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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드라마가 많은건, 이유가 있습니다. 암묵적인 선망입니다. 세상 힘들다는 정형외과 의사? 내가 될 수 없다면, 정형외과 의사 한명 정도 친한 친구였으면 좋겠습니다. 노두현 코넥티브 창업자는 ‘친구였으면 좋겠다’라는 리스트라면 ‘톱’일지 모릅니다. 사진이 딱 ‘똑똑하고 성실한 정형외과 의사’입니다. 드라마에서 캐스팅한다면, 연애하는 주인공 의사 옆에서 ‘정형적인 좋은 의사 선후배’로 등장할 법합니다.
인간 신체의 뼈와 근육을 수술 치료하는 정형외과가 인공지능의 혜택에서 가장 뒤쳐졌다고 합니다. 정형외과 의사는 목수와 비슷하다네요. 뼈에 구멍을 뚫고 인공 관절을 딱 맞게 집어넣는 겁니다. 단, 차이점은 목수는 훤히 전체를 보면서 설계도대로 작업을 하지만, 정형외과 의사는 그렇지 못하다는 대목입니다. 일부만 보면서 수술하다보니, 완벽한 정확도는 불가능합니다. 대략 70~80%의 정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1도 단위의 정밀 수술도 어렵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정형외과 진료에서 수술까지 길면 1년 넘게 걸린다고 합니다. 의사수는 모라잔데, 환자는 급증합니다. 예컨대 인공관절은 연간 10만명 수준인데, 곧 20만명이 넘을 것같다네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다들 오래살다보니 뼈가 닳고 닳은 겁니다. 그런데 인공관절 수술에는 의사 4명이 꼬박 한시간 정도 들어가야한답니다. 의사를 아무리 많이 양성한다고 해도, 서너달만에 수술 받기는 불가능해보입니다.
노두현 창업자는 정형외과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겠다고 합니다. 엑스레이 판독에서 로봇 수술까지 모두 풀겠다고 합니다. 아무리 짧아도 족히 10년은 걸릴 것 같은 노두현의 도전입니다.
◇엑스레이만 보면 뼈를 어떻게 1mm 자를지 알려준다
-인공관절 수술로봇을 개발하는 회사라고 들었습니다만.
“생긴건 2년됐고요. 하지만 처음 1년은 병원에서 여러 서류 승인 등 작업하는데 들어갔고, 본격적으로 투자받고 시작한건 작년 8월입니다. 한 1년 3개월쯤 됐어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랑 로봇 만드는 회사입니다. 엑스레이 분석하는 루닛이나 뷰노 같은 곳은 왜, 가슴 사진을 자동 분석해주잖아요. 그 것의 근골격계 버전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가슴 엑스레이를 가지곤 수술 계획을 하진 않는데, 근골격 엑스레이는 이걸 바탕으로 수술 계획을 세우거든요. 뼈를 어떻게 자를지, 그런 계획 세워주는 소프트웨어도 만들어요.”
“3차원 설계 소프트웨어도 개발합니다. 정밀 검사할 때 CT MRI를 찍잖아요. 이게 3차원 데이터입니다. AI 처리하는 기술을 만들고 있고, 이걸 3차원으로 프로세싱하면, 실제 로봇 수술할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수술 로봇을 만들고 있습니다.”
-예컨대 관절염 환자의 엑스레이 한 장을 찍으면, 곧바로 의사에게 1번 자동으로 판독한 결과를 보여주고, 2번 수술 계획을 제안하고, 3번 실제 수술에 활용할 3차원 데이터로 변환하고, 마지막 4번 의사가 수술할 때 함께할 수술 로봇을 만든다는 거네요? 근골격계 수술의 모든 과정을 같이 한다?
