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상가 밀집지역에 있는 매장에 임대 안내가 붙어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해 자영업자 10명이 창업하는 동안 8명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대비 폐업 비율’이 최근 10년새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대표적 자영업인 소매·음식업 폐업률은 4년 만에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고물가와 저성장, 내수침체 등 3중고가 겹치면서 자영업자의 생존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최근 10년간 개인사업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114만7000여 곳이 문을 여는 동안 91만곳(79.4%)이 문을 닫았다. 86.9%를 기록했던 2013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음식업은 문을 새로 연 점포 수만큼 폐업한 점포도 늘었다. 음식업은 지난해 15만9000곳이 문을 여는 동안 15만3000곳(96.2%)이 문을 닫았다. 제조업(103.7%), 도매업(101.4%), 부동산임대업(96.4%)이 그 뒤를 이었다.

대표적 자영업인 소매·음식업 폐업률도 20%를 넘겨 20.2%를 기록했다. 특히 소매업은 개인 사업자 129만개 중 27만개(20.8%)가 문을 닫으면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음식업도 79만개 중 15만개(19.4%)가 폐업했다.

지역별로도 전국 모든 지역에서 폐업률이 전년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폐업률은 인천(12.1%)이 가장 높았고, 광주(11.8%), 울산(11.7%), 대전(11.6%)이 그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가장 가파르게 폐업률이 오른 지역은 제주였다. 제주는 2022년 9.96%에서 지난해 10.8%로 폐업률이 가장 많이 상승했다. 일본 등으로 떠나는 해외여행이 폭증하면서 제주 지역 관광 수요가 부진해져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