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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이 움직이는 수술 기구를 만드는 스타트업 리브스메드는 현재 기업가치 8000억 원 정도입니다. 작년에 프리IPO로 750억원 투자를 받았습니다. 매출은 2022년 95억원, 2023년 174억원입니다. 올해과 내년은 500억원과 1000억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상장은 내년 목표입니다. 상장에 성공한다면, 시총 조단위로 예상합니다. 리브스메드는 혁신 의료 기업입니다.
기존의 수술 기구는 관절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냥 일자형입니다. 의사가 손으로 잡고, 막대기 같은 수술 기구를 환자의 몸에 넣는 겁니다. 자를때는요? 관절이 없으니, 매끄럽게 못 자릅니다. 시대를 혁신한 건, 수술로봇으로 알려진 다빈치입니다. 60도의 관절을 가진 수술 로봇을 만들었습니다. 수십억하는 로봇인데, 의사가 조종하면서 수술합니다. 다빈치로 유명한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시총이 1300억 달러입니다. 단, 관절 60도면 대부분 자유 자재입니다만, 사각은 있습니다.
스타트업 리브스메드는 90도의 관절을 가진 수술 기구를 만들었습니다. 로봇이 아니라, 의사가 직접 손에 쥐고 움직이는 수술 기구입니다. 세계에서 유일합니다. 의사가 손의 감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수술로봇과 다른 장점도 있습니다. 가격은 60만원입니다. ‘3%의 부자를 위한 수술 로봇’이 아닌, 97%를 위한 수술 기구를 만든 겁니다.
오늘 레터는 리브스메드의 이정주 창업자입니다. 하지만 ‘성공 스토리’를 전하려는건 아닙니다. 쫌아는기자들은 2022년 2월에 그의 성공 스토리를 전했습니다. 당시 90도 관절 수술기구의 허가까지 받았고, 매출이 커나가던 시점이었습니다. 다들 성공을 예상했고, 그는 계속 성공했습니다. 당시 쫌아는기자들은 ‘앞으로 돈 벌 일만 남은 스타트업 0순위’라고 썼습니다. 카이스트 93학번에 서울대 의공학과 석박사가 이룬 성공 스토리였습니다.
쫌아는기자들은 남들처럼 박수를 쳤습니다. 하지만 시즌11에서 다시 그를 인터뷰하는 이유는 ‘힘듦’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팬데믹과 투자 혹한기를 건넌 이의 스토리입니다. 사실 2022년 2월, 모두에게 박수받던 리브스메드는, 사실 ‘죽을 뻔한 위기를 극복한 시점’입니다. 오늘 레터의 이정주 스토리는 ‘2020년~2023년’입니다. 남들은 모두 박수를 치던 시점(2022년)조차도 스타트업 창업가에겐 지나치는 어느 한 지점이었을 뿐입니다. 쫌아는기자들 시즌11의 주제는 ‘살아남의 자의 슬픔’입니다.
[쫌아는기자들의 2022년 기사] 3% 부자아닌, 97% 위한 수술 혁신 리브스메드
◇2020년 팬데믹, 해외 진출 막혀...8년 준비한 혁신 제품의 판로 사라져
-리브스메드의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내년 여름 상장이 목표입니다. 작년 174억 매출과 94억원 영업 손실을 봤어요. 올해는 한 500억원 정도 매출이 목표구요.”
-오늘 주제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입니다. 팬데믹과 투자 혹한기를 거치는 3년 스토리요.
“2020년을 기억합니다. 당시 혁신 수술 기구 개발에 성공했고, 식약처의 인증도 받았고, 한국의 병원에서 속속 채택하기 시작했고, 투자 유치 이야기도 순조로웠고, 본격적으로 세계로 나가려는 시점이었습니다. 그해 2월에 심상치 않은 뉴스가 등장했죠. 코로나의 시작이었어요.”
“2020년 1월 스페인에서 신제품 론칭 행사를 열었어요. 그다음은 3월 이탈리아 로마 행사. 당시만 해도 2011년 창업후 모든걸 쏟은 제품을 세상에 보여줘야할 시점이었죠. 로마 행사 취소했습니다. 리브스메드는 외과의 수술에 쓰이는 의료 기기 스타트업입니다. 코로나때는 외과는 수술이 중지됐으니, 우리에겐 그야말로 고된 희생의 기간이었죠. 팬데믹은 진단 키트 관련 회사는 괜찮았지만, 외과 의료기기에겐 사형선고와 같았죠.”
