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잠식은 악몽입니다. 2020년 6월, 회사엔 돈이 없습니다. 런웨이가 끝난 겁니다. 창업가가 개인 돈으로 직원 월급을 지급합니다. 6개월을 버팁니다. 그러곤 투자자를 찾아갑니다. ‘이젠 더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회사를 접겠습니다.’라고. 투자자가 개인 돈을 일부 태우면서 말합니다. ‘직원들에게 현재 상황 솔직하게 모두 말하시라. 마케팅비 쓰지 마라. 구조조정을 하라. 회사 살리고 싶은가. 마지막을 해보시라’.

그러곤 이 스타트업은 2021년 손익분기점(BEP)을 맞춥니다. 3년만 매출 115억 원과 영업이익 28억 원을 찍습니다28억원을 찍습니다. 자본 잠식과자본잠식과 그 후 4년째인 2024년 매출 200억 원2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뜁니다. 창업가는 “망한 기업인 줄 알았는데, 저도 쫌아는기자들과 인터뷰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2027년엔 유니콘이 될 겁니다”라고 말합니다. 해외 송금 스타트업인 크로스 이엔에프(이하크로스이엔에프(이하 크로스)의 신원희 대표입니다. ‘그땐 왜 망할 위기였냐’는 질문에 신 대표는 “저는 스타트업 병에스타트업병에 걸려있었다”고 말합니다.

자본 잠식한 스타트업에 손을 내민 건, 김항기 고위도고위드 대표입니다. 고위 드는고위드는 사실 크로스의 최대 주주 사입니다최대주주사입니다. 크로스는 코인원에서 사내 벤처로 분리된 스타트업인데, 고위다가고위드가 다른 사연으로 크로스의 지분을 떠안은 상황이었습니다.

“우리 크로스 “신원희”가 잘 됐습니다. 그와 인연은 2020년부터입니다. 2020년 1월 언젠가, 가족사인 크로스 신원희 대표가 찾아왔습니다. ‘개인 돈개인돈 다 빚내서 내서 더는 없는데, 다음 달다음달 월급이 없다. 그래서 그만둬야 할 듯하다’고 했습니다. 그땐 고위들도고위드도 월급이 매달 달리는 상황이라, ‘그러라’고 했습니다.” “도울 방법도 막막했지만, 마지막 한 번막막했지만 마지막 한번 더 물었습니다. ‘회사 살리고 다시 하고 싶어요?’. 정말 하고 싶다는 그에게 ‘구조 조정 80% 이상 할 것, 경영진 급여의 절반은 염가의 고위다가고위드가 가진 크로스 주식으로 준다’고 약속했습니다. 급한 현금은 개인 돈을개인돈을 빌려드렸습니다.”

“마지막이다, 한번 해보라 하고해봐라하고 전의를 다지며 엄숙한 저녁을 했습니다. (해외송금) 경쟁기업들은 투자를 많이 받아 수수료 무료도 하고 마케팅비도 많이 썼지만, 크로스는 투자도 0원, 월급이 매달 딸려, 수수료도 0으로 못하고 남들보다 4배 받았고, 마케팅도 제대로 못 했습니다. 우리는 돈도 없었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우리가 가진 것은 오직 정성이다. 고객만 보자. 수수료 못 깎아드리지만, 오직 고객 1명 1명에게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안되면 망하자.”

“몸이 아파 SOS를 친 고객에게 병원도 모셔다드리고, 남편에게 힘든 일을 당하는 베트남 여성분을 법적 변호도 해드렸습니다. 크로스는 고객들이 그렇게 기대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쫌아는기자들의 시즌 13을 시작합니다. 시즌 13의 첫 인터뷰는 자본 잠식에서 살아 돌아온 크로스의 이야기입니다. 앞부분은 크로스의 비즈니스 이야기, 뒷부분은 자본 잠식과 탈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쫌아는기자들은 세상 모든 스타트업을 응원합니다.

2019년, 당시 서른살이었던 신원희 대표. /본인 제공

1. 너무나 한국인에 최적화된, 한국 모바일 서비스…. 오히려 260만 외국인 근로자에겐 사용 장벽

-크로스는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 스타트업인가요. 회사 운영한 지는 이제 5년 차인 스타트업입니다. 출발선은 한국의 인구 구조 변화, 사회 변화이고요.