”그쵸. 순서대로 X, P, C, R입니다. 코넥티브X, 코넥티브P, 코넥티브C, 코넥티브R이라고 합니다. 엑스레이 사진을 집어넣으면 현재는 다섯 가지 판독 기능이 들어가 있어요. 관절염 단계라든지 알려줘요. 보라색, 빨간색, 파란색 등으로 관절선이나, 관절 연골의 두께를 보여줍니다.”
“다리 정렬도 보여줍니다. 오다리인 경우엔 오다리 각도를 측정합니다. 말하자면, 의사가 수술하거나 환자 치료할 때, 어떻게 수술 또는 치료할지 방침을 정할 때 꼭 필요한 중요한 인자들입니다.”
“수술 설계하는 소프트웨어는 이미 만들었어요. 버전 1은 됐고, 업그레이드한 버전2는 곧 만들 예정입니다. 수술할 때 뼈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카메라도 개발 중입니다. 뼈가 있으면, 사람 눈으로 봐도, mm 단위로 이렇게 재는건 어렵잖아요. 정밀 3D 카메라는 가능합니다. 정확하게 자를 수 있는 시스템이 되는 겁니다.”
“지금 정형외과 전체적인 영역은 굉장히 아날로그입니다. 의사의 주관에 기초한게 많아요. 코넥티브는 전형외과에서 AI 기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하는 곳입니다. 진단에서 수술까지 전과정을요.”
◇인공관절 수술할 때 로봇으로 수술해야하는 이유
-인공관절 뿐만 아니라, 정형외과의 진료·수술 전반에 대한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모두 하네요?
”맞습니다. 참, 인공관절 수술할 때, 로봇으로 하는게 좋습니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로봇이 네 가지인데, 의사로서 수술할 때 모두 써봤는데 로봇 수술이 결과가 좋은 편이죠. 여러 문헌들에서 나와요. 호주나 미국에서 수술 환자들을 추적해 재수술과 같은 경과를 본 데이터를 보면, 수술후 한 4년 정도 지나면 벌써부터 차이가 나기 시작해요. 인공관절 수술은 한 20년, 30년 정도 쓴다고 계획하는 수술입니다. 로봇 기술들로 하는게 수명도 길어지고 결과도 좋아졌죠.”
-정형외과 수술로봇이 이미 존재하는데, 왜 코넥티브가 또 개발에 나선다는 걸까요?
”수술로봇의 단점 때문입니다. 로봇없이 하는 수술보다 확실하게 수술 경과가 좋아요. 하지만 단점은 수술 시간이 더 많이 걸리고, 염증도 생기고, 수술시 트레킹 시스템도 써야하는 대목이예요. 특히 트레킹 시스템을 쓰면, 핀 같은걸 뼈에 박다가 골절도 생기기도 합니다. 수술 과정이 복잡해서 안 좋아하는 의사들도 있어요. 코넥티브는 기존 로봇의 문제를 해소하려고 해요. AI 기반의 비전 센서를 수술에 도입해, 수술 시간이나 수술에 필요한 의사 숫자도 줄입니다. 더 쉽고 편하고 안전한 수술을 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있어요.”
-복잡하네요. 일반인 입장에선 관절염이 가장 익숙합니다.
“관절염 환자는 굉장히 많고요. 관절염에 국한하지 않고 근골격 환자로 넘어가면 훨씬 더 많죠. 관절염은 무릎입니다. 무릎 연골이 닳는게 관절염입니다. 나이들면 대부분 겪는 병입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에서 여자는 절반 이상이, 남자는 한 20% 정도가 관절염이 있습니다. 사실 거의 다 있는 거죠.”
“근골격은 관절염보다 큰 개념입니다. 어깨나 목이 아프잖아요? 그런 환자들이 전부 다 근골격 환자예요. 병원에 가면 엑스레이 찍어보죠. 우리가 신체 계통을 나눌 때, 소화기 계통, 신경계 계통이 있습니다. 근골격 계통은 뼈와 근육, 인대, 힘줄 등입니다. 정형외과에서 보는 질환이며, 이런 부분에 이상이 생긴 환자를 근골격 환자라 부르는 거죠.”
