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으론 수도권에서 아파트 전세 구하기도 어려운데 대주주라니!”
‘가족 합산 3억 대주주’ 이슈로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가족 합산으로 종목당 3억원의 주식을 보유하면 대주주가 되고 차익에 대해 세금(최대 33%)까지 내야 하는 것은 '현대판 연좌제’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2일 마감된 ‘대주주 양도소득세는 이제는 폐기되어야 할 악법입니다’라는 청원에도 총 21만6844명이 참여해 청와대 답변 기준(2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개인들은 대주주 산정시 가족 기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주식 보유자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직계존비속(부모, 조부모, 자녀) 등이 갖고 있는 주식을 모두 합쳐서 계산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매서워진 여론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문 정부 출범 이후 강조해 왔던 ‘소득재분배, 과세형평’을 골자로 하는 조세 정책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3억원 대주주 기준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기재부가 처음 내놓은 상징적인 세제 정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일부 유튜버들은 “3억원 대주주 기준은 박근혜 정권의 로드맵”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
물론 박 정권이 대주주에 대한 주식 양도차익 과세 강화를 가장 먼저 들고 나왔고 이런 방향성을 강조하긴 했다. 하지만 2013년 초만 해도 주식 대주주 기준은 100억원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7년 전만 해도 한국 증시에서 대주주 기준은 100억원이었고 그런 방향으로 세제 정책이 바뀌어져 왔다"면서 "그런데 박 정권 로드맵에서 10억원까지였던 대주주 기준이 문 정부 출범 이후 3억원으로 슬그머니 바뀌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대주주 기준 강화에 대해 “현행 10억원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라”, “한국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주식 3억원 보유로 대주주가 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등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주주 기준을 3억원까지 확대하는 건 2017년 세법 개정 당시 예고했던 내용이므로 이를 뒤집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기재부가 한국 증시 상황을 잘 모른 채 탁상행정으로 기준을 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현 정부 금융 세제 정책의 ‘키맨’이라고 할 수 있는 임재현 세제실장의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임 세제실장은 지난 2월 말 공직자 재산공개 기준으로 셀트리온 주식 800주를 보유하고 있는 큰손이다. 아내도 셀트리온 주식을 241주 보유하고 있으니 지금까지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면 주식 가치가 2억7000만원에 육박한다.