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영업자 10명이 창업하는 동안, 8명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 대비 폐업자 비율’이 지난해 79.4%로 10년래 최고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창업을 하려는 개인들이 줄고, 사업을 정리하는 개인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사업 비용이 크게 늘고, 이런 고비용 구조가 고물가로 이어져 내수 경기가 침체되는 악순환이 발생한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국세청이 국회 기재위 안도걸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114만7000곳이 새로 문을 열었고, 그 사이 91만곳은 문을 닫았다. 10명이 창업하는 동안 7.9명이 문 닫은 것으로, 창업 10명당 폐업 8.7명이었던 2013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폐업을 신고한 개인사업자는 전년(80만개)보다 11만개 증가하고, 새로 창업한 개인사업자는 전년(121만개)보다 6만개 감소한 결과다.
특히 제조업과 도매업은 폐업자가 창업자 수를 앞질렀다. 제조업은 지난해 3만800곳이 창업했지만 3만2000곳(103.7%)이 문을 닫았다. 도매업은 4만5900곳이 사업을 시작하는 동안 4만6600곳(101.4%)이 사업을 접었다.
전년도 개인사업자(843만개) 대비 폐업자 비율인 ‘폐업률’은 지난해 10.8%로 전년보다 0.9%포인트 증가했다. 폐업률은 2016년(14.2%) 이후 계속 감소해 2022년 10%까지 내렸다가, 지난해 상승 전환했다. 특히 소매업은 20.8%로 10년 만에 최대, 음식업 폐업률은 19.4%로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취업난과 함께 퇴직 후 자영업으로 진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 속에서, 고물가·고금리와 내수 부진, 온라인 위주의 유통 생태계 변화로 어쩔 수 없이 폐업하고, 창업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