“한국이 인구 감소할 텐데 과도기에 외국인의 인구 유입이 필수적입니다. 2010년대 초반에만 해도 100만 명 초반이던 체류 외국인 인구가 올해는 260만 명을 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한국의 1, 2차 베이비 부머들이 퇴직하기 시작해요. 2030년까지 최소한 350만 명 이상의 외국인 근로자가 필요합니다. 한국 사회는 한국인들이 살기엔 너무나 좋은데, 크로스의 고객인 외국인 근로자에겐 다릅니다. 외국인 근로자의 한국 온라인 이용 비율이 2%가 채 안 돼요.

크로스는 되게 큰 문제라고 이걸 풀려고 해요. 왜냐하면 한국이 외국인이 더 좋은 살기 편하고 좋은 나라가 되어야, 외국인들이 더 많이 들어올 테고, 그래야 한국에 1차, 2차 산업을 포함한 다른 산업까지도 최소한의 생산이 유지가 될 테니까요. 크로스가 일단 온라인에서 문제 해결을 노립니다. 한국의 온라인과 모바일 모든 서비스는 한국인만을 고객으로 생각해 외국인들이 너무 접근하기 힘들어요. 언어적인 문제부터 경험적인 문제, 편의성의 문제 그리고 신뢰성의 문제까지. 크로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얼마든지 한국 사회에서 온라인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겁니다.”

-먼 꿈이네요. 먼 꿈을 위해 현재 하는 일은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해외 송금 서비스, 두 번째는 외국인을 위한 온라인 커머스입니다. 크로스의 출발선은 일단 언어입니다. 언어를 모두 외국인 근로자들의 네이티브 언어로 다 제공을 해드리고요. 다만 언어를 자국의 네이티브 언어로 본인들이 읽을 수 있다고 해도, 한국 온라인을 쉽게 이용 못 해요.

왜냐하면 한국의 온라인 서비스 편의성 수준이 너무 높기 때문에 오히려 외국인들한테는 큰 장벽으로 다가옵니다. 최근에 은행들이 ATM의 UI를 엄청 큰 글자 크기에 정말 심플한 내용으로 어르신 분들이 사용하기 편하게 다 바꾸는 트렌드가 있잖아요. 크로스 고객한테도 똑같이 발생해요. 앱이 너무 젊은이들 쪽으로 움직여 모든 UI가 젊은이들이 편한 방식으로 움직이다 보니, 오히려 어르신들은 전혀 이용을 못 하는 괴리가 발생하는 거예요.

지금 한국의 모든 서비스가 그렇거든요. 한국인들이 사용하기에 너무 편하기 때문에 외국인 분들은 거의 이용을 못 하는 수준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간편 인증해야 줘. 간단하게 스마트폰으로 터치하면 되죠. 휴대폰 본인 인증입니다. 필요하면 카톡 등에서 다시 재확인하죠. 한국인들은 다들 이게 있기 때문에 클릭 한 번이면 3초 만에 가입이 완료가 되지만 외국인 같은 경우에는 일단 휴대폰 본인 인증부터 안 돼요.”

-외국인 근로자들도 본인 휴대폰을 다 사지 않나요?

“외국인 근로자들은 대부분 선불폰(프리페이드폰)을 사용하세요. 프리페이드폰은 본인 인증 연결이 안 되어 있는 휴대전화입니다. 가입했다 하더라도 장벽은 꽤 많이 발생합니다. 크로스는 고객 사용 경험을 외국인한테 특화해 구성을 해두고 있고요.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때에도 언제든지 바로 전화해서 외국인의 네이티언어로, 오퍼레이팅이 들어갑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용한 후에 그 이용 데이터와 사용 경험이 크로스에 쭉 쌓입니다. 외국인 입장에선 모국 친구들이 쓰니, 신뢰성이 확보되기 시작해요.”

-아직 딱 와닿지 않아요. 예컨대 가장 많은 고객이 있는 나라가 어디일까요? 태국일까요? 태국인이 한국 왔을 때, 크로스를 어떻게 이용하게 될까요? 아직 주력은 해외 송금이죠?

“크로스 앱만 다운 받으시면 됩니다. 가입 절차는 국적, 국가마다 다른데 일단 태국 기준으로 보면 태국 분들은 페이스북을 안 쓰시는 분은 없으세요. 크로스는 회원가입을 할 때 휴대폰 본인 인증은 배제해요. (연봉 없이)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고 페이스북 아이디를 연동해 정보 받아요.

