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청약 증거금(59조원)으로 화제를 모은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첫 날 무난하게 ‘따상’(상장 첫 거래 가격이 공모가 2배, 이후 상한가 직행)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상장 기대감 효과’에 힘입어 주가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6만2400원에 마감했다. 개장과 동시에 공모가(2만4000원)의 2배인 4만8000원으로 시초가가 형성되더니 2분 만에 상승 제한폭(30%)인 6만2400원까지 올랐다.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4조5680억원에 달해 하루 만에 코스닥 시총 5위 자리에 올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은 이날 주가 기준으로 48배 정도다. 우리니라 게임 업체들 평균이 20배 초반인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고평가된 것이다.
미국과 중국 게임 기업들의 PER도 평균 20배 후반에 불과하다. 이를 감안해 증권가에서는 적정 주가로 4만원 안팎을 제시하고 있으나 당분간은 고평가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직후에는 향후 사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극도로 커지기 때문에 PER이 무시된다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 김창권 연구원은 “다른 게임 업체인 넷마블과 펄어비스도 상장 초반에는 PER이 각각 80배, 200배까지 오른 바 있다”고 했다.
DB금융투자 황현준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언택트 및 성장성에 대한 프리미엄을 적용받고 있는 카카오의 자회사 1호 상장이고, 기대 신작 게임의 출시가 임박했다는 점, 그리고 최근 공모주 과열 양상 등을 고려하면 주가는 본질적 가치 대비 상회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했다.
한편 카카오게임즈 임직원은 이날 주가 급등으로 ‘돈 방석’에 앉게 됐다. 공모가로 주식 152만2088주를 배정받은 우리사주 조합원들은 1인당 평균 4000만~5000만원 가량을,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 있는 직원들은 1인당 평균 5억3000만원 가량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남재관 전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관리자(CFO)와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는 스톡옵션을 통해 각각 70억원대 평가 차익을 얻었다.
남궁훈 각자대표가 보유한 241만2500주의 평가액은 이날 1505억원으로 치솟았으며,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56만6824주 보유)의 평가가치도 354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