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여의도 증권가는 10월 상장을 앞두고 있는 BTS(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의 ‘통큰 증여‘가 화제가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대 주주인 방시혁 대표는 지난달 3일 방탄소년단 멤버 7인에게 총 47만8695주를 골고루 증여했다. 1인당 6만8385주씩이다. 회사 측은 “아티스트와 장기적 협력 관계 강화 및 사기 고취를 목적으로 방탄소년단 7인에게 보통주를 균등 증여했다”고 설명했다.
10월 중 상장 예정인 빅히트는 공모가 희망 범위가 10만5000~13만5000원 수준이다. 최근 공모시장 분위기가 뜨겁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모가가 최상단인 13만5000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면 멤버 1인당 최소 주식 평가액은 92억3200만원이다.
세무 전문가들은 상장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의 거액 주식 증여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통상 상장 전엔 최대주주의 주식 이동 제한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서다. 방시혁 대표는 빅히트 지분 34.74%(상장 후)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렇다면 방탄 멤버 7인방이 내야할 증여세는 총 얼마나 될까? 주식 관련 증여세는 여러 세금 중에서 가장 잣대가 엄격하고 까다로운 유형 중 하나다. 증여세율은 최대 50%에 달하는데, 방탄 멤버들의 경우엔 공모가 희망가격 최상단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1인당 최소 40억원의 세금을 현금으로 내야 한다. 물론 빅히트 상장 이후 따상(공모가 더블 후 상한가)이라도 가게 되면 110억원 이상의 증여세 부담이 생긴다.
김예나 삼성증권 세무전문위원은 “빅히트는 아직까진 비상장 주식이어서 세법상 평가 방법이 따로 있지만, 상장이 가까운 시점이기 때문에 상장 후 주가를 시가로 보고 증여세를 계산해야 할 것”이라며 “증여전 6개월, 증여후3개월 이내 제3자간 시가로 볼 수 있는 거래가 있는 경우에도 시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증여 시점에서 장외시장 거래가가 확실히 있다면 그 가격 역시 시가로 본다고 한다. 현재 빅히트는 장외 시장에서 거의 거래가 되지 않은 채 매수 호가만 있을 뿐인데 호가가 최고 25만원에 달한다.
또다른 세무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코앞에 두고 몸값이 최고조로 올랐을 때보다는 미리 증여했다면 절세할 수 있었겠지만 (방 대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면서 “방 대표의 그릇을 생각해보면, 멤버들의 증여세 부담까지 전부 고려해 시기를 정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