-팬데믹이 닥친 2020년, 갑자기 외과 수술 기구 시장이 사라진 거네요. 중요한 경영 판단은 ‘이 팬데믹이 얼마나 오래갈 지’였겠네요.
”판단이 쉽지 않았죠. 과연 얼마나 오래 가겠는가. 메르스처럼 몇 달 만 끝날까. 리브스메드는 방향을 틀어야하나. 리브스메드는 관절이 있는 복강경 수술 기구를 만드는 스타트업입니다. 인체에 구멍을 뚫고 관절이 있는 수술 기구를 넣어서, 복잡하고 정밀한 수술을 하도록 돕습니다. 관절있는 수술 기구는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기구입니다. 의사들의 수술법을 바뀌어야 하는 제품입니다. 의사를 만나야합니다. 팬데믹으로 의사을 만나기 어려워진 겁니다.”
-당시 투자금은 확보한게 있었나요?
“다행히 2020년 5월에 투자금 250억 정도를 받았어요. 팬데믹 전부터 진행되던 건인데 무사히 투자를 받았습니다.”
-팬데믹 탓에 영업을 못하는 사형 선고를 받은 시점, 다행히 돈은 남아있고, 스타트업 창업자의 판단은 무엇이었나요?
”당시 리브스메드가 만든 수술 기구는 복강경 수술기구였죠. 그걸 해외에 못 팔게 됐죠. 스톱된거죠. 선택은 기술의 진화였습니다. 복강경 뿐만 아니라, 다른 외과 수술 시장으로도 진출하는거였죠.”
“복강경은 외과의 주요 분야 가운데 하나입니다. 도전은 수술 기구 직경의 축소입니다. 당시 우리 제품은 직경 8mm였어요. 복강경 수술은 가능했지만, 다른 곳은 어려웠어요. 인체내 좁은 공간에 뚫고 들어가는 수술에는 직경 5mm라야 했어요. 가늘수록 침습도가 줄어드니까요.”
“사실 관절이 없는 수술 기구는 5mm였죠. 아주 예전부터 의사들은 5mm를 써왔거든요. 5mm의 벽만 뚫으면, 외과의 거의 모든 수술에 ‘관절 수술 기구’를 도입할 수 있어요. 세계 최대 수술로봇기업인 다빈치도 60도의 관절이 있는 상태에선 직경을 그렇게까지 줄이기가 힘들었어요. 당시 다빈치도 우리도 결국 8mm 정도였죠.”
◇팬데믹 4년, 세계 최초 ‘5mm 관절 수술기구’와 ‘관절 가진 혈관봉합기’ 개발 성공
-5mm와 8mm, 숫자만 보면 기술적 난이도 차이를 모르겠는데요?
“숫자만으로 모를꺼예요. 다빈치의 수술 로봇도 5mm에 10년 전 도전했다가 실패해 시장에서 철수했어요.”
“수술 기구잖아요. 사람 몸에 들어가서 실제로 물리적인 일을 해야하는 기구예요. 단순히 데이터만 전달하는 IT기기와는 달라요. 인체 조직을 잡아당기고 자르는 수술을 해요. 힘을 전달해야하는 겁니다. 관절없이 일자인 수술기구는 힘 전달이 수월해요. 가늘게 만들기도 쉽죠. 관절을 넣으면 다른 얘기예요. 리브스메드는 작년 중순에 5mm의 직경을 가진, 관절 90도로 움직이는 수술 기구를 만들고, 식약처 허가도 받았습니다. 의료 현장에서 판매도 시작했습니다.”
-5mm 수술 기구를 쓰면 환자 입장에선 구멍의 크기가 작아지니 좋을 것 같네요.
“당연히 배를 뚫고 들어가는 구멍이 작아요. 미용적인 측면에선, 5mm 기구는 흉터 자국이 반 이하예요. 젊은 여성들이 좋아해요. 사람 몸의 좁은 공간에서도 수술을 할 수 있어요. 예컨대 전립선은 수술 공간이 아주 작기 때문에 이 작은 기구들이 들어가서 동작을 해야만 가능한 수술이죠.”
-세계 최대기업인 다빈치가 실패했는데 리브스메드는 성공했다? 이유가 뭔가요.
