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행사하는 금리인하 요구권의 수용률은 은행마다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금리인하 요구 수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농협은행(96.8%)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94.7%, 86.5%로 높았다. 반면 우리은행은 66.3%, 국민은행은 49.2%에 불과했다. 지방은행들도 격차가 컸다. 제주은행은 99.3%로 수용률이 가장 높았지만, 부산은행은 25.8%에 그쳤다.

금리인하 요구권은 대출 후 취업이나 이직, 승진 등으로 소득·재산이 늘거나 신용등급이 올라갔을 때 고객이 금융사에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금융당국의 행정지도를 통해 2002년부터 금융사들이 자율적으로 시행하다 작년 6월 법제화됐다

은행마다 대출금리 요구권 수용률이 차이가 큰 것은 접수 건수로 보는 기준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담만 들어와도 접수 건수로 잡는 은행이 있는 반면 어느 정도 상담을 거쳐 수용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접수 건수로 잡는 은행이 있다”며 “접수 건수가 상대적으로 적으면 수용률이 높게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즉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이 법에 명시돼 있지 않아 은행별로 차이가 큰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 기준 등을 점검해 개선사항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