-신체를 이루는 뼈와 근육들로 이어진 전체를 근 골격이라고 하는데, 어떠한 이상으로 인대가 끊어지거나, 연골이 닳거나, 근육에 염증이 생기거나, 근육하고 골격을 잇는 물리적인 형태에서 뭔가 이상이 생기면, 이걸 모두 근골격 이상이라는거죠?
”맞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연간 엑스레이 2억 장 정도 찍거든요. 문제는 정확한 판독이 잘 이뤄지지 않아요. 특히 영상의학과 선생님이 없는 병원이 그렇고요. 디지털화가 안 된거죠. 예를 들면,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경우에는 디지털화가 돼 있거든요. 혈압은 숫자로 나오잖아요. 숫자가 얼마니깐 이런 약을 써야 된다는게 성립합니다. 근데 근골격 질환엔 그런 게 없어요. 처음 진단 툴로 엑스레이를 쓰는데, 당연히 디지털화해 객관적 평가를 내려야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아닌 이유는 인공지능이 없기 때문입니다. 코넥티브가 근골격 인공지능 솔루션을 만들고 있는 이유입니다”.
◇근골격 엑스레이는 판독 쉽지 않다. 그래서 인공지능에게 판독을 가르쳐주고 있다.
-하나씩 짚어보죠. 먼저 인공지능 엑스레이 판독 프로그램요. 인공지능에게 근골격 엑스레이를 가르쳐야한다는 이야기?
”학습은 엑스레이 이미지를 한장씩 전문의가 레벨링합니다. 전문의가 직접 보고, 여기 뭐가 있다는 식으로, 인공지능을 가르칩니다. 그런 반복이에요. 근데 근골격 엑스레이는 종류가 되게 많거든요. 한 200 종류가 넘어요. 기술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고, 정말 성실한 의사가 열심히 가르쳐줘야 되거든요.”
-코넥티브의 엑스레이 판독 인공지능은 몇 장이나 공부했나요?
”코넥티브는 오픈 데이터베이스나 서울대병원 데이터베이스를 쓰기도 했는데, 전체적으로 한 10만 장 정도입니다.
(※노두현 대표는 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의사다. 1년에 수천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수술한다. 정형외과 의료 현장은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비효율적이다. 매일 50명 넘는 환자에게 X ray 진단 결과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써야한다. X ray를 통한 진단은 정형외과 및 영상의학과 전문의 외에 판독 비숙련 의사나 응급상황에서 촬영했을 때 종종 오진이 발생한다. 의사, 환자 모두의 고통이다. 의료 AI은 발달하지만, 근골격 엑스레이 사진은 촬영 부위와 질환 종류가 매우 다양해 개발이 어렵다. 노두현 대표가 2021년에 직접 코넥티브를 설립한 이유다. 노두현 대표는 대학시절, 국내 의대 본과 최초로 의료경영 동아리 MD위너스를 만들어 활동한 경험도 있다. 예비 의사들이 단순히 의학적 지식을 아는 것을 넘어 숲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엑스레이 판독이 근골격 치료에 처음이자 매우 중요한 대목이네요.
”인공지능이 1초만에 판독하는 효율성이죠. 생각치못한, 환자 혜택도 있습니다. 환자한테 카톡으로 엑스레이 결과 리포트 같은 것도 보낼 수가 있어요. 다들 본인 결과를 보고 싶잖아요. 이를테면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그 결과를 카톡으로 보내줘요. 의사 입장에서는 그냥 코넥티브의 판독 결과를 보내주기만 하면 되는 거죠. 분석은 여기서 일단 해줬으니까. 환자 입장에서도 그냥 막연하게 선생님 한 번 만나서 얘기 들은 걸 기억하는 게 아니라 카톡으로 딱 오니까 일단 마음이 편하겠네요.”
