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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양한 AI 사진 서비스가 각종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며 크게 유행했다. 트렌디한 스튜디오 감성의 프로필 사진을 만들 수 있는 AI 프로필, 나와 닮은 판타지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AI 아바타 사진, 그리고 90년대 미국 졸업사진 컨셉의 AI 이어북까지. 일례로 작년 11월 말 ‘매직 아바타’ 기능을 출시한 ‘Lensa AI’ 앱은 11일 동안 1,260만 번 다운로드되며 AI 사진 열풍의 시작을 알렸다. 이 서비스들의 또 다른 공통점 중 하나는 잠깐 반짝하고 사라진다는 것이다. Apptopia의 분석에 따르면 AI 사진 서비스들은 12월 중순 하루에만 430만 번 다운로드되며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으나, 23년 2월에는 하루에 95만 번 다운로드되는 등 그 관심이 빠르게 식었다.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너도나도 사진을 만들어보면서 유행을 타지만, 대부분 일회성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AI 사진 서비스 중에서도 기존 유저들의 재사용을 기반으로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앱이 있다. 국내 최초로 ‘AI 프로필’ 서비스를 출시한 AI 카메라 플랫폼 캐럿이다. 캐럿 사용자들은 색상 프로필, 무대 위 아이돌, 야간스냅 등 다양한 컨셉 중에서 만들고 싶은 테마를 선택하고, 자신의 얼굴이 잘 보이는 사진을 8장만 선택하면 된다. 사진 생성에 걸리는 시간도 단 10분에 불과하다. 지난 4월 말 AI 프로필 서비스 출시 후 6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가 100만 명을 넘었으며, 매월 AI 사진을 이용하는 횟수는 300만 건에 달한다. 특히 놀라운 사실은 매일 새롭게 AI 사진을 생성하는 유저 중 대다수가 재사용 유저라는 것이다.
이렇게 재사용 유저가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캐럿에서 ‘오늘의 무료 사진’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AI 프로필 사진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유저들은 매일 무료로 새로운 테마의 AI 사진 1장을 제작할 수 있다. 또한, 처음 서비스 이용 시 선택했던 사진을 계속해서 사용해 간편하게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일자가 지난 사진은 친구 초대를 통해 생성할 수 있는 구조로 오가닉 신규 유저 또한 다수 확보했으며, 재방문한 유저는 계속해서 캐럿을 사용하며 수익 창출에도 기여했다. 유저를 재방문하게 하는 기능을 통해 서비스 지표와 수익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생성AI에서 발견한 가능성
지금은 AI 사진으로 많은 사용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지만, 처음부터 AI에 집중한 것은 아니었다. 2년 전 장진욱 대표가 매쉬업엔젤스를 처음 만났을 때, 패러닷 팀은 카메라 필터 플랫폼을 만들고 있었다. 다양한 카메라 필터가 인기를 끌었으나, 각 필터가 앱별로 분산되어 있고 콘텐츠의 유행 주기가 짧아 발생하는 문제를 카메라 앱의 플랫폼화를 통해 해결하고자 했다. 개인 크리에이터가 직접 만든 필터를 제공하면 유저들은 다양한 콘텐츠 중에서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패러닷 팀은 캐럿을 런칭하고 크리에이터 기반의 카메라 필터 플랫폼을 만들어갔다. 크리에이터 컨택을 통해 필터를 직접 소싱하고, 팔로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서 차근차근 플랫폼으로 나아갔다. 이후 필터뿐만 아니라 카메라를 활용하는 맥락을 모두 통합하는 서비스로 나아가기 위해 AR 서비스, 포즈 가이드, 타임스탬프 등 다양한 기능을 런칭하며 테스트를 거듭했다.
그러던 중 패러닷 팀은 이미지 생성 AI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Lensa에서 출시한 매직 아바타 서비스의 흥행을 지켜본 직후였다. AI 아바타 사진 생성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을 본 장진욱 대표는 아바타가 아니라 실제 자신의 사진, 즉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준다면 더 많은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준비를 시작했다.
◇AI 전문 엔지니어 없이 시작한 AI 개발
그러나 AI 프로필 사진 런칭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AI 엔지니어가 없는 팀에서 이미지 생성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스터디가 필요했다. 기존 서비스를 계속해서 만들어나가는 동시에 AI 기술을 습득하는 일은 힘들었지만, 이 시장에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밤을 새워가면서 도전했다. 그 결과 AI 프로필 서비스를 런칭할 수 있었고, 그 이후에는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빠르게 서비스를 개선했다. 오랜 시간 동안 합을 맞춰오면서 빠른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실행력을 갖춘 팀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1년 넘게 카메라 필터 플랫폼을 만든 경험은 AI 사진 플랫폼을 만드는 지금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대상이 카메라 필터에서 AI 사진으로 확대되었을 뿐, 크리에이터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동일하다. AI 사진 또한 다른 콘텐츠들과 마찬가지로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할 수 있을 때, 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기존 카메라 서비스의 일회성이 주는 한계에 대해 고민해온 팀인 만큼 지속 가능한 카메라 앱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