 2021년 1월 정도부터. 기획 단계에서 사용자 검증이 오래 걸렸고. 1년 정도 CBT 하다가, 2021년 작년 2월에 오픈 베타하면서 바로 유료화했어요. 초기인데도 이용자가 184국까지 나간 건, 여러 플랫폼에서 개인 사용자, 얼리어답터 중심으로 바이럴이 많이 됐었고요.”

-이용자수는요?

“아직은 이용자는 3만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예요. 한 나라에 한 분인 곳도 있고요. 절대적인 모수는 아직 크지 않고요. 수리남에서도 한 명 정도 쓰시더라고요. 단지 184국이란 대목을 어필하는 이유는 그만큼 확장성이 있다는 부분을 얘기하고 싶어서요. 국내에 많은 유니콘이 있지만, 대부분 내수 위주의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타입드는 글로벌 확장성이 굉장히 뛰어납니다. 언어 메뉴 정도만 번역해 주면 누구나 쓸 수 있죠. 문서라는게 굉장히 보편적인 서비스거든요. 사우디아라비아든 인도 사람이든 캐나다 사람이든 한국 사람이든 거의 똑같은 리서치와 문서 작성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어요.”

-3만명이 모두 유료 이용자는 아니죠?

“예. 기본적으로 무료로 활용 가능하지만 프리미엄을 쓰려면 유료입니다. 작년 2월 개인 사용자 대상으로 얼리버드 혜택으로 빠르게 유료화하면서 가설 검증도 그때 해봤어요. 사람들이 진짜 돈을 낼까? 당시에는 4.2달러 정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미래를 보잖아요. 이거 설마 결제하겠어, 솔직히 이런 생각으로 했던 게 컸죠. 일단 사용자들이 판단하게 맡겨야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결제했어요. B2C 시장에 빨리 가도 되겠다고 판단했고, 4~5월에 추가 기능을 넣고, 6~7월부터 본격적으로 지금의 플라이싱 플랜으로 갔습니다.

“처음엔 누구나 자유롭게 가입만 하면 구글 계정으로 25개 문서까지는 쓸 수 있고요. 기능의 제한 없이. 타입드에 익숙해지고 효용을 느끼는 지점, 그게 대부분 25개 문서를 쓸때 정도인데, 그런 분들에게 과금을 합니다. 작년 7월 정도부터 B2B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고객사들이 스타트업들이 거의 다죠. 아직은 초기입니다.”

김우진 비즈니스캠버스의 유튜브 인터뷰 영상.

◇창업 1년만에, 이용자도 1000명 뿐인데 구글과 파트너십 맺은 노하우

-문서 시장은 포화아닌가요? 포화된 시장에서 무엇을 얻을까요?

“아닙니다. 태동기입니다. 타입드는 구글 웍스페이스를 기반으로 합니다. 구글 웍스페이스 유저가 세계 30억 명 정도 됩니다. 물론 G메일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고요. 진짜 구글 문서 툴만 쓰는 사용자는, 특히 유료로 쓰는 사용자는 600만 명 이상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문서 시장에서 주목할 대목은, MS 오피스와 구글 웍스페이스라는 듀오 폴리, 그러니까 과점 시장이란 대목입니다. 본래는 MS 독점이었죠. 구글이 가격 경쟁력이나 동시 협업 등으로 젊은 이용자 사이에서 압도적으로 강해지고 있습니다. 타입드는 이런 구글 웍스페이스를 기반으로, 구글의 효용을 그대로 주면서, 협업이나 지식 활용이란 가치를 하나 더 얹는 겁니다. 30억 명 중에 만약에 1%를 접근 가능한 시장으로 보면, 3000만명입니다. 타입드가 1%를 다 먹지 못하고 몇 년 안에 0.1%만 잡는다고 해도 300만 명이잖아요. 1000명 중에 한 명만, 방금 설명드린 타입드의 기능이 좋다고 느끼면, 이 시장을 잡게 됩니다.”

-300만 명의 가입자면 기업가치는 어느 정도까지 갈까요?

“잘 아시는 노션의 유료 사용자가 300만 명입니다. 유료 이용자는 예컨대 한달 10달러씩 계속 지불하니까. 타입드가 진짜 0.1%만 설득할 수 있다면, 데카콘으로 갈 수 있습니다.

오늘의 무료 콘텐츠는 여기까지이고, 전문은 유료 구독자에게 공개합니다. 유료 구독자는 2021년 3월 이후에 발행한 모든 콘텐츠를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전문에 나온, 부제와 질문, 사진, 그래픽입니다. 유료 가입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8656 입니다. 감사합니다.

-구글이 왜 타입드를 생태계에 넣었을까요? 채 1년도 안됐을때 구글이 덜컥 타입드를 파트너로 인정했죠?

-창업 1년째면 구글에 보여줄 데이터도 없었을텐데, 설득의 포인트는?

◇파리대 예일대 스탠포드대 서울대 뉴욕대... 학벌로 화제됐던 스타트업이지만

-타입드의 경쟁상대는 세계 넘버1인 노션인가요?

-창업 아이템은 오랜동안 문서의 페인포인트를 보면서 찾은건가 보네요.

-비즈니스캔버스는 학벌이 좋은 스타트업이란 인식이 있습니다만.

-잠시만, 그래도 아이비리그랑 고졸 출신이랑 연봉이 다를 것 아닌가요?

-소위 좋은 학벌에 있는 분들 사이에 불만이 있지 않나요.

◇“서울대 못가면 정말 큰일 나겠다”며 방황했던 외고생

-한때 외고를 중퇴하고 영화감독을 지망하던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영화판 근처도 안가고, 정작 경영학과를 진학했습니다.

-프랑스 유학보낸 아버지 심정은 어땠을까요?

◇밤10시에 퇴근해서 아기 보고, 밤 12시 출근하는 삶... 외롭지 않다

-잘나가던 딜로이트 사표내고 무작정 창업한 케이스?

-창업가의 삶, 만족하나요? 가장 외로울 때는?

-밤 12시에 출근하는 남편을 아내가 뭐라 안 그래요?

-파리로 비행기타고 왔던 아버님은 현재의 김 대표 모습을 어떻게 평가할까요.

비즈니스캔버스의 직원들 단체 사진. /비즈니스캔버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