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뉴스레터는 쉼표입니다. ‘번아웃’의 경계선을 사는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삶과 건강이란’ 질문을 합니다. 쫌아는기자들 1호는 지난달 30일 도쿄에서 동북 방향으로 자동차로 500km 정도 떨어진 이와테현 리쿠젠다카다시(市)에서 94세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1930년 7월생입니다. 만으로 93세이고, 흔히 말하는 신문 나이로는 94세입니다. 작년 9월 이와테현의 한 보건소에서 받은 건강검진에서 기초 대사량으로 측정하는 체내(體內)연령이 36세로 나왔습니다. 혈관연령은 20세였고, 평균체질량지수(BMI)는 23.9, 체지방율은 25%이었습니다. 보건소가 기계 이상을 의심하고 서너번 체크했을 정도입니다.
올 초에 사토 할머니를 인터뷰한 일본 아사히신문은 의사의 발언을 인용해 “노인의 얼굴은 노화로 인한 골밀도 저하 탓에 광대뼈가 드러나고 눈이 움푹 패이는데 사토 씨는 피부가 팽팽하다. 경이롭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기적의 93세(일본은 신문에 만나이를 표기)”라고 했습니다.
2시간 인터뷰 동안, 사토 히데 씨는 정말 끊임없이 말했습니다. 낯선 기자와 2시간 인터뷰는 체력이 소모되는 일입니다. 인터뷰는 주로 본인이 이야기하기 때문에 잡담처럼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과는 다릅니다. 젊은 CEO도 60분쯤 지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고령의 ‘인터뷰이’라서 90분쯤 지나곤 슬슬 인터뷰를 끝내려해도 오히려 놔주지 않고 계속 이야기합니다. ‘열정’이라고 해야할까요?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잡지였습니다. 딱봐도 300페이지가 넘는 잡지를 꺼내더니, 애독한다며 건네줍니다. ‘지치’라는 잡지입니다. 글씨 크기는 신문보다 작았습니다. 노안이 온 기자는 안경 쓴 채로는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초점렌즈를 쓰는데도 그냥 읽기엔 어려워 안경을 올리고 눈앞에 갖다대고서야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한번 읽어보시라”고 사토 할머니에게 넘겼습니다. 의자에 앉고선 소리내어 술술 읽습니다. ‘이건 뭐지?’ 했습니다.
사토 할머니가 스타트업을 창업했다면 적어도 번아웃은 안왔을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 창업자도 결국은 남과 다름없는 하나의 삶입니다. 94살 할머니의 건강 비법 9가지 포인트를 전합니다. 물론 ‘건강비결’ 이야기인데, 신기하게도 ‘건강’ 대신에 ‘스타트업 경영’으로 명사를 바꿔놓고 읽어도 맥이 통합니다. 참, 주변의 50대 이상 분들에게도 권해도 좋습니다. 노화를 생각할 때, 사토 할머니의 사는법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9가지 비법을 읽기 전에 아래 기사를 먼저 보시죠. 깔금하게 정리된 지면 인터뷰입니다. 인터뷰 기사를 먼저 읽어야, 뒷이야기 중심의 레터가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인터뷰 기사] 나이는 94세, 건강검진 몸은 36세... 60년을 되돌린 할머니
1. “아침 6시에 일어나, 6시30분에 체조”… 평생 루틴 지키고 평생 몸무게 변동 없어.
노화는 잠깐 쉬는 순간에 옵니다. 50대 이상은 한번 근육이 빠지면 되돌리기 쉽지 않습니다. 70대가 되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근육이 안 빠지도록’ 유지하는건 나름 가능합니다. 노화를 상대로 젊어지려고 앞으로 나가지는 못하지만, 물러서지 않는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70대가 넘어서, 다쳐서 한번 입원하면 치명적입니다. 병상에 있는 동안에 근육량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한번 휠체어에 앉으면 다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필요한 건, 하루도 빠짐없는 루틴입니다. 사토 할머니는 구십 평생을 매일 6시에 일어나, 6시30분에 체조합니다. “평생 동안, 몸무게는 60~65kg 예요. 매일 먹는 양도 똑같고 움직이는 양도 똑같고, 몸무게가 크게 달라질 일이 없잖아요”라는 사토 할머니. 매일 같은 루틴을 증명한 게 그녀의 몸무게입니다.
‘현재보다 건강해지는 비법’은 어르신들에겐 어려운 일입니다. 없을지도 모릅니다. 대안은 ‘현재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참고로,’노화를 막는 대응’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통상, 호르몬 변화가 오는 40살에는 ‘노화 대책’을 세우고, 사토 할머니와 같은 루틴을 지키면서 건강을 유지하는게 좋습니다.
