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상공인 10명 중 5명이 “단체 예약 취소 등으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또 올해 이어져온 경제 위기 속에서 원가 절감과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절감해왔다고 답한 소상공인은 전체의 60.4%에 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0~12일 외식업과 숙박업 종사자 505명을 대상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피해 현황에 관한 긴급 실태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단체 예약을 취소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소상공인은 46.9%였다.
송년회 등 연말 단체 회식을 취소하거나, 여행객이 투숙을 취소하는 경우가 주를 이뤘다. 강원 속초의 숙박업자 A씨는 “계엄 사태 이후로 예약도 문의도 없다”며 “한 달 예약이 원래 60건이 넘었는데, 현재는 접수된 숙박 예약이 아예 없다”고 했다.
전북 무주에서 숙박업을 하는 B씨는 “평소 스키장 개장 전이면 숙소 예약도 마감되는 편이지만, 아직도 시즌권이 다 안 팔렸다고 들었다”며 “작년에는 12~1월 객실 예약이 전부 마감됐는데, 지금은 평일 객실 예약율이 50% 밖에 안 되고 계엄 사태 이후로 취소된 예약만 40건이 넘는다”고 했다.
응답자 10명 중 4명은 앞으로 1~2년 동안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지금과 같은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묻자 ‘1~2년간 지속’이 40.4%로 가장 높았다. ‘6개월 이내’ 응답이 30.1%, ‘2년 이상 장기화’가 17.8%, ‘올해까지만 지속’이 6.1%로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체 응답자의 60.4%는 원가 절감과 구조 조정으로 비용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프로모션 진행 등 홍보 강화’(11.3%), ‘경영자금 조달처 확대’(8.7%), ‘사업 다변화 모색’(3.2%) 등으로 위기를 타개하려는 이들도 있었다. 다만 개선할 노력이 없다는 응답도 전체의 16.4%에 달했다.
전체 소상공인 10명 중 8명은 작년보다 올해 경영 사정이 나쁘다고 답했다. 작년 대비 올해 경영 사정을 비교하는 질문에 ‘곤란하다’고 답한 응답은 83.6%에 달했다. 올해 경영 사정이 어려워진 이유(복수응답)로는 ‘매출액 감소’가 74.6%로 가장 많았고 ‘원재료비 상승’ 41.0%, ‘인건비 상승’ 40.8%, ‘고금리’ 34.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연말 특수를 고대하던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기대감까지 무너진 상황”이라며 “국회와 정부, 중소기업계가 머리를 맞대 내수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