“할머니들이 좋아해요. 자녀들이나 손자들에게 병원 진료 받은 내용을 설명하기 쉽지 않잖아요. 자녀들이 그렇다고 매번 의사를 함께 만나서 설명듣기도 어렵구요. 할머니는 ‘의사 선생에게 들었는데 뭐였더라’라는거죠. 그랬는데 이젠 카톡을 가족들에게 보여주면 되는거죠.”
(※실제 진료 현장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일반 의원, 응급실이나 군의료의 경우 관련 영상 판독에 대한 훈련이 되지 않은 채로 환자를 보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한 의료 분쟁이 종종 발생한다. 환자를 두 번 이상 촬영하거나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들을 전전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엑스레이를 통한 관련 질환의 진단은 숙련된 정형외과 전문의 혹은 영상의학과 전 문의가 판독하는 경우 높은 진단 정확도를 보이지만 비숙련 의사인 일반의 혹은 응급상황에서 촬영되는 엑스레이에서는 그 정확도가 떨어진다 보고되고 있다.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AI 의료기술이 개발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근골격 사진의 경우 촬영 부위가 매우 다양하여 척추, 견관절, 고관절, 슬관절, 족관절과 같이 여러 부위가 있어서 개별 인공지능을 개발하기가 어렵다. 질환의 종류가 매우 다양해 연구가 어렵기도 하다.)
쫌아는기자들이 만드는, 뉴스레터 [스타트업]은 주 3회 발행하는 유료레터입니다. 오늘의 무료 콘텐츠는 여기까지 입니다. 전문의 절반을 공유합니다. 아래는 전문에 나온 부제와 질문입니다. 어떤 분이 ‘절반이나 공유하는데 누가 돈을 내고 보냐’고 걱정하십니다. 본래 쫌아는기자들의 시작은 ‘스타트업을 응원하는 기자들이 네이버나 구글에선 못보는 찐 스토리를 전달하는 뉴스레터’입니다. 그래서 상당부분을 무료 구독자께도 공유합니다. 다른 분들께도 널리 전파해주세요. 감사합니다.
◇할머니 환자들이 좋아한다. 카톡으로 엑스레이 분석 사진을 보내주니.
-다음은 수술입니다. 수술 계획과 집도?
-정확도라면, 어느 정도인가요?
-수술에 의사가 4명 들어간다는데 놀랐습니다. 여기에 수술 계획 20분에다가 실제 수술 기간이 60분이면, 폭증하면 수술 건수를 맞출 수가 없겠네요. 가끔 수술실에 비의료인이 보조로 들어가는 불법이 뉴스에 나오는데 이런 인력 부족 탓도 있겠네요.
-의사 1명이 연간 수백건의 수술을 소화한다고요?
◇부정확도가 20~30%가 된다. 사람들이 직접 자로 재고 자르는 목공일을 하다보니.
-의사 4명에다가 기계 쪽을 담당해 주는 엔지니어가 한 명 더 필요하겠군요.
-로봇수술이면 수술실 의사 숫자가 감소할 줄 알았는데 정반대네요.
-하지만 현재 로봇수술은 트래커라는 문제가 있다고?
-현재 수술은 의사 4명이 필요한데, 코넥티브의 로봇은 2명이면 충분하다는 건가요?
◇1000억원 짜리 도전.
-개발이 어디까지 되어 있는 겁니까? 이 로봇은.
-기본적인 소프트웨어 설계를 포함해 제작 관련한 기술은 모두 확립된 건가요?. -연구개발하고 실제 만들려면 첫 번째 사람, 두 번째 돈입니다.
-로봇 실용화 시점을 5년 뒤로 봤는데, 로봇까지 포함한 프로젝트의 비용을 어느 정도로 보고 계십니까?
-본래 공대에 가려다가 의대 간 케이스라고 들었습니다.
-코딩은 직접 하시나요?
-엑스레이 판독기 같은 프로그램에도 개발자로서 관여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