아이디가 생성되고요.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체류 자격 정보를 확인하고요. 다만, 고객이 금융이 아니라 커머스만 쓰겠다면 휴대폰 번호와 페이스북만 있으면 바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선불폰으로도 가능하네요. 한국인들처럼 SK텔레콤과 같은 통신업체와 연동하는 건 아니네요. 해외 송금은 추가 절차가 필요하죠?

“신분증 인증이 완료되면 크로스도 금융감독원에서 정해준 룰을 따릅니다. 비대면 본인 인증 방식으로, 크로스가 가상계좌 번호를 부여합니다. 고객은 이 가상계좌로 이체만 하면 본인이 원하는 본국의 은행 계좌로 바로 송금이 됩니다.”

-일단 자기 은행 계좌는 있어야 하는 거죠? 은행 가서 계좌를 만들고, 크로스가 갖고 있는 가상 계좌로 이체를 하면 이 가상 계좌에서 당신이 보내고 싶은 국가의 계좌로 다시 이체를 해준다는 형태인가요? 사실 해외 근로자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는 역시 해외 송금일 테니까.

“맞습니다.”

2. 동남아 외국인 근로자 100만 명…. 한국엔 그들을 위한 쇼핑몰은 없다.

-해외 송금 말고도, 온라인 쇼핑도 제공한다고 했죠?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온라인 쇼핑에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해요. 크로스의 접근은 이래요. 우리가 갑자기 아제르바이잔에 파견 하러 가서 2년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을 해보자. 온라인에서 어떻게 쇼핑하고, 병원은 어떻게 찾을 것인가와 같은 고민을 해봅니다. 막막하잖아요. 거기 아마존도 안 되고 언어도 잘 안 통하고 할 텐데, 이게 바로 크로스의 고객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란 겁니다. 쿠팡은 한국에서 한 석 달 살면 외국인들도 거의 다 알아요. 근데 쿠팡도 들어가 보면 한국어로 상품 설명이 나오고요. 고객의 구매 결정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사실 리뷰잖아요. 리뷰가 한국어밖에 없어요. 또 하나가 본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 예를 들어 한국인이라고 하면 김치, 신라면, 하다못해 고추장, 참기름 이런 것이 필요하죠. 그 나라에서 오래 거주하면서 먹고 살려면 한국인에겐 필수적으로 사야 하는 재료들일 거예요. 한국에 사는 외국 분들에겐 그런 상품을 파는 곳이 없는 거죠. 왜냐하면 한국인을 위한 커머스니까. 있어도 엄청 비싸요.”

-크로스가 별도의 쇼핑몰을 만들고 있다. 머천다이즈까지 직접하고 세팅한다는 건가요. 쿠팡 등과 연계하는 게 아니라?

“크로스가 직접 구축하고 있고요. 쿠팡을 연계하는 방법, 혹은 쿠팡 외에 다른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법 등을 다 고려를 해봤는데, 일단 제일 먼저 발생을 하는 문제는 가격이 너무 비싸요. 그리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있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직접 상품을 구해서 판매해야겠다. 한국에서 동남아시아 상품의 유통이 굉장히 협소해요. 중국을 제외하고 나머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한국 체류 인구는 100만 명이 넘는데, 이 100만 명 인구를 대상으로 수입되는 네이티브 상품들이 다 합쳐봤자, 얼마 안 돼요. 한국 편의점의 상품 수보다 적어요. 조금 규모가 있는 편의점은 3000개 정도의 상품을 판다고 하더라고요.”

-100만 명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파는데, 가짓수가 편의점 한 곳만큼도 없다?

“동남아의 모든 나라를 합친 게 그 정도 숫자인 거예요. 왜 이러냐? 문제를 파보니 지금 한국에 그나마 수입이 되는 동남아시아 지역 제품들은 거의 모두 한국의 동남아시아 식당 납품용이에요. 쌀국숫집에서 필요한 현지 소스와 같은 식이었던 거예요.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객으로 보고 수입하는 곳이 거의 없어요. 여기에 외국인들은 거의 100% 오프라인 소비를 하고 있어요. 이유가 온라인 커머스를 이용할 수도 없고, 대부분 시 외곽 지역에 사는데, 주말에 읍내 나가서 사는 식이예요. 읍내 마트 가서 식재료 사고 마트 근처에 있는 아시아마트 가서 소스 몇 개 사고 이 정도가 끝입니다. 이렇다 보니 한국 체류하는 동남아 인구는 이미 100만 명이 넘게 있는데 이분들의 소비 데이터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거예요. 당연히 수입하는 회사들도 시장 데이터가 아예 없다 보니까 수입을 굉장히 소극적으로 하게 되고 소량으로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가격도 엄청나게 올라가고 종류도 적은 겁니다.”