깜짝 놀란 대목은 인스턴트 라면입니다. 최근에야 처음 먹어봤다는 겁니다. 지인한테 선물받았다고 처음 먹었더니, 맛있었다네요. 94살에 처음 인스턴트 라면을 먹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습니다. 참, 국물은 안 먹었답니다. 본래 우동과 소바를 직접 만들어 먹는걸 좋아하는데, 역시 국물은 안 마신다고. 염분을 조심하는 겁니다. 유일하게 마시는 국물은 미소시루(된장국). “내가 잘하는 곳에서 된장을 가져오는 데, 이건 괜찮다는걸 아니까.”이라고 합니다. 아마 염분을 최소화한 된장인듯요.
2. “먼지가 없다.” 94세 할머니 혼자 사는 집인데.
안타깝지만 70대 이상의 어르신이 혼자 사는 집은 통상 깨끗하지 않습니다. 이와타현의 사토 할머니 집은 처음 들어설 때부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깔끔했습니다. 깔끔해지려면 3가지가 필요하겠지요.
주변을 항상 신경써야합니다. 지저분한 주변에 관심을 가져야만 청소도 할 수 있습니다. 항상 움직인다는 의미입니다. 잠깐이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금세 지저분해지기 때문입니다. 물건 정리란게 그렿죠. 그리고 시간을 아까워합니다. 예컨대 일주일에 한번씩 데이서비스(주간 보호서비스) 센터에 가는데, 오후에 자유시간이 있다고 합니다. 다른 어르신들은 다들 잡담을 하거나, 그냥 멍하니 있거나, 낮잠을 잔다고 합니다.
“이 시간에 뭘하면 좋을까”라고 고민하다가, 종이접기 프로젝트를 했다고 합니다. 예쁜 종이접기를 배워서, 주변 유치원에서 종이접기 전시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한번 하곤, 끝났다”고 하네요. 유치원에 계속 종이접기를 보내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3. “스트레스 안 받는 법은 간단해. 남에게 뭔가 해주고 바라지 않으면 돼”
사토 할머니는 “스트레스 정말 없는 편”이라고 말합니다. 비법은 두가지 입니다. 먼저 하나. 항상 뭔가 남을 위해서 하는데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고 합니다. 따로 그래야지하고 그러는건 아닌데, 성격이 그랬다고 합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때 사토 할머니의 집은 쓰나미에 떠내려갔습니다. 친척 중 7명이 쓰나미에 죽었습니다. 리쿠젠다카다시를 구글에 검색하면,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 피해가 가장 컸던 곳으로 나옵니다. 11미터가 넘는 쓰나미가 왔습니다. 리쿠젠다카다시는 거의 모든 건물이 신축입니다. 당시 쓰나미때 모두 떠내려갔기 때문에.
사토 할머니는 이재민을 위한 가설 주택에 들어가살면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습니다. 인형을 만드는일. 하루 종일 바느질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인형을 만들고, 대지진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선물했습니다. 때론 이재민을 지원하는 사람들에게도 선물했습니다. 지금까지 만든 인형이 그렇게 7000개가 넘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남에게 뭔가 해주는건 좋은데, 대가를 바란다는 생각 자체가 안든다고. 대가를 바라는 순간, 기대가 있는 순간, 그게 차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되는게 아닐까요.
“조금이라고 걱정이 생기면 조카에게 모두 말하니까. 그럼 걱정이 사라져. 나혼자만 고민하는게 아니니까. 아주 작은 일도 친한 지인들에게 모두 말해.”라는 사토 할머니. 말하자면 ‘공유’와 ‘개방’이라고 할까요. 혼자서 끙끙 앓는 일이 없다고. 마음을 여는 지인·친척에게 고민을 모두 공유하고 개방하니, 스트레스가 커지질 않는다고. 스타트업 창업자인 당신은 어떤가요? 지금 고민을 공유하고 개방할, 공동 창업자나 직원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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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단백질, 취침, 손을 쓰는 일, 독서”… 다들 아는 건강 법칙을 모두 지키는 법
5. “대지진? 쓰나미? 전후에 불탄 폐허인 도쿄서 풀죽 먹을 때와 비교하면 견딜만 했어”… 긍정 마인드
6. “집에서 가족들이 자꾸 어르신 불편할까봐 도와주니, 혼자서 뭘 안하니까, 빨리 늙는거야. 난, 혼자서 세끼 식사, 설겆이, 청소 다하니까 덜 늙는거고.”
7. “옷 리폼은 88세때 시작했어”…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 안 늙는다.
8. “결혼하곤, 세 아이를 데리고 이사를 40번 다녀.. 60대때 사별”…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
9. “젊은 친구들이 맥주를 맛있게 마시더라구. 나도 마시고 싶어서 한캔씩 마시지.”… 젊게 사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