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민주라는 카카오게임즈 사고 싶었는데, 개장하자마자 문닫아 살 수 조차 없네요.”

10일 카카오게임즈가 상장하자마자 상한가로 직행해 6만2400원에 마감한 가운데, 이날 거래된 50만주 중 80% 가까이 사모은 교보증권 왕개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총 4조6000억원대인 카카오게임즈는 하루 종일 ‘팔자세’가 전무해 매물 품귀 현상을 겪었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교보증권 창구를 통해 왕개미가 총 38만6000주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증권 거래 물량은 1만~6만주 정도인 한국증권, 메리츠, 케이프, 신한투자 등 다른 증권사 매수 창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개인정보와 관련되어 있어 구체적으로 누가 주문을 넣었는지 알 순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코스닥 상장 첫날인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모니터에 주가 그래프가 표시되고 있다. 장 시작과 함께 더블 상한가(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은 4조5680억원으로 불어나 단숨에 코스닥 시총 순위 5위로 뛰어올랐다.

통상 공모주는 상장일에 상한가로 직행하면, 누가 가장 빠르게 주문을 넣었는지에 따라 체결 여부가 좌우된다. 즉 상장일 호가가 상한가일 경우엔 가장 먼저 접수된 호가부터 주문이 선착순으로 체결되는 것이다. 광클(미치도록 빨리 클릭)로 다른 투자자보다 0.0001초라도 더 빨리 주문을 넣었다면 매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광탈(빠르게 탈락)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류의 매수 주문은 사람이 했다기 보다는 컴퓨터가 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증권사마다 사용하는 자체 전산망에 시간차가 있는데, 교보증권이 제법 빠르다는 얘기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카카오게임즈는 총 312억원 어치의 주식만 거래됐는데, 투자 주체별로 보면 개인은 196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과 외국인은 매수 자체가 아예 0원이고 하루 종일 팔기만 했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기관들의 경우 72.57%여서 당분간 나올 물량은 많지 않다.

다만 6개월 확약이 절반에 달했던 SK바이오팜과 달리, 카카오게임즈는 1~3개월 확약이 전체의 60%에 달해 비교적 짧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코스닥벤처펀드 물량은 3개월, 공모주펀드 물량은 1개월 의무보유 확약을 걸었는데, 풀리는 날에 전량 매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관과 외국인은 사지 않고 오로지 개인만 산 것은 수급적으로는 안정적이라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