-가짓수를 늘리고 머천다이즈 기능, 물류까지 책임지려면 쉽지 않을 텐데요?

“그래도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지금 한국에서 유통되는 동남아시아 지역 물건들 가격이 생각보다 굉장히 높습니다. 보통 현지 가격의 500% 정도 이상해요.”

-현지 상품 가격보다 5배나 나간다고요. 태국 현지에서 파는 똑같은 상품인데 5배나 비싸다?

“비싸도 동남아 분들은 동남아 제품을 선호해요. 한 번도 먹어본 적도 없는 건데 선뜻 한국 제품 살 수가 없잖아요. 크로스의 1차 목표는 고객의 소비를 데이터화하는 겁니다. 한국에 이런 물건의 니즈가 이만큼 존재한다는 걸 입증하는 겁니다. 그럼 더 많은 상품이 유통되겠죠. 고객에게 원하는 제품을 제공하고, 생활비를 낮춰주는 겁니다. 동남아분들이 한국에서 살기 더 편하게요. 현재는 태국과 베트남 분들이 주로 고객이고요. 올해부터 크로스가 서비스 국가를 늘리고 있어요. 올해 아마 한 11개 국가 정도 운영하게 될 것 같고요.”

크로스의 초창기인 2019~2020년의 팀원들 모습. /크로스

3. 월별 리텐션률 99%과 앱평점 4.9... 돈 안쓰고 리텐션 높이는 방법 “고객이 불편 문의하기 전에 먼저 우리가 알아채고 전화합니다”

-하나씩 정리해 봅시다. 현재 비즈니스가 일어나고 있는 건 해외 송금 서비스죠? 해외 송금은 사실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지 않나요?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나요?

“크로스는 경쟁이랑은 조금 괴리가 있는 행보를 걸어왔습니다. 크로스가 마케팅 비용을 대대적으로 쓰지 않습니다. 크로스가 이 시장의 1등도 아닙니다. 해외 송금도 지금까진 줄곧 두 나라만 집중해 운영해 왔고, 마케팅비도 안 썼습니다. 하지만 4년 동안 고객 만족도랑 리텐션만 바라보고 비즈니스를 해왔습니다. 왜냐하면 해외 송금은 금융 서비스고, 기본은 고객의 신뢰가 가장 큰 키인 서비스입니다. 우리가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우리는 그 어떤 서비스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해외 송금에서 크로스는 리텐션이랑 고객 만족만 신경을 써왔고 일단 월별 리텐션율이 거의 99%가 넘어갑니다. 고객 만족도만큼은 항상 시장 1등이었습니다.”

-모든 스타트업들이 리텐션이 중요하다는 건 알아요. ‘고객 만족도 높여 고객을 획득해야 한다’고 쉽게들 말하지만 사실 쉽지 않잖아요. 현실은 돈을 태우면 고객이 앱에 들어오죠.

“경쟁사와 차별되는 대목은 일단은 돈을 안 쓰고 고객을 모으는 겁니다. 크로스는 항상 자체 콘텐츠를 생산해요. 사실 쉬운 방식인 매스 마케팅은 일단 예산을 때려 박잖아요. 크로스는 그런 노출 광고는 전혀 하지 않고요. 고객한테 필요한 정보를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든다거나 동영상을 만든다거나, 그리고 작년부터 크로스가 실행했던 건, 고객들이 좋아하시는 숏폼으로 넘어간다거나, 그런 식으로 계속 자체 콘텐츠 만드는 역량을 키워오고 있습니다. 외주 콘텐츠 제작은 없어요. 동영상까지 크로스 내부 팀에서 전부 제작해요. 그렇게 비용이 되게 효율적으로 고객을 많이 모아왔고요. 유입이 되는 고객한테는 중요한 게 리텐션입니다. 해외 송금에서 포인트는 속도랑 안정성입니다. 사실 금융에서 문제가 생기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일단 문제가 안 생기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사실 문제가 안 생길 수 없으니까, 고객이 문제가 생긴다고 할지라도 절대 불안감을 느끼게 하지 말자는 겁니다. 모든 서비스 구간마다 문제가 생겼을 때 고객이 인지하기 전에 크로스가 먼저 노티스를 드리고 해결 방안까지 팔로업을 해드립니다.

