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스타트업이 소송으로 다투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변화를 추구하는 스타트업의 비즈니스모델이 기존 산업의 대기업·중견기업과 갈등을 겪는 사례가 많죠.

오늘은 민다와 마이리얼트립 간 소송 이야기입니다. 민감한 이슈입니다. 쫌아는기자들은 판단하는 자리에 서있지 않습니다. 다만, 피해를 본 스타트업이 있다면 구제를 받기를 바랍니다. 그렇다고 ‘단순 직원의 실수’인데 특정 스타트업이 부도덕하다는 프레임에 덧씌워지는 것도 원치 않습니다.

쫌아는기자들이 다룰 문제인지에 대해선 고민도 적지 않았습니다. 민다와 마이리얼트립 간 갈등은 아는 사람은 아는 상황이더군요. 최악의 상황은 있지도 않은 이야기들이 부풀려지고 추정성 잡음에 두 스타트업 모두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양쪽의 입장을 가급적 드라이하게 전달합니다. 너무 건조해 재미없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SNS와 같이 어딘가에서 소송 이야기를 듣고, 가십처럼 받아들이지 않도록, 쫌아는기자들이 양쪽의 사명을 공개하고 공식 입장을 전달드립니다. 아래 입장은 두 스타트업이 각각 보내준 내용 그대로입니다.

스타트업 현장의 창업자와 임직원 분들에게 ‘경쟁’의 의미에 대해 한번 되돌아볼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 민다의 입장

중소 여행플랫폼 민다의 숙박업소 정보를 얻기 위해 100회 이상 허위 예약을 시도한 대형 여행플랫폼 마이리얼트립 직원이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최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마이리얼트립 직원 A씨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마이리얼트립의 해외 숙박 사업팀 직원이었다. 피해 회사인 민다는 15년 넘게 해외 한인민박 숙박 예약 서비스를 중개해온 곳이다. A씨는 2022년 5월부터 8월까지 약 3개월 동안 경쟁 플랫폼 민다에서 타인의 명의로 102회에 거쳐 숙박 예약을 시도했다.

이중 44건의 예약이 확정되자 A씨는 확정 숙박업소의 연락처, 위치 등을 파악한 후 무료 취소 기간 내에 모두 취소했다. A씨는 자사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은 숙박업소에 입점을 권유하고, 기존 입점 숙박업소에 대해서는 연락처 변동 여부 등을 확인했다.

A씨 측은 예약·취소 행위가 경쟁사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판사는 A씨의 행위가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최 판사는 “위계란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을 일으키게 해 이용하는 것이다. 업무방해죄는 (방해)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는 것으로도 성립한다”며 “피고인은 애초부터 경쟁 플랫폼이 관리하는 한인민박 숙박업소의 연락처, 위치 등을 확보할 생각으로 예약을 진행한 바 허위 예약이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주로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한인민박 숙박업소를 예약하면서 피해자 회사 및 숙박업소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4개월 뒤로 일정을 잡았다고 진술했다”며 “피해자 회사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했다.

경쟁사에 실제 피해가 발생한 점도 인정했다. 최 판사는 “당시 피해회사는 직원이 5명에 불과했는데 피고인의 잦은 예약과 취소로 예약 처리, 카드취소 수수료 업무를 불필요하게 수행하게 됐다”며 “허위 예약으로 숙박업소를 선점하는 동안 다른 고객들은 예약을 할 수 없게 하는 등 피해자 회사의 업무가 방해됐음이 인정된다”고 했다. 한편, 본 사건은 위와 같은 형사 1심 판결외에, 민사소송도 진행 중이다.

2. 마이리얼트립의 입장

-형사소송
전(前) 직원과 민다 간의 소송으로, 예약 취소 40여 건에 대해 업무 방해혐의로 500만원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소송은 직원과의 소송이었고, 이 소송은 회사와는 무관하다.

-민사소송
현재 민사소송을 2년 째 진행하고 있지만 민다 측에서 어떤 손해가 있는지 아무런 주장 및 입증이 없다. 또한 재판부가 여러 차례에 걸쳐 독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손해에 대한 주장이나 입증이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마이리얼트립은 빠른 판결을 요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