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트 멤버스 고객을 대상으로 3년 동안 무상으로 AS를 하겠습니다”.

가구업체 현대리바트가 지난 1일부터 홈페이지와 앱 초기 화면에 띄운 공지사항이다.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는 직접 설명을 하고 있다. 원래 리바트를 비롯한 가구업체들은 품질 보증 기간이 1년이다. 한국소비자원 기준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이걸 2년이나 추가 확대했다. 기간만 늘린 게 아니다. 공짜로 AS를 해주는 품목도 늘렸다. 쇼파, 침대, 서랍장 등 가구뿐만 아니라 리모델링 시공 패키지 상품까지 총 2500종으로 늘렸다. 현대리바트뿐만 아니다. 한샘,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 집 등도 나서 ‘책임 보장제’ ‘보상 판매’ 같은 기존 고객들을 위한 사후 서비스를 도입했다. 왜일까.

그래픽=이진영

코로나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가구 소비 역풍에 대한 가구 업체들의 대응이다. 코로나 기간 집안 생활 기간이 늘면서 가구 업체는 호황을 맞았다. 하지만 통상 가구나 인테리어를 바꾸는 데까지 5~10년이 걸리기 때문에 너무 많이 팔린 게 역설적으로 ‘보릿고개’ 기간만 늘리는 셈이 된 것이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가구업체들은 보증 기간 늘리기, 보상판매 등을 선택한 것이다. 가구 교체기 이전이라도 해당 가구 브랜드와 접점을 늘리고, 이를 통해 고객 관리를 하겠다는 것이다. 유통업체들이 회원제 고객을 모아서 자기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려는 ‘록인’(Lock in) 전략이 가구 판매에서 적용되는 셈이다.

◇코로나 기간 가구·가전 다 바꿨다…충성고객 ‘록인’ 전략

현대리바트의 AS 기간 확대는 업계 최초다. 현대리바트는 이와 함께 멤버십 제도도 확대해 현대백화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H.Point’와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우리 제품을 이용해주는 고객에게 더 신뢰받기 위한 서비스”라며 “이달 한 달간 멤버십 회원 확대를 위해 이벤트도 진행한다”고 했다.

1위 가구업체 한샘도 지난달 ‘인테리어 공사 보상판매’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한샘 제품으로 시공한 부엌과 욕실, 수납장, 창호, 문, 중문 등을 일정 가격을 들여 다시 한샘 제품으로 리모델링하면 최대 1000만원 가격 할인을 받는다. 그간 업계는 주로 가구에만 보상판매를 적용했으나 한샘은 인테리어 공사 전반으로 확대 적용했다. 이전 공사 이력이 없어도 이사 예정인 집에 한샘리하우스 상품이 설치돼 있으면 보상판매 대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한샘은 작년 10월부터 리모델링 공사 후 1년간은 무상으로 AS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한책임’ 서비스도 도입했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 집은 올 상반기 ‘시공책임보상제’를 도입해 시공업체 때문에 생긴 여러 인테리어 하자에 대해 보상을 하기로 했다. 오늘의 집은 고객만족팀을 신설해 인테리어 시공 관련 고객 불만 접수 시스템도 마련할 계획이다. 가전 업계도 가세했다. SK매직은 오래된 식기 세척기를 반납하면 새 제품을 반값에 할인하고, 안마 의자·의료기기 업체 세라젬도 안마의자 제품을 자사 특정 모델로 교체하면 최대 60만원을 할인해주는 보상 판매 제도를 운영 중이다.

◇부동산 시장 회복도 가구업계 희소식

작년 하반기부터 수요 감소 등 여파로 실적이 부진했던 가구업체들은 이 같은 전략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불황에서 탈출하겠단 전략이다. 한샘은 지난 2분기 매출 5147억9300만원, 영업이익 12억2600만원을 기록하며 4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지난 1분기 적자를 낸 현대리바트도 2분기엔 영업이익 34억7600만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최근엔 부동산 시장도 살아나는 조짐이 보이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지난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주택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5만2592건으로 전년 동월(5만304건) 대비 4.5% 증가하면서 부동산 거래가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