그렇게 지난 5년 동안 송금에서 사고가 발생한 건 단 한 건도 없었고요. 고객이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고 지금도 크로스가 항상 앱 평점이 4.9를 기록하고 있거든요. 문제가 생기면 다른 회사들은 고객이 ‘왜 내 돈이 안 들어갔지’하고 다음 날 전화하잖아요. 근데 고객센터가 전화를 안 받는다. 너무 불안하죠. 크로스는 문제 발생하기 이전에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인지하고 얼럿이 뜨고 고객한테 현 상태의 고지가 가고, 곧바로 크로스 운영팀에서 고객한테 전화가 들어갑니다.”

-’송금 안됐다’는 문의 전화가 오기 전에 먼저 전화해 ‘현재 이런 상태인데, 곧 해결할게요’라고 전화한다?

“고객이 인지하기 전에요.”

-시스템을 그렇게 세팅? 실제 예시로 설명해 주세요.

“크로스에서 태국 송금이 한 10초 정도 걸립니다. 10초 만에 가야 되는데 만약 타임라인을 넘어가면, 바로 크로스가 얼럿 모니터링에 들어가고요. 원인 분석이 들어갑니다. 5분이 넘어가는 순간, 자동으로 개발자까지 투입돼 원인 파악이 들어갑니다. 고객한테는 고지가 떠 있어요. 정상 기준에서 15분 지연이 됐을 때 고객한테 알려줘요.”

-현재 해외 송금은 2개국?

“이제는 한 9개국 정도 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국가는 아직 되게 초창기에요. 올해부터 국가 확장하고 있으니까.”

-해외 송금 서비스만 가지고 BEP는 간 건가요?

“크로스는 4년 연속 흑자입니다.”

-의아합니다. 어떻게 BEP가 나죠?

“송금 MAU는 사실 아직 10만 명도 안 되고요. 크로스가 MAU 기준으로, BEP를 넘은 게 8천 명부터입니다.”

-직원 월급이나 사무실 임대료 등 비용을 모두 내고도 돈이 남는다? 송금 고객 수가 8000명밖에 안 될 때부터?

“크로스는 마케팅 비용을 안 썼습니다. 스토리가 길어집니다. 2020년 말, 당시 직원이 한 20명이었습니다. 회사에 돈이 없어 망할 위기에 처했고 극단적인 구조조정까지 하고 있던 시절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때 저는 월급도 안 받고 있었습니다.”

-지금 성장 속도는 어떻습니까?

“성장 속도는 매년 한 80% 정도입니다. 2023년은 2022년 대비해서 120%였고요. 올해도 아마 100% 정도 될 것 같습니다.”

-해외송금에서 버는 돈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에 들어가겠다는 거죠? 온라인쇼핑은 당연히 아직 적자일 테고?

“온라인 쇼핑은 적자입니다. 아직 너무 초창기여서, 월에 한 몇천에서 1억 정도 적자예요.”

-여기서도 끝까지 마케팅비 쓸 생각이 없는 건가요?

“아닙니다. 비용 퍼센테이지로 쓰기는 쓸 겁니다. 크로스가 온라인쇼핑을 시도하는 건, 사실 그 커머스 서비스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이 모두 온라인 서비스를 하도록 하는 게 크로스 목표거든요.금융만은 사실 협소하잖아요. 먼저 해외 송금하는 외국인들한테 크로스에서는 쇼핑도 가능하다는 걸 알리고 싶은 겁니다. 커머스는 누구나 한 번쯤은 쉽게 써볼 수 있는 서비스니까. 이걸로 접근하는 겁니다. 커머스까지 성공하면 그 뒷단으로 하고 싶은 게 너무너무 많거든요.”

-확장성? 해외송금으로 외국인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고 그 고객에게 커머스를 제공하고, 그 이후엔 외국인이 한국에 살면서 필요한 모든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예. 제일 메인으로 가져가고 싶은 건, 주거입니다. 다음으로 법률, 의료입니다. 크로스가 직접 문제를 해결할 코어 서비스들입니다. 그 외에는 서브 프로덕트로, 지도나 길 찾기, 교통 이런 서비스들요. 크로스가 모든 걸 직접 기능 구축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한국에 이미 너무 좋은 서비스들이 있잖아요. 크로스가 기능을 제공받아서 이렇게 외국인들도 이용할 수 있게 해드리면 되지 않을까?”