”직경 5mm에는 들어가는 부품들도 훨씬 작아져야합니다. 작지만 힘 전달은 감소하면 안돼죠. 구체적인 설명까지는 밝히긴 어렵지만, 말하지만 이래요. 관절을 구현하는 기술에는 두 가지가 있어요. 25년 전에 시작한 다빈치는 당시로선 구현이 쉬운 반면, 관절 성능에는 한계가 존재하는 방식을 택했고, 진화해갔습니다. 리브스메드는 반대로, 구현은 힘들지만 관절 성능은 뛰어난 방식을 택했어요. 후자의 진화가 직경 5mm를 성공하는데 유리했던 겁니다.”
-외과 수술 기구로는 최고 난이도라는 혈관 봉합기도 도전했다고 들었는데.
“팬데믹 기간, 4년 넘게 도전한게 혈관 봉합기예요. 특수한 제품이거든요. 혈관만을 위한 수술 기구예요. 혈관을 지지고 자르는 제품이죠. 대단히 중요한 혈관을 다루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불려요. 혈관 봉합기 시장이 외과 수술의 나머지 모든 수술 기구의 시장 규모와 맞먹을 정도예요.”
“프리미엄 제품 시장인데, 존슨앤존슨과 메트로닉이란 두 글로벌 회사가 양분합니다. 이 제품은 혈관을 전기로 지지고 그다음에 칼이 튀어나와서 혈관을 샤프하게 잘라줘야해요. 전기는 1000 볼트요. 칼날까지 구비가 해야하죠. 관절 없는 일자 기구로도 쉽지 않기 때문에 존슨앤존슨과 메트로닉 두곳이 과점하고 있습니다. 근데 여기에 관절을 넣는다? 사실 창업할 때, 저도 ‘관절을 넣은 혈관 봉합기는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포기했던 건입니다. 그 정도의 난이도였죠.”
“핸드헬드형 기구로 보면, 존슨앤존슨과 메트로닉의 제품은 모두 관절이 없죠. 다빈치의 수술로봇은 60도 관절을 갖춘 기구를 만들어냈어요. 리브스메드는 세계 최초로 90도 관절로 움직이는 혈관봉합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어요. 90도 관절은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 없어요. 완성형이라고 봐도 돼요. 작년 12월 한국 식약처의 허가를 완료했어요. 올해 2분기부터 제품을 팔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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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본우로보틱스보다 많은 매출...팬데믹때 한국 시장에선 자리 잡아
-팬데믹 때 오히려 연구개발에 다걸기하는 승부를 걸었던 거네요. 불가능이라고 여겼던 5mm와 혈관봉합기에 도전이라, ‘살아남으려면 갈 수밖에 없던 길’이었을까요?
-팬데믹때도 매출은 성장했지 않았나요? 해외 못 나가는데요?
-의사들에게 ‘신개념 수술법’을 전달해야, 리브스메드 제품을 팔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매출과 같은 지표는 어떤가요?
◇팬데믹에 좌절했을때 심정...“칼을 쓴 수형자”
-국내 다른 로봇 기업과 비교하면 매출은 많은 편이네요?
-해외 매출은 현재 ‘제로’인가요? 몇 % 정도?
-팬데믹이 지난 지금에야 이렇게 쉽게 말하지만, 막 닥쳤을 당시는 어땠나요?
-칼을 쓴 수형자라는 표현도 썼던데.
◇‘나는 실패할 수 없다’ 되뇌여...당시 2000억원 투자받은 해외 경쟁사는 지금은 쇠퇴해
-창업 10년차일때 다시 R&D로 승부보려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팬데믹 위기에 진입할 때 때마침 투자받은 건 도움이 됐겠네요.
-당시 2000억원 받은 해외 경쟁사는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위기때 회사 직원들은 따라오나요. 이직과 같은 고민하지 않나요.
-5mm나 혈관봉합기가 직원들을 잡을 정도로, 엄청난 비전이었다고요?
-혈관봉합기는 역시 1000볼트의 전기로 지지는 기능이 어려웠던건가요.
◇살아남은 이유?...인내와 인내, 그리고 인내 아닐까요.
-내년 IPO 추진을 포함한 단기 목표는요?
-프리IPO때는 기업 가치가 유니콘 직전이었죠?.
-팬데믹과 투자 혹한기를 모두 건너왔잖아요. 살아남은 이유를 스스로 평가하면.
-지분율이 꽤 높았던 창업자로 기억하는데.
-코로나나 투자 혹한기를 거쳤는데, 창업가로서 꿈이 이전과 지금이 달라진게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