고위드의 김항기 대표(위)와 크로스의 신원희 대표. /크로스
쫌아는기자들은 주3회 발송하는 유료레터입니다. 전체의 절반을 무료 구독자 분들께 공개합니다. 전문은 유료 구독자에게 공개합니다. 아래는 전문에 실린 부제와 질문, 사진, 그래픽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4. VC 투자 한번도 안 받고 매출 115억에 4년째 흑자

-말하자면 기본적인 관점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한국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 앱이 되겠다는 거네요. 돈이 필요하겠네요. 지금 투자 상황 어떻습니까?

-시리즈A는 얼마 정도 생각하나요?

-해외 송금에 이어, 커머스 분야도 흑자나는걸 증명하겠다는거죠?

-내년까지는 송금과 커머스 2개에 집중하고, 흑자 입증하곤 시리즈B때는 슈퍼앱으로 가기 위한 투자를 받는다는 플랜?

-흔한 질문. 시장이 너무 작지 않아요. 아무리 크게 잡아도 30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잖아요?

-외국인은 다 근로소득자니까, 근로 인구만 보면 비율이 꽤 높겠네요.

-버티컬 숫자도 많으니, 이론적으론 100만, 300만 대상이라도 규모를 키울 수 있겠네요.

-해외 진출도 보나요?

-독일과 같은 다른 나라들은 애시당초 외국인 근로자를 몇십 년 전부터 받아왔고 그때는 어차피 오프라인 시대였다. 동네 외국인 상점 인프라들이 아주 오랜 기간 커왔다. 천천히 진전돼 나름 밸런스를 맞췄다. 하지만 한국은 모바일로 급변할때 외국인 근로자 시대가 됐다. 한국에선 외국인 근로자의 인프라를 모바일로 제로부터 만들어야한다? 그게 페인포인트다?

-추후 목표는? 올해 매출 예상? 내년은?

-매출을 8배나 높이겠다?

-매출 8배면 영업이익은?

-목표한대로, 1600억 매출에 18% 영업이익율이면 유니콘을 노릴 수 있는 실적 아닌가요?


5. “나는 스타트업병에 걸렸던 서른살의 창업가였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에게 하는 조언

-4년 전인가, 망할 위기였었죠? 자본잠식.

-예전엔 그게 당연했던 시절이었죠.

-누적 투자금은 얼마인가요? 얼마를 몇년만에 다 쓰고 자본잠식 된거죠?

-시작할 때 납입자본금 25억? 큰 금액인데요?

-25억이라는 돈이 있었기 때문에 당시의 분위기에 따라서 25억을 2년 동안 다 썼네요. 언제 현타가 왔나요. 이러다가 망한다는.

-고위드 김항기 대표가 자본잠식인 크로스에게 한 조언? 구체적으로?

-스타트업병에 벗어나는 실행 방식은 뭐였나요?

-디스이즈마케팅과 김항기 대표의 행동강령?

-회사가 망한다는걸 직원에게 말하는 CEO, 참담하죠.

-2020년 12월에 확 모두 까고, 2021년 1월에 월 BEP 달성? 비현실적입니다.

-다른 이해 불가한 대목은 해외 송금 고객 8000명인데도 BEP가 가능하다는 대목입니다.

-마케팅 비용을 끄고 몇 가지 개선했다고 자본 잠식 회사가 바로 월간 bep를 맞출 수가 있나요. 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줘요.

-그러면 4천만 원 써서 몇 명을 획득하는 거예요?

-6천명이 앱을 다운로드하도록 만드는데 들어가는 돈이 4천만 원이었던 거네.

-예전에 다운로드했지만 실제로 앱 이용 안하는 고객을 다시 데리고 와야하는거죠.

-리텐션하려고 전화해 고객에게 물어보니, 실제론 잘 만든줄 알았던 앱이 빈틈 투성이었다?

-예전엔 대충 공부하고 시험만 보고, 성적표는 확인 안하면서 ‘나는 참 공부잘해’하다가 진짜 성적표를 보고 진짜 공부안하면 끝이란걸 깨닫는다? 그게 스타트업병을 깨는 방식일 수 있겠네요.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에게 조언해줘요. 스타트업병